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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각종 플라스틱에 냉장고까지… 왜 거기서 나와?

없는게 없는 '쓰레기 백화점'

 

표본 100개중 88개 플라스틱류
냉장고 흔해 '어선서 폐기' 의견도

 

 

바다에는 별의별 쓰레기가 다 있다. 육지에서는 쓰레기로 아무렇게나 나뒹굴 수 없는 오래된 가전제품부터 폐유가 가득 찬 녹슨 드럼통까지 상상을 초월한다.

친환경 사회 인식이 강해진 요즘은 카페에서 갖고 나온 일회용 플라스틱 컵조차 길거리에 함부로 버릴 수 없지만, 또 길에 버려진 쓰레기는 금방 치워지지만, 바다에서는 예외다.

 

 

경인일보 기획취재팀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굴업도·강화도와 한강 하구·영종도 마시안해변과 왕산해수욕장·한강 지류인 굴포천을 뒤지고, 인천시가 운영하는 해양환경정화선 '씨클린호'에 탑승해 해양쓰레기 주요 발생 지역을 점검했다.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이다. 취재팀이 발견한 수백 개의 쓰레기와 쓰레기 더미를 성상별로 분류하고 중복된 것을 제외해 자체적으로 표본 100개를 추렸는데, 이 가운데 88개가 플라스틱이다. 이어 고철류 6개, 유리류 3개, 나무 2개, 종이류 1개 등으로 분류됐다.

지난 12일 굴업도에서 발견한 온통 녹이 슨 냉장고는 그리 특이한 해양쓰레기가 아니다. 해양환경정화선 씨클린호의 김근도 선장은 "많을 때는 바다에 떠다니는 냉장고를 하루에 하나씩 발견한다"고 말했다.

냉장고는 어디서 오는 걸까. 한강에서부터 떠내려오는 게 많다는 의견과 어선에서 쓰다 몰래 버린 것이 많다는 의견이 나뉜다.
 

 

15~16일 씨클린호를 타고 인천 앞바다를 남북으로 오가며 부유 쓰레기 수거작업에 동행했는데, 승무원들이 폐유가 잔뜩 담긴 채 바다에 떠다니는 철제 드럼통을 힘겹게 끌어올렸다. 2m가 넘는 굵직한 통나무를 건져내기도 했다.

씨클린호 승무원인 심상훈 주무관은 "인천항을 이용하는 대형 선박에서 유실됐거나 버린 것으로 보인다"며 "드럼통이나 원목은 쓰레기이기 이전에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협하는 위험물"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 수도권에서 가까운 해변은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간다. 영종도 마시안해변에는 바닷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해안선을 따라 들어서 있다. 16일 찾은 마시안해변에는 인근 카페 상호가 찍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관광객 많은 해변, 포장지 즐비
길가에 버린 꽁초도 흘러 들어와


관광객이 버린 듯한 라면 봉지, 조미김 봉지, 바나나 1개를 담는 스타벅스 비닐 포장지 등은 해변에선 주울 수라도 있지만, 바다로 나가면 물에 뜨지 않아 수십 년씩 바닷속을 헤맨다.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마시안해변 환경 정화에 나선 주민들은 이날 오전에만 60ℓ짜리 자루 8개를 쓰레기로 채웠다. 이날 수거작업을 한 60대 주민은 "모래에 깊숙이 박힌 로프는 사람 힘으로 뺄 수 없어 놔뒀다"고 말했다.

도로나 길가에 버리는 담배꽁초 또한 해양쓰레기가 된다. 특히 하천 인근 도로·길가라면 필연적으로 바다로 간다.

비가 오면 도로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도로변 우수관로를 타고 인근 하천으로 흘러가는데, 우수관로는 '물 빠지는 기능'일 뿐 담배꽁초를 비롯한 쓰레기를 거르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 10일 한강의 지류인 굴포천 귤현보 인근에서 발견한 하천 쓰레기 상당수가 담배꽁초였다. 담배꽁초도 플라스틱 섬유의 한 종류다. 바다에서 분해되면 해양생물이 섭취할 우려가 크다.

"도로~하천~바다 관리 주체 분산
사각지대 발생… 청소확대 핵심"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은 "도로~하천~바다로 이어지는 쓰레기는 기초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 한국도로공사,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등으로 관리주체가 분산돼 정책의 사각지대이기도 하다"며 "현재로선 도로 청소를 확대하는 게 핵심 대책"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 박경호 차장, 김태양 기자, 유진주·한달수·변민철 수습기자

사진 : 조재현기자

편집 : 김동철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