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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전천 복원 재시동… 상인·시민단체 동의

 

부산 서면 부전천의 복개 도로를 걷어내 복원하는 사업이 재추진된다. 큰 걸림돌이던 상인과 시민사회의 이견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부산시 의지도 강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부전천 복원은 전임 오거돈 시장 때 백지화됐는데 박형준 시장이 공약으로 다시 내세웠다.

 

사업 추진 최대 걸림돌 상당 해소

750m 복개 구간 ‘이층식 하천’ 설치

2018년 전임 오 시장 때 백지화

시, 1호 신규 하천 복원 사업 선정

490억 상당 사업비 확보가 관건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부전천 복원을 1호 신규 하천 복원 사업으로 선정하고 사업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부산시는 복개천 일대 상인과 하천 관련 시민단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복원안에 지지했다고 부산시는 밝혔다.

 

부전천 복원은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옛 혜화학원까지 750m 복개 구간에 ‘이층식 하천’을 설치하는 식으로 추진된다. 외부에 노출되는 상층부에 폭 5m 정도의 수로를 만들고, 양 옆으로 2.5m의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수로 깊이 0.6~1.1m 정도며, 수심은 0.5m 정도로 유지된다. 상층부와 단절된 하층부에는 깊이 2.5m의 대형 터널형 수로가 만들어진다. 비교적 깨끗한 성지곡수원지 물이 부전천으로 유입되면, 상층부로 먼저 흐르고 폭우 등으로 유입량이 많아지면 하층부로도 흐르는 식이다. 단층 구조의 복원보다는 인공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치수 관리와 친수 공간 조성에 유리하다. 부산시민공원 전포천이 동일한 방식으로 조성됐는데, 시민들 반응이 좋다.

 

2018년 같은 방식의 부전천 복원이 환경부 생태하천 복원 사업으로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상권 분리에 대한 일부 상인의 우려와 이층식 구조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대 등으로 동력을 얻지 못했고, 결국 사업은 백지화됐다.

 

현재 주변 상인들은 시의 복원 방안에 상당히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단층형의 복원보다 노출되는 하천 폭이 좁아 상권 분리 가능성이 낮고, 친수공간 조성으로 오히려 유동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적인 서면 상권의 침체 속에서도 전포동 일대보다 불황의 여파가 커, 복개천 일대는 도심 재생의 새로운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박형준 시장은 부전천 복원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복개천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이층식 하천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인구 유입에 효과적인 방향으로 조속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기류 변화도 뚜렷하다. 도심의 복잡한 상권을 고려할 경우, 단층형의 완전한 복원은 사업 추진이 상당히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다. 부산하천살리기 시민운동본부 강호열 사무처장은 “상층부의 물길 조성과 주변 조경부의 생태 여건 등 구체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있지만, 이층식 구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아니다”며 “생태 하천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도심형 하천의 새로운 시도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사업비다. 지난해 하천 관리가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사실상 국비 지원의 길이 막혀 490억 원 상당의 사업비를 시비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상지가 도심인 만큼 착공 뒤 최대 2년 내에 완공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