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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후백제성 동고산성 정비계획 수립해야”

전주시 11일 한국전통문화전당 ‘동고산성 사적 승격’ 학술대회
남해경 전북대 교수 동고산성 정비계획 없는 사실 지적
“동고산성의 보존과 활용을 전체적으로 기획해야”
후백제 왕궁 아니라 전쟁시 피난성이었다는 주장도
“견훤의 옛 궁터 기록 외 확증할 고고학적 증거 없는 실정”

 

후백제 성터유적으로 꼽히는 동고산성에 대한 고고학적인 조사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고산성은 1990년~2014년까지 7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진행됐지만, 발굴한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정비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문화재의 상태에 따라 정비계획을 병행하면서 복원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북대학교 남해경 건축공학과 교수는 11일 전주시가 개최한 ‘후백제전주성(동고산성) 국가지정 승격 학술대회’에서 “동고산성에 대한 보존과 활용을 전체적으로 기획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교수는 “동고산성 정비는 성벽, 성 내부 시설, 문지 등의 보존과 문화재 안내판, 이정표, 편의시설 등 설치가 해당된다”며 세분화한 계획을 제시했다.

성벽은 상태가 좋지 않은 지점부터 조사한 후 보수를 실시하고, 벽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는 주면의 수목은 정리해야 한다는 게 남 교수의 설명이다.

성 내부에 있는 소나무 등 교목을 두고는 이식을, 경작지는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적 탐방로에 위치한 민묘의 경우 이장을 주문했다.
 

 

남 교수는 “정비를 전제로 보수·복원·경관·유지관리·재정계획을 순차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정리했다.

동고산성이 후백제 도성의 피난성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 건물지가 궁전이었다는 고(故) 전영래 교수의 이론과 다른 관점이다.

전주문화유산연구원 강원종 학예실장은 “성벽, 성문, 건물지 등지에서 여러 차례 개축과정이 보인다”며 “이런 대대적인 개축은 평상 시 이뤄진 개·보수과정으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유로 “성벽의 통과선이 다르고 견치석으로 다듬은 성돌을 면석으로 사용했다. 주 건물지와 성벽 가까이에는 대형건물이 재건축된 흔적도 있다”며 “이런 축성법은 전쟁이 잦은 후삼국시기에 이뤄지는 대사역”이라고 설명했다.

 

 

동고산성이 후백제의 성이라는 확증할만한 고고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주대학교 서정석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는 “견훤의 옛 궁터로 전해온다는 기록만 있을 뿐”이라며 “소어벽 최하단 성돌이 일반 성돌보다 크고 돌출된 부분을 두고 축성 시기를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날개처럼 좌우 양쪽에 쌓아 가운데 성의 부족한 기능을 도왔던 익성(翼城)의 최초사례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익성은 대몽항쟁기에 처음 출현한 성으로 춘천 삼악산성 내성, 원주 영원산성, 충주 대림산성, 속초 권금성 등이 대표적이다.

전주시 최락기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동고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면서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