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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에서 22년 만에 만나는 한국어 ‘오페라의 유령’ [종합]

드림씨어터에서 30일 막 올려
초연 오리지널 무대 그대로
‘1톤 샹들리에’ 등 명장면 재현

조승우·김주택·전동석 출연
‘3인3색 유령’ 연기에 기대감

 

세기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불세출 명곡이 선사하는 가면 속의 러브 스토리 ‘오페라의 유령’이 부산을 찾아온다. 지난 토요일로 서울 연습을 마무리하고 8일부터 부산에서 의상, 분장, 세트를 추가해 무대 연습을 이어 간다.

2009년 이후 13년 만에 한국어로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해 부산(3.30~6.18)과 서울(7.14~11.17)로 연결되는 장기 공연을 하게 된다. 그것도 초연 오리지널 무대 세트 디자인과 스케일 그대로 제작되는 이번 공연은 객석 위로 곤두박질치는 1톤의 샹들리에와 가면무도회, 7층 높이의 웅장한 파리 오페라하우스, 자욱한 안개가 솟아오르는 촛불과 함께 유령이 숨어 사는 신비한 지하 호수와 나룻배에 이르는 명장면을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작품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 (The music of the night), 바람은 그것뿐(All I ask of you) 같은 뮤지컬 넘버도 관객들을 신비한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21년간 단 두 차례 성사된 한국어 공연 희소성

 

‘오페라 유령’이 한국에서 공연된 것은 이번 공연을 포함해 총 다섯 차례다. 한국어 공연은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이후 3번째이다. 부산에선 22년 만의 한국어 초연이다. 사실 한국어 프로덕션은 언제 공연될지 모르는 ‘환영(幻影)’과도 같았다. 공연 자체가 성사되기 쉽지 않은 데다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 시장 규모나 오리지널과 동일한 최상의 프로덕션 퀄리티가 유지되는 게 쉽지 않아서다.

돌이켜보면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 뮤지컬 시장의 저변을 확대한 상징적 작품이었다. 2001년 초연 당시 24만 명, 2009년 33만 명을 동원한 데 이어 2012년 25주년 내한 공연으로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월드투어 당시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된 투어였다.

 

치열한 캐스팅으로 탄생한 42명의 새 주인공

 

‘오페라의 유령’은 배우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통했다. 배우 선발 과정부터 오리지널 크리에이터가 직접 참여했는가 하면, 캐스팅 과정이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프로덕션을 비롯해 한국 초연부터 전 시즌을 이끌어 온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은 6일 서울에서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캐릭터에 적합한 뛰어난 재능의 배우들을 찾아내는 데 성공, 역대 가장 강력한 캐스팅 라인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캐릭터의 복합적인 내면과 갈등에 대해 정서적인 깊은 이해와 교감을 가진 한국 배우들의 특별함을 칭찬했다.

기대를 모은 ‘오페라의 유령’ 역은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등 4명의 배우가 맡는다. 부산 공연에선 최재림을 제외한 3명을 만날 수 있다. ‘크리스틴’ 역은 손지수·송은혜를 발탁했다. 유령과 대립하는 ‘라울’ 역은 송원근·황건하가 맡는다. 이 밖에 ‘무슈 앙드레’ 윤영석, ‘무슈 피르맹’ 이상준, ‘마담 지리’ 김아선 배우 등이 원 캐스트로 합류한다. 27명의 앙상블, 댄서, 스윙 배우들까지 총 42명이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막바지 연습 중이다.

 

무대 예술 경지·한국어 가사 일부 수정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경이로운 무대는 또 다른 화젯거리다. 40피트 컨테이너 2대 분량의 거대한 세트는 상상력의 결정체라고 할 정도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화려한 프로시니엄 무대와 계단, 위압적인 샹들리에의 추락, 천장에 드리워진 2230미터에 달하는 드레이프, 유령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가 등장하는 지하 호수 장면 등은 절대 잊기 어려운 감동의 장면이 될 것이다.

 

이번 공연 제작을 맡은 에스앤코 대표 신동원 프로듀서는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재현하는 과정이 필요해 1986년 런던 초연 당시 마리아 비욘슨의 디자인으로 제작된 무대 세트, 소품, 의상은 똑같이 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징적인 장면인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관객석을 향해 나선을 그리며 빠르게 낙하하는 연출은 그대로 펼쳐질 예정이다. 유령의 마스크는 처음으로 3D 기술을 도입해 각 배우 얼굴 윤곽에 맞춰 제작했다.

대본 역시 새로운 관객들의 눈높이 맞춰 시의성을 갖춘 문장들로 수정됐다. 그래야 20% 미만이지만 신 프로듀서는 “2001년과 2009년 당시엔 우리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못했지만, 이번엔 한국 배우 특성에 맞게 한국 정서를 훨씬 더 반영해서 노래하기 편하게, 연기하기 편하게 가사를 변형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공연으로 부산 100회 시도 주목

 

‘부산 공연 100회’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서울 공연은 부산 공연이 끝난 후 진행된다. 신 프로듀서는 “부산 공연을 장기로 기획한 데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면서 “복잡한 무대 시설을 커버할 드림씨어터라는 공연장이 부산에 생긴 덕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오페라의 유령’이기에 시도해 보는 것이 ‘부산 100회 공연’”이라면서 “부산이 남부 지역을 책임지는 마켓이라 보고 도전하지만 부담감과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오페라 유령’이 공연됨으로써 스태프까지 200여 명이 부산에 상주하게 된다. 연습 기간까지 치면 6개월에 이른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도 서울 못지않은 뮤지컬 시장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도 빈말이 아닌 듯하다.

다만, 관객 입장에선 관람료 부담이 만만찮다. 본 공연 기준으로 VIP석 19만 원, R석 16만 원, S석 13만 원, A석 9만 원, B석 7만 원이다.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프리뷰 공연과 BC카드 결제 시 할인된다. 현재 5월 7일까지 2차 티켓이 오픈된 가운데 조승우가 출연하는 공연은 대부분 매진이다. 공식 예매처는 드림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11번가, 매표소, 페이북 등이다. 공연 문의 드림씨어터, 클립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