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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수익만 좇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뒷전 밀린' 축구발전

내달 국제양궁대회 대관으로 시끌
진흥사업보다 다른 이벤트에 집중
작년 축구대회 2개뿐… 비중 낮아
콘서트 때마다 천연잔디도 악영향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운영하는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이 오는 6월 열리는 국제양궁대회에 경기장을 대관해 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재단 등에 따르면 다음 달 3~8일까지 열리는 '수원 2024 아시아컵 3차 국제양궁대회'의 장소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을 빌려줬다. 아시아양궁연맹(WAA)이 주최하고 수원시와 수원시양궁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는 18개국 1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하지만 재단은 설립 목적인 축구 발전을 위한 진흥사업보다 매년 경기장 대관을 다른 이벤트로 수익을 내고 있어 지역 축구계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재단 정관 제3조에는 '법인(재단)은 지역 및 국내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체육·문화시설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지방체육진흥과 도민화합을 도모하며, 나아가 세계축구 발전과 인류평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그럼에도 재단은 이번 양궁대회처럼 매년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대관해주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재단이 발표한 2023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경기장 시설물 대관으로 낸 수익은 19억3천여만원에 달한다.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10억3천만여원), 2023 워터밤 페스티벌(2억3천만여원), IBK기업은행 입크 페스티벌(1억4천만여원) 등이 대표적이다.

대관을 통한 수익 추구는 가능한 영역이지만, 문제는 설립 취지인 축구발전을 위한 사업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재단은 지난해 축구 관련 사업으로 빅버드 페스티벌, 골키퍼 클리닉 등 5개 사업만 시행했다. 이 중 지역 유소년 축구단과 축구동호회의 실력 향상 및 발전을 위한 축구대회는 빅버드 축구페스티벌과 사무총장배 축구대회 2개에 그친다.

경기장 대관 때마다 천연잔디 상태가 나빠진 것도 문제다. 실제 지난해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영향으로 해당 구장을 훈련장으로 사용하던 수원FC는 원정 훈련을 했다. 흠뻑쇼처럼 강한 물줄기를 맞으며 하루 2만5천여명씩, 5만여명을 수용하는 행사가 진행되면 잔디도 양생기간이 필요해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최고의 시설을 갖춘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관내 축구 발전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며 "축구 관련 국내외 대회 개최와 유망주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현재 축구 발전 사업을 위한 축구대회뿐만 아니라 8월부터 잔디 교체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양궁대회를 대관해줬다"며 "장기적으로 정관에 부합하도록 축구 발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