•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제주일보) “예술의 완충지대, 기획자로 우뚝 서고 싶다”

제주 청년 예술가 내일을 얘기하다(3)

임예빈 기획자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예술이라고 하면 창작자만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난 창작가가 아닌데, 기획자로 새로운 예술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3년 차 홍보기획자로 도내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 홍보를 도맡아 하고 있는 임예빈 작가(28,(주)하쿠다)를 최근 만났다.

임 작가는 홍보기획자의 역할에 대해 “작가의 세계를 대중적으로 완화하는 역할. 즉 작가와 대중의 매개 역할”이라며 “클라이언트가 하고픈 말을 하느냐와 대중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임 작가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제주의 홍보대행사에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예술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진입 장벽이 높았다는 것.

임 작가는 “압박감을 느끼던 순간 ‘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주의 곳곳을 들여다보고 신선한 자극을 접하며 ‘공과 사’, ‘온 앤 오프’와 같이 삶의 틈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한 청년예술활동 처음발표 지원사업 기획부문에 선정되며 ‘유기적 틈’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기적 틈’전에서는 설치미술 작가와 작곡가가 참여한 혼합 장르 예술을 선보였다.

무대는 작은 돌창고가 있는 감귤과수원이었다. 1악장은 비우는 곳으로 작곡가가 아래와 위 음역대를 분리해 ‘공’이라는 틈을 만들고, 2악장은 존재, 즉 만들어진 공간에 대중이 들어가 음악을 듣는 체험형 공간, 3악장은 공존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함께 존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 작가는 이 과정에서 “설치미술 작가와 작곡가, 영상감독, 편집과 촬영, 피아니스트 등 많은 작가와의 협업으로 마련됐지만, 기획자로서 참여 작가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기획자가 기획전을 한다는 것은 많은 분야를 아우르는 작업으로, 이미 기획은 예술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예술 분야의 생태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작가는 앞으로의 작품활동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만큼 장르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기획전을 하고 싶다”며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을 만나며 어떤 전시, 공연이든 믿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획자로 우뚝 서고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