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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행복했습니다"⋯'청년 이장'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청년 이장이 떴다' 지역소멸 위기 극복 프로젝트 대장정 마무리
"어르신들과 함께한 시간 돌아보면 많은 것 배워, 용기도 얻게 돼"

석 달간 "오늘은 경로당으로 출근하겠습니다!"라고 외치던 '청년 이장'은 다시 취재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사무실로, 취재 현장으로 출근합니다. 잠깐 기자라는 직업은 내려놓고 완주군 고산면 화정마을의 청년 이장으로 지내면서 행복한 일도, 슬픈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무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해서 다행입니다.

 

다른 것보다 기성 언론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를 주워 담고 있는 요즘 시대에 지역 신문이 할 수 있는 진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이 잘 전달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책을 끌어내고 고발하는 기사·기획 모두 좋지만 월요일 아침마다 신문을 봤을 때 조금은 가볍게, 기분 좋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기획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매일 말하는 '지역소멸' 하면, 마트가 멀어서,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없어서, 일자리가 없어서 등 이러한 이유만 전달하는 건 최대한 피하려고 했습니다.

 
전북을 비롯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을 저희가 석 달 동안 해결하는 건 무리라고 일찍이 알았기 때문이죠. 차라리 우리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역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그 지역이 살고 싶은 장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것보다 체험 프로그램에 집중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함께했던 석 달을 돌아보면 일주일에 화·수요일 이틀씩 상주하면서 마을 주민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일부터 사람과 소통하는 일까지 교훈을 얻은 게 많은 듯하네요. 이제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도 얻었습니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함께했던 일이 다 스쳐 지나갑니다. 기획에 도움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지만 화정마을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사랑으로 맞이해 주고 항상 좋은 말씀만 해 주셨거든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끝으로 저희의 기획이 일반적인 기사의 틀과 달라 낯설게 느꼈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처음엔 낯설었거든요.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 펼쳐질 전북일보의 또 다른 도전들도 너그럽게 봐주길 바랍니다. '청년 이장'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