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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통 큰 기사-떠난 미군, 남겨진 땅과 사람·(1)] 더딘 반환 공여지 개발

아직도 '과거속의 미군'과 함께 산다

 

냉전시대 '외화벌이 효자' 옛 주둔지
일부 이전후 활력 잃어… 상권 '암울'
"각종 규제 족쇄… 하루빨리 풀어야"

 

6·25 한국전쟁 후 1954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면서 동두천과 파주, 의정부, 인천 부평 등의 주요 노른자 땅들은 주한미군 주둔지로 조국의 품을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입양'된다.

초강대국의 품에 안긴 이들 지역은 전쟁 직후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던 한국의 다른 지역과 달리 미군 달러에 의존하는 경제권이 형성되면서 한국 안의 작은 캘리포니아로 거듭나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특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양분화된 냉전시대가 미군의 풍부한 물자들을 집중시켜 이들 지역은 외화 버는 '효자 땅'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이 꺼지지 않을 것 같던 한국 안의 작은 캘리포니아는 냉전 시대 종료와 아시아 국가들도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미국의 외교정책(닉슨 독트린) 및 2003년 이라크 전쟁 등으로 미군들이 재배치돼 이전하면서 서서히 꺼지며 급변한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도 그제야 미국으로 입양 보냈던 땅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이에 2006년 3월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등지원특별법'이 제정·공포되고 그해 9월 시행돼 발전종합계획이 수립된다.

2017년까지 주한미군 기지를 재배치해 주한미군사령부 및 관련 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하고 전국에 산재한 군소 미군 기지는 2단계에 걸쳐 중부(평택·오산)와 남부(대구·부산) 등 2개 권역으로 통폐합한다는 골자다.

품지 못했던 자식에 대한 애틋한 감정 때문일까. 개발을 위한 청사진은 화려했다. 하지만 15여년이 흐른 지금 갈 길은 멀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재탄생한 곳도 있지만 조국의 손길(지원)만 기다리는 땅도 줄 서 있다. 심지어 일부는 아직 국적이 미국이다. 이 땅에 남은 이들도 국적과 개발 여부에 따라 형편이 천지 차로 벌어졌다.

동두천의 경우 그 중심부를 횡단하는 경원선 동쪽으로 가장 노른자 땅인 평지에 여전히 미군(캠프 케이시, 1천414만5천㎡)이 머물고 있다. 또 2만여명에 달했던 미군도 2천여명으로 줄어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더불어 술집과 옷가게, 잡화점이 즐비해 북적였던 보산역(1호선) 인근 상권 역시 불 꺼진 지 오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활기를 잃었다는 게 주민들의 목소리다.

의정부는 미반환된 2곳을 제외하고 변화가 시작됐다. 반환된 주한미군 공여지는 공공청사와 을지대 병원, 공원 등으로 부모 품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다만 미반환된 2곳의 면적(329만3천542㎡)이 반환 면적(585만3천202㎡)의 56%에 달한다는 점은 과제다.

절반가량 반환된 부평 캠프 마켓(43만9천㎡)도 공원과 공공청사, 문화시설, 체육시설, 수련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지만 미반환에 따른 사업 지연과 환경 정화 등에 상당한 비용이 추가될 전망이다.

한종갑 동두천미군재배치범시민대책위원장은 "멈춰진 도시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미반환 및 각종 규제 등 묶여 있는 족쇄를 하루빨리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 황준성차장, 손성배, 박현주기자

사진 : 김도우기자

편집 : 김동철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