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과 민주화투쟁의 경험을 간직한 광주는 아시아 국가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 광주의 문학은 지역을 넘어 아시아, 세계와 평화의 연대의 공존이라는 관점에서 접점을 이룬다.
아시아의 삶과 다양한 상처를 모티브로 문학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열리는 2021 아시아문학포럼이 그것.
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용신)과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경자)는 오는 24일 아시아문학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문학포럼은 내년 개최되는 2022 아시아문학페스티벌 마중물을 위해 기획됐으며 온라인서비스(ACC 유튜브채널)와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해 운영한다.
‘이주’, ‘경계’, ‘증언’, ‘차별’ 같은 키워드는 그동안 아시아의 상처와 아픔을 대변하는 상징적 언어들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필리핀, 인도, 미얀마 등 모두 5개국 1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주제에 담긴 ‘읽다’라는 표현처럼, 각국의 작가들은 ‘아시아’의 역사에 담긴 고통과 다양한 상처 등을 정치한 언어로 조명하고 가치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김호균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집행위원장 개회사로 시작되며, 재일 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기조발제가 이어진다. ‘광주시편’이라는 시집을 발간한 김시종 시인은 1991년 작품집 ‘원야의 시’로 오구마 히데오 상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29년 부산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성장한 시인은 1949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1953년 시 동인지 ‘진달래’를 창간하는 등 일본에서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쳤다.
이후 2개의 세션이 진행된다. 먼저 1세션은 하상일 문학평론가(동의대 교수) 사회로 ‘이주·이산·경계’를 주제로 펼쳐진다. 2014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인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가 ‘우리는 심판해야 한다’를, 작가회의 산하 ‘민족문학연구소’ 연구원인 고명철 문학평론가(광운대 교수)는 ‘아시아 문학의 정치적 상상력’을 발표한다.
이후 손병현 소설가(199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가 ‘인도 팬데믹 코로나 상황의 소설화-‘이주·이산·경계’를 근간으로’를 주제로 이야기하며, 채희윤 소설가(작가회의 부이사장)는 ‘고명철 선생의 ‘아시아문학의 정치적 상상력-‘이주·이산·경계’’에 대한 토론을 펼친다.
2세션은 김형중 문학평론가(조선대 교수) 사회로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집단학살, 쿠데타와 같은 그동안 아시아가 겪어야 했던 어두운 역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필리핀 소설가 지나 아포스톨이 ‘미군의 필리핀 원주민 집단학살에 대한 문학적 증언’을 주제로 발표한다. 장편 ‘무기상의 딸’로 2013년 미국 펜오픈소설상을 수상한 지나 작가는 필리핀 문단에 데뷔한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이어 ‘아시아라이트저널’ 등에서 활동한 미얀마 시인 티낫코는 ‘미얀마 쿠데타 난국과 작가들의 희생 보고서’를 주제로 코로나로 고통받거나 쿠데타로 사망한 미얀마 시인들의 절절한 시를 소개한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작가 심윤경이 ‘우리가 벽을 쌓을 때’를 주제로 질의를 하며 ‘문학들’ 편집위원인 윤수종 전남대 교수가 ‘마스크 쓴 얼굴과 색다른 운동’을 모티브로 토론을 할 예정이다.
이경자 조직위원장은 “이번 문학포럼을 계기로 모든 존재의 존엄에 대한 반생명적 파편화로부터 평화와 연대의 공존을 지켜내기 위한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21 아시아문학포럼 사전행사 ‘미리 만나는 아시아 문학’이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세 차례 열렸다. 광주문인협회와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참여해 ‘왜 지금 아시아 문학인가’, ‘김시종의 문학세계’, ‘미얀마와 문학’에 대해 폭넓은 문학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 참조. 문의 062-601-4567.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