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강릉 16.6℃
  • 맑음서울 19.0℃
  • 맑음인천 16.4℃
  • 맑음원주 19.1℃
  • 맑음수원 19.0℃
  • 맑음청주 20.9℃
  • 맑음대전 19.8℃
  • 맑음포항 15.2℃
  • 맑음대구 22.0℃
  • 구름조금전주 18.5℃
  • 맑음울산 21.7℃
  • 맑음창원 23.3℃
  • 맑음광주 19.8℃
  • 맑음부산 20.9℃
  • 맑음순천 19.8℃
  • 맑음홍성(예) 18.2℃
  • 맑음제주 22.5℃
  • 맑음김해시 23.0℃
  • 맑음구미 20.6℃
기상청 제공
메뉴

(전북일보)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두고 갑론을박

사)문화살림 대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
“세계유산 등재신청에서 남원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 제외해야”
“가야 고분으로 볼 수 없어… 대가야(영남) 백제(호남) 교류 흔적”
전북 지역 역사학계 “검증 충분히 거쳐”VS “면밀한 고증 필요”

 

 

남원 유곡리·두락리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등재 신청서가 지난 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프랑스 파리)의 완성도 검사를 통과한 가운데, 등재 타당성을 두고 지역 역사학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신청에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제외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문화살림 대표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 게시판에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을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과 같이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계 유적이 발견된다고 이들 지역을 가야 강역으로 지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가야(고령)의 서부 영남지역에서 4~5세기경의 백제 유물이 다수 출토된다고 해서 백제의 강역이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4~5세기 경 백제와 가야의 문화 교류가 활발했던 증표로 봐야 한다”며 “오늘날 영호남 경계지역은 고고학·역사학적으로 호남 동부지방의 백제와 영남 서부지역의 가야와 인적 문화적 교류의 흔적을 남겨놓고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분의 축조방식과 출토 유물도 백제와 가야의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어 가야 고분군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문화재청도 지난 2018년 고분을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할 때 5~6세기 전북 동부 지역의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고대사가 왜곡되거나 변질되지 않길 바란다”며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등재신청은 전국 학계와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에 논의하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른바 ‘호남 가야설’에 대한 충분한 연구검토와 고대 국가의 영토강역에 대한 역사적 정립이 세워진 후 고분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글은 지난달 5일에 청원이 시작돼 지난 7일 청원이 마감된 글이지만, 이를 두고 전북 지역학계에서 논의는 분분하다.

군산대학교 곽장근 역사철학부 교수는 16일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 같을 수 없다”며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을 두고 일본·중국 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검증을 거친 뒤 등재신청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세계유산센터에서도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전북도 노기환 학예연구사는 “문화재청에서 ‘유곡리·두락리 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을 두고 학자들과 충분히 논의를 했고 절차상 문제점이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역사학자 A씨는 “청원게시판에 나온 의견이 타당한 부분도 있다”며“전북 가야사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고증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전북 동부지역 백제사에 대한 연구가 완전히 선행된 뒤, 가야사를 조명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역사학 교수 B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가야사 복원사업’을 발표한 뒤, 등재를 서두르는 통에 역사적 규명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학 교수 C씨는 “전북 동부권에 발굴된 유적이 가야의 것임은 확실하다”며 “특히 남원 두락리 고분군은 명백한 가야의 무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북 동부 가야세력이 독자세력인지 대가야가 외연을 확장한 세력인지 확실히 규명하고, 봉수의 제철유적의 실체도 좀 더 면밀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원 글에 대해서는 “지난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때 전북을 배제하려는 움직임과 현 고대사학계의 입장이 반영된 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