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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10일 만에 축구장 2600개 규모 잿더미로

지리산 경계까지 1858㏊ 소실
인명 피해 14명·이재민 2158명

도, 재발화 대비 24시간 모니터링
헬기 40대·인력 350여명 등 배치

지난 21일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해 하동군과 진주시, 지리산국립공원까지 확산되며 광범위한 피해를 낳았던 산불이 발화 10일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30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열흘간 이어진 산청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이는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께 산청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이후 약 213시간 만이다.

 

최초 발화 후 산림 당국은 즉각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으로 인해 화재 규모가 삽시간에 커지면서 23일에는 인근 하동군 옥종면, 25일에는 진주시 수곡면까지 불길이 번졌다. 진주 지역 산불의 주불은 발화 2시간 만인 당일 오후 6시 15분께 진화됐다.

그러나 산청·하동 산불은 계속 확산세를 보이며 26일에는 바람을 타고 산청 시천면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경계까지 번졌다. 지리산 산불의 피해 면적은 123㏊ 정도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러나 험준한 지형과 울창한 식생, 강풍 등의 요인으로 인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리산 산불 현장의 하층부에는 조릿대와 진달래 등이, 중·상층부에는 굴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밀집해 있어 헬기가 공중에서 뿌린 진화 용수가 지표면까지 제대로 도달하지 못했다.

 

또 낙엽층은 최대 깊이 100㎝에 달하고 무게만 ㏊당 300~400t에 달해 산불은 낙엽층을 연료 삼아 확산하는 ‘지중화’ 양상까지 보였다. 경사도가 40도에 달할 정도로 급하고 진입로가 없어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고성능 산불진화차 등 인력과 장비 투입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순간 풍속이 최대 초당 10~2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불면서 불티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비화(飛火)’ 현상으로 진화 작업은 더욱 난항을 겪었다.

 

한때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4.5㎞ 떨어진 관음사 인근까지 연기가 목격되면서 국립공원 피해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특수·공중진화대 등 진화 대원들이 밤샘 작업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날 주불을 잡을 수 있었다. 특히 주한미군의 치누크(CH-47) 기종을 포함한 수십 대의 헬기가 추가 투입되면서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산림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안타까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진화 작업 중 불길에 고립된 창녕군 소속 산불 진화 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재민은 총 2158명이 발생했으며, 주택 28곳, 공장 2곳, 종교 시설 2곳 등 시설 84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 화재의 산불 영향 구역은 1858㏊로 축구장(7140㎡, 1㏊=1만㎡) 약 2602개에 달하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한편, 경남도는 재발화에 대비해 주·야간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열화상 드론 등으로 산불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공중·특수 진화대, 소방, 공무원 등 350여명의 인력과 헬기 40대, 진화차 79대도 집중 배치해 철저히 대비 중이다. 청명(4월 4일), 한식(4월 5일)을 앞두고 비상근무 체계도 가동해 공원묘지, 등산로, 입산 통제구역에 대한 순찰과 홍보를 강화하고, 주요 산림 지역과 등산로에는 입산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