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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의료대란’ 2차 병원 병목현상 시작

의료진 부족한 대학병원들
경증환자 2차 병원으로 이동
장기화 땐 수용 불가 우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광주·전남 전공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지 이틀째인 21일, 광주·전남지역 2차 병원들의 병목현상이 시작됐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탓에 의료진이 부족한 3차 병원들이 경증환자 대부분을 2차 병원으로 이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차 병원들은 단기간은 버틸 수 있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밀려드는 환자를 수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광주·전남 2차 병원 쏠림 우려 = 광주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전공의들이 이틀 연속 무단결근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2차 병원으로 환자들이 쏠리고 있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에는 2차 의료기관으로 지역응급의료센터 4곳(서광병원, 광주기독병원, 광주 첨단종합병원, KS병원)과 지역응급의료기관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수련병원이자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필수 인력인 전공의들이 대다수가 병원을 떠나자 입원환자 줄이기에 나섰다.

중환자실·응급실·외래 진료는 정상 운영 중이지만 일반병실은 전공의 의존도가 높아 운영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반병실 가동률을 50%대로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하루종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앞에는 타 병원으로 전원을 가는 환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뒤 상급병원에서 진료 받지 못하거나 입원하지 못한 환자들이 찾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2차 병원들의 이야기다. 이미 일부 2차 병원에서는 입원실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첨단병원 관계자는 “24실의 중환자실도 가득 차 있고, 평소에도 기본 환자들이 많은데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해 온 환자들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대란이 장기화된다면 중형병원에서도 환자들을 소화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의 한 2차병원은 이날 평소보다 10배 많은 환자를 받았다.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넘어온 환자들로 주차장이 부족해 병원 앞으로 수십대의 차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수요일과 목요일은 원래 환자가 많이 없어 오전 손님이 3~4명에 그치는데, 오늘은 수십명의 환자들이 찾아와 진료 여부를 물었다”며 “우리 병원은 심혈관 질환을 주로 다루는데, 1분 1초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몰려 응급 수술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 돌볼 환자 없다…간병인 일자리 잃어 =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입원환자를 줄이면서 돌봄이 필요한 고령환자들을 요양병원으로 보내면서 간병인들도 일자리를 잃고 있다.

40여명의 간병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광주지역 한 간병인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간병 문의가 한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간병인들이 내는 수수료가 줄어 협회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소속된 간병인들이 ‘의료대란 이후로 매일 전화와서 왜 간병환자와 매칭을 해주지 않느냐고’ 묻지만 입원 환자가 없으니 일자리 연결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면허세와 가게세 등 나가야 할 돈은 많은데 의료파업 이후 수입이 뚝 끊겨버려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이 고령의 환자를 간병인이 필요없는 요양병원으로 보내고 있어, 협회 차원에서는 하루 7000원 수수료도 받지 못해 파리만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100여명이 소속된 다른 간병인 협회도 “하루 7건씩 꾸준히 들어오던 간병인 측 수요가 아예 사라져 0건이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 의료파업 때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장기화될까 두렵다”고 했다.

전남대병원 로비에서 만난 60대 여성 간병인은 “평소보다 입원 병상도 많이 비었고 새로운 환자도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환자가 안 들어오면 간병인들은 곤란하다. 환자가 없으면 간병인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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