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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마산 신축 아파트 덮친 혹파리떼… 목재가구 탓?

600여 세대 중 190여 세대 피해 신고
계속되는 소독작업에도 효과 미미
“헌집보다 못한 일상” 가구 교체 촉구
시공사 “방역에만 집중”… 갈등 예상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신축 아파트의 목재가구에서 혹파리가 대거 출몰해 입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입주한 600여 세대 중 혹파리 관련 신고를 한 곳은 190여 세대. 피해 입주민들은 가구 교체를 촉구하고 있지만 시공사는 방역 외에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아파트 입주자 A(50대)씨의 집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입주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각종 생활용품은 꽁꽁 묶인 비닐 안에 보관돼 있고 곳곳에 소독용품이 놓여 있었다. 이유는 갑자기 출몰한 혹파리떼 때문. 4주 전 주방에서 처음 목격된 작은 벌레는 며칠 뒤 수십, 수백 마리로 늘어났다. A씨는 계속해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며 한탄했다.

벌레는 시공사가 제공한 목재가구들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다수 세대의 싱크대 하부장, 아일랜드장, 신발장, 화장대 내부 등에서 성충·애벌레의 사체, 알, 탈피 흔적 등이 발견되고 있다. 이날도 가구 내부마다 수십 개의 혹파리 사체를 볼 수 있었다.

해당 벌레의 학명은 ‘나무곰팡이혹파리’. 날씨가 따뜻해지는 5~7월 알에서 나오며, 애벌레 상태에서 노란곰팡이 등을 먹고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래종이며 크기는 2~4㎜ 내외에 불과하다. 다만 어떤 경로로 목재가구 안에 유입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혹파리는 해당 아파트에서 지난 4월 말부터 발견됐다. 이후 기온이 올라갈수록 개체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 A씨는 “매일 출근 전, 퇴근 후 총 2시간씩 소독하고 벌레를 치우고 있다”며 “벌레들이 어디에 알을 품을지도 모르고 소독도 해야 하기에 짐도 풀지 못한다. 새집에 왔는데 오히려 헌 집보다 못한 일상을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입주민 B(30대)씨 부부는 아이가 가장 큰 걱정이다. 혹파리는 물론 소독약품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해서다. 젊은 부부는 혹파리 때문에 집들이조차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혹파리떼 발생으로 초소형 카메라를 구매해 스스로 진상 파악에 나서는 입주민도 있었다.

혹파리 피해는 지난 2022년 창원 성산구의 한 신축 아파트 일부 단지에서도 발생했다. 2022년 창원과 2024년 마산의 두 아파트는 시공사가 같다. 해당 시공사는 2022년 신축 아파트 혹파리 발생 건에 대해서는 일부 가구 교체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피해 입주민 또한 시공사에 가구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 C(40대)씨는 “교체한 가구에서는 혹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C씨는 “집안 전체로 보면 하루에도 수백 마리씩 벌레 사체가 발견되고 있지만 다른 하자 문제로 교체했던 싱크대 상부장에서는 벌레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D(40대)씨는 시공사 측의 조속한 대처를 촉구했다. 그는 “2022년 성산구 신축 아파트는 피해 세대가 적었다면 지금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어 피해가 크다”며 “입주민들도 조직적으로 대응할 계획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입주민들은 개별적으로 시청과 국토부 등에 민원을 접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가구 교체를 촉구하는 단체행동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가구 교체는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당장은 방역 서비스 제공에만 힘쓰겠다고 했다. 시공사 측은 “혹파리 유입 경로에 대한 명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내년, 혹은 추후에도 계속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는 답변하기 어렵고, 현재는 방역에 집중해서 개체수를 줄인 후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민에게 불편을 끼친 건 죄송하다”며 “입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방역활동에 인력 제공은 충분히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