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가 ‘12·3 계엄사태’로 전국민의 주목을 받은 5·18민주화운동 사적지(29곳)를 국가 주도 역사 클러스터(Cluster)로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 민주주의의 큰 물줄기인 5·18 자산을 국가차원에서 보존·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는 행정안전부에 5·18 대표 사적지 역사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한 국비지원을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5·18구묘지’(사적지 24호),옛 광주적십자병원(사적지 11호) 사적지에 대한 국비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 공간은 아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요 배경지이다. 시는 이들 5·18 사적을 국민이 추모하는 기념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국립5·18민주묘지의 모태인 5·18구묘지를 국립묘지와 같은 지위, 국가지원이 이뤄지는 민주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역사 클러스터 사업에 담겼다.
광주시 북구 망월동에 있는 5·18 구묘지는 1980년 5월 신군부가 5·18 희생자들의 주검을 청소차에 싣고와 처리하려고 조성한 공간이자 희생자들이 처음 묻혔던 시립묘지다.
5·18 구묘지에 묻혔던 희생자들이 현재 국립5·18민주묘지로 옮겨지고 난 후에는 민주화 운동 관련자들의 묘역으로 자리매김했다.
1987년 이한열 열사의 망월동 구묘지 안장 이후 1991년 노태우 정권의 폭력성을 폭로하며 분신한 박승희 열사, 민족시인 김남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분신한 최현열 열사, 박근혜 정부 때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가 물대포에 맞아 숨진 농민 백남기 열사 등이 묻혔다.
시는 5·18구묘지에 2028년까지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5·18역사광장·추모공간, 5·18 구묘지 역사관 등을 조성한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이에 광주시는 정부에 2026년 기본 실시용역을 위한 예산(12억원)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옛 광주적십자병원도 역사 클러스터에 포함됐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 치료와 자발적 헌혈이 이뤄진 상징적인 5·18사적지다. 시는 민간 매입에 따른 사적지 훼손 우려에 따라옛 서남대학교로부터 2020년 7월 매입했다. 하지만, 시설물 정밀안전진단에서 본관과 부속건축물의 안전등급이 D~E등급으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돼 구조와 내진에 대한 보수·보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광주시는 광주적십자병원을 적십자병원을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인 라키비움(Larchiveum) 등을 조성해 보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기본설계 용역비(17억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시는 5·18 대표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사적지 22호) 일대 ‘민주인권평화공원’ 조성사업도 국가차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용수 민주인권평화국장은 “5·18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문화 관광 및 교육 효과를 높일 계획”이라며 “역사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국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