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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김동연의 경기도 D+365·(1)] 측근인사 배제·공직 틀깨기… '정치인'과 달랐던 정치

'유쾌한 반란' 이뤄냈나

지난해 6월 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날을 꼬박 새우며 이어진 사상 유례없는 접전 끝에 민선 8기 도지사직을 차지했다. 상대 후보와의 격차는 불과 '0.15%p'. 역대 광역단체장 선거 중 최소 격차다.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둔 김 지사는 당선 직후 이렇게 말했다.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변화를 바라는 도민, 국민의 열망이 함께 어우러져 승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약속했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오로지 '경기도민'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오는 7월 1일 김 지사는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여야 동수의 경기도의회, 수도권 유일 야당 도지사 등 순탄치 않은 길 속에서도 김 지사는 '소통'과 '진정성'을 중점에 두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지만, 여러 갈등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경인일보는 민선 8기 김동연의 경기도 1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소위 '엘리트 계층'인 이들에게서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김동연 지사는 다르다. 진정성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흙수저 출신인 김 지사는 피나는 노력 끝에 대한민국 최고 경제관료까지 올랐고 '정치 개혁'을 내걸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이력만 보면 전형적인 엘리트에 속하지만, 정치인으로 나선 이후의 행보는 기존 정치권 인사들과는 사뭇 달랐다.


엘리트 출신에도 '정치개혁' 기치
선거중 만난 '약자' 당선후 방문
약속 지키며 '진정성' 강점 부각


경기도지사 선거 운동 때도 수천 수만명을 만날 수 있는 도심 대신, '보수 텃밭'으로 경기도 끝자락에 있는 연천군을 먼저 찾는 등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선거 운동이 끝나갈 무렵에는 직접 기자회견을 요청하며 "석과불식, 종자될 곡식은 남겨 달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변화에 '씨앗'이 되겠다고 진정성을 호소했다. 경기도지사가 된 이후에도 선거운동 중 만났던 중소기업·청년·발달장애인 가족 등을 다시 찾아가며, 선거가 끝나면 돌아섰던 사람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진정성을 내세운 김 지사가 취임하며 경기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경기도만의 '유쾌한 반란'이 시작된 것. 그 출발은 민선 경기도정 최초 도지사 비서실장 내부공모였다. 도지사 비서실장은 도지사와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해야 하는 만큼, 통상 선거캠프에서 함께 한 측근 인사가 맡았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러한 기존 관례를 깨고 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비서실장을 선발했다. 일각에서 지명설·내정설 등이 나오자, 직접 도청 인트라넷에 친필 편지를 써 진정성과 투명한 인사 원칙을 역설하기도 했다.


비서실장, 캠프 아닌 도청내 공모
실국장·기관장 새벽까지 워크숍
도정 쓴소리 '레드팀'은 의견분분


이처럼 김 지사는 지난 1년간 공직사회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김 지사는 노타이에 백팩을 멘 소탈한 모습으로 첫 출근길에 올랐고 곧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로 이동해 호우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도민 안전'이 우선이라며 당초 계획된 '맞손 신고식'은 연기했다. '비상경제 대응 종합계획'을 1호 결재로 진행한 이후에는 도청 직원들을 만나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민선 7기 확대간부회의로 이뤄지던 회의를 '도정 열린회의'로 명칭을 바꾸며 보고서 대신, '토론'하는 회의를 주문했다.

 

 

김 지사가 "도정을 뒤집는 시도 중 하나"라며 추진한 '레드팀(Red Team)'도 주목받았다. 레드팀은 총 12명 내외 비상설 조직으로 3개월 단위로 연간 4개 팀이 구성되는 방식이다. 5급 이하 다양한 직급의 내부 직원이 모여 도정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취지다.

하지만 레드팀은 통상 일반 사기업에서 주로 도입해 조직의 안정성을 중시하고 위계질서가 강한 공직사회에 적용이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컸고 현재까지도 이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공직사회 '틀 깨기'를 목표로 실국장·공공기관장, 과장급, 팀장급 워크숍이 연이어 개최됐다. 해당 직급들이 다 같이 모여 정책을 논의하며 기득권, 세계관, 공직사회 관성을 깨겠다고 한 것인데 실국장·공공기관장 워크숍은 지난 1월 6일 오후 3시에 시작해 그 다음날 새벽까지 마라톤으로 이어졌다.

또 '경기도를 바꾸는 시간(경바시)'을 추진하며 앞으로 경기도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시즌 1에는 미래 신성장 산업을 주제로 관련 전문가들이 공직자와 지식,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그간 자신이 강조해온 '유쾌한 반란'을 경기도정에 반영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