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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1만여평 땅을 15원에 건네준 최규하 전 대통령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강원도 위해 원주 반곡동 가문 땅 희사
종축장 부지로 활용…역할 종료 후 아파트·골프장 등 들어서
강원오페라하우스 건립 추진…"최 전 대통령 선양 확대해야"

원주시내 최대 알토란 지역으로 꼽히는 강원특별자치도 옛 종축장 부지 일부가 故(고) 최규하(1919~2006년) 전 대통령이 강원도에 희사한 땅으로 확인됐다.

최 전 대통령는 "강원도의 축산업 발전을 위해 종축장이 필요하다"는 당시 함종한 강원도지사의 요청에 1만여평에 달하는 집안의 선영을 단돈 15원에 강원도에 매각, 사실상 희사(喜捨)했다. 최 전대통령이 15원에 매각한 반곡동 부지의 현재 공시지가는 1㎡ 당 281만6,000원으로, 공시지가로만 총 972억원에 달한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강원도는 1970년대 원주 반곡동 일원에 23만여㎡ 규모의 대단위 종축장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최 전 대통령이 소유했던 부지(3만4,522㎡)를 매입했다.

함 전 지사는 "정부가 축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일념으로 강원도에 종축장 건립을 추진했고,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당시 외무부 장관이었던 최 전 대통령에게 땅을 매각할 것을 요청했다"며 "최 전 대통령이 받은 땅값은 15원 정도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본보가 입수한 해당 부지의 임야대장에는 소유주가 '崔圭夏(최규하)'로 돼 있다 1972년 '江原道(강원도)'로 소유권이 이전된 내용이 담겨 있다.

함 전 지사는 "최 전 대통령의 반곡동 부지는 집안의 선영으로, 종축장에 땅을 내 준 뒤 선영을 신림면으로 옮겼지만 중앙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호저면으로 다시 옮길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며 "강원도가 먹고 살자고 요청한 것에 흔쾌히 선영 부지를 내어준 것 자체가 고향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최 전 대통령이 희사한 땅을 포함했던 옛 종축장 부지에는 강원남부권 주민들을 위한 오페라하우스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관람객 1,250만명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는 최 전 대통령을 군부에 굴복한 위정자가 아닌 당시 시대의 아픔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애쓴 비운의 대통령으로 담고 있다. 최 전 대통령은 '12·12 군사 반란'의 주역인 쿠데타 세력이 내민 계엄사령관 체포 문건에 서명하지 않다가 쿠데타 다음날인 12월13일 서명을 하며 ‘12·13 05:10AM’이라는 날짜와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훗날 12·12 군사 반란 재판에서 하나회 일원들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었던 증거가 되기도 했다.

박순조 (재)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고향인 강원도 발전을 위해 토지를 기꺼이 내어준 최 전 대통령의 향토애를 기억해야 한다"며 "향후 최 전 대통령의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세미나 등 선양사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