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가 영광 낙월도에 조성한 꿀벌자원육성품종 증식장(이하 증식장)에는 1만 2000여마리의 꿀벌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기후변화로 한꺼번에 많은 꿀벌들이 날아다니는 모습 보기가 쉽지 않은 탓에 무섭기보다 신기했다.
연구소는 비행 반경과 공중에서 교미하는 점을 감안해 우수한 유전 형질 보전 차원에서 섬인 낙월도에 꿀벌 사육장을 마련했다. 핵심 목표는 꽃가루 매개 곤충 역할을 충실히 할 기후 변화에 강한 슈퍼 여왕벌을 키워 농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벌 찾아 삼만리’하는 농가 고통을 덜어주자는 것.
전남은 지난 2023년 기준 양봉산업에 종사하는 농가가 3063가구로 경북(5334호), 경남(3237호)에 이어 전국 3위(전국 11%)다.
연구소는 재래종에 비해서 로열 젤리(10-HDA) 함량이 31.3% 높은 우수품종 여왕벌, 이른바 ‘젤리킹’ 100마리를 길러내겠다는 계획이다. 점차 500마리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연구소 직원들 업무도 오픈 첫 날부터 벌 2300마리가 담긴 벌판 7개씩이 배치된 양봉틀과 여왕벌을 모니터링하는 게 핵심이다. 고온고압처리기, RNA 층분류기, 소니케이터(셀 파쇄기)와 꿀벌의 날개 속 지문과도 같은 ‘시맥’을 관찰할 수 있는 특수 현미경, 고가의 실시간 모니터링 장치도 갖췄다.
정원진 곤충잠업연구소장은 “연구소가 향후 국산 우량 여왕벌의 육성과 보급을 통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양봉 전초기지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