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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먹고 마시는 데 돈 펑펑… 국제관광포럼 초호화 잔치

8월 개최 국제행사 외국인은 5명
사실상 내국인 잔치 참석도 저조
175명 규모에 예산 2억 원 퍼부어
오찬 등 식비로만 2708만 원 지출
유사 규모 행사 15%만으로 치러

 

지역 관광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부산시의 ‘국제관광도시 육성사업’(부산일보 지난 5일 자 1·4면 보도)과 관련해 마련된 국제회의도 사실상 내국인만의 2억 원짜리 ‘초호화 잔치’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 운영하는 다른 포럼과 비교해도 ‘혈세 낭비’가 명확해 사업 전반에 대한 집중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2023 국제관광도시포럼’이 지난 8월 25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였다. 시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 중인 ‘국제관광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이었다. 시와 문체부가 주최하고, 부산관광마이스진흥회 주관으로 부산관광공사 등이 협업했다. 포럼 행사에는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매년 2억 원씩 총예산 6억 원이 투입된다.

 

사업계획서에는 포럼의 목적이 '국내외 기관과 단체의 정기적인 소통 체계 마련으로 급변하는 국제관광도시 육성 정책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명시됐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케이(K)푸드 미식관광 활성화와 국제관광도시 부산 경쟁력 강화’로 '국제행사 전문 용역업체(PCO)를 통해 행사를 운영하겠다'며 이 포럼이 국제회의라는 걸 강조했다.

 

그러나 4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목표 인원 200명에 못 미친 175명이 참석했고, 외국인은 이 중 2.8%인 5명에 불과했다. 참가 외국인 중 2명은 기조연설자와 패널, 나머지 세 명은 일반인으로 확인됐다.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국제회의 조건이 ‘회의 참가자 100명 이상에 그중 외국인이 50명 이상’으로 규정됐다.

 

예산 사용 명세를 살펴보면 식비와 숙박비에만 총 3298만 원을 썼다. 구체적으로는 오찬과 다과, 리셉션 등 먹는 데에만 총 2708만 원을 사용했다. 오찬에는 140명이 참석했다. 그중 135명은 1인당 15만 원인 코스 요리를, 나머지 5명은 1인당 9만 6000원인 호텔 뷔페를 이용했다. 포럼 전날에 이뤄진 리셉션에는 50명이 참석해 총 375만 원을 썼다. 또 커피 한 잔에 1만 7400원씩 총 150명이 261만 원을 썼다. 나머지 예산은 행사 대행업체 용역비, 연사 초청 등 인건비, 회의장 임차료 등에 사용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관광 전문가는 “국제관광도시 사업의 방향이나 계획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어 '수박 겉핥기식' 회의였다”며 “그런데도 부산관광공사의 한 발표자가 ‘예산이 많아 이런 좋은 곳에서 발표하니 발표할 맛이 난다’고 말할 때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 회의라는 점은 다른 비슷한 규모의 회의와 비교해도 확연히 드러난다. 부산 최대 현안인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지난달 15일 열린 포럼의 예산은 국제관광도시포럼 예산의 15%에 불과한 시비 3000만 원이었다. 시와 (사)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등이 공동 주최·주관한 이번 ‘제2회 부산엑스포 포럼’의 3개 세션에는 130명 이상 참석했다.

 

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문체부 공모 사업으로 ‘국제관광도시 육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예산 1391억 원이 투입되지만 전체 사업이 69개에 달하는 데다 정작 지역 관광업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백화점식 정책 나열’에 그친다는 비판이 높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국제관광도시 사업은 까도 까도 문제가 계속 나오는 양파 같은 사업이다.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내년 국제관광도시포럼을 전면 재구조화해 알찬 회의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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