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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뜨는 힐링 명소 저수지 한바퀴] <2>달성 옥연지 송해공원

송해 둘레길, 전망쉼터 출렁다리, 대형 물레방아 등 설치·저수지 위로 백세교·백세정 백미

 

 

 

 

 

 

 

〈2〉대구 달성군 옥연지 송해공원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아이라면 다 아는 '국민MC' 송해(95). 대구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옥연지(玉淵池)에 그 이름을 딴 '송해공원'이 있다. 한낱 농촌지역의 저수지에 불과하던 곳이 이제 연간 70, 8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달성군의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가 됐다.

 

송해공원이 된 옥연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두 배에 이르는 아름다운 호수다. 지금도 그렇지만 원래부터 농업용수 공급이 주목적인 저수지였다. 1964년 저수량 370만t으로 준공돼 화원, 논공, 옥포읍 일원의 농지에 물을 대주고 있다..

 

풍경만큼 정감이 가는 옥연지는 옥포읍의 옥(玉) 자와, 인근 천년고찰 용연사의 연(淵)자를 따온 것이다. 송해공원이 자리한 마을 이름이 기세리(奇世里)다. 옛날 차씨 성을 가진 선비가 모함을 받아 이곳에 은거하면서 '기이한 세상(奇世)'을 만나 신세를 망쳤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동네 주민들은 옥연지를 '기세(奇世)못'이라 부른다.

 

◆전국노래자랑 '달성군 편'서 송해공원 탄생

 

송해공원은 송해 씨 부인의 친정이 기세마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송 씨와 김문오 달성군수의 오랜 교류 덕분에 성사됐다는 쪽이 더 무게감을 갖는다.

 

자난 2010년 9월 전국노래자랑 '달성군 편' 녹화가 있던 날 김 군수는 송 씨와 식사를 함께했고, 이 자리에서 송 씨 부인의 친정이 달성군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를 계기로 송 씨는 2011년 달성군 명예군민, 2012년 달성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또 해마다 열리는 비슬산 참꽃축제행사 사회자로 초청되는 등 달성군과 인연을 이어왔다.

 

이후 달성군은 옥연지 일원 4만7천300㎡에 송해공원을 조성하고 옥연지 서쪽 3㎞ 구간의 송해 둘레길, 전망쉼터 출렁다리, 대형 물레방아 등을 설치했다.

 

특히 옥연지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백세교와 백세정은 송해공원의 여러 볼거리 중 단연 백미다. 태극문양을 형상화한 백세교는 길이 392m, 너비 2.5m 규모다. 3개의 백세교가 한곳으로 만나는 곳엔 2층짜리 정자인 백세정이 우뚝 세워졌다.

 

한선구(68·대구 수성구) 씨는 "송해공원 백세교를 한번 건너면 100세까지 살고, 두 번 건너면 100세까지 '무병장수' 할 수 있다"며 "아들 내외와 손자 등 온 식구들이 가끔 찾아와 운동삼아 백세교를 걷는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폐광이 체험·테마관광지로 변신

 

백세정에서 내려와 다리를 건너면 목조 데크길이 산자락으로 이어진다. 길 옆에는 생강나무, 왕버들, 층층나무에서 맥문동, 옥잠화, 노루오줌풀까지 갖가지 풀과 나무가 싱그러움을 더한다. 또 고욤나무가 물오리나무를 얼싸안고 자라는 특이한 모습도 볼 수 있다.

 

데크길에는 송해 선생의 웃는 얼굴과 함께 '박장대소', '실소', '폭소' 등의 이름이 붙은 전망대가 군데군데 설치돼 잠시 쉬어가기가 좋다. 게다가 전망대로 이어진 곳곳의 '흔들 벤치'는 숨이 찬 노악자들에게 휴식을 덤으로 안긴다.

 

서쪽 둘레길을 한참 걷다 보면 금굴 표지판이 나타난다. 금굴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금광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금은 나오지 않았고 소량의 은이 발견됐다고 한다. 은마저도 경제성이 없어 폐광으로 방치돼 왔지만 송해공원이 조성되면서 이제 금굴에도 찾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금굴에서 나와 직진하다 보면 곧 출렁다리를 만난다. 이 출렁다리는 걷기의 즐거움을 두 배로 만들어준다. 현수교 형태인 출렁다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위아래로 제법 흔들리는 편이어서 장난끼 가득한 방문객에게 인기다. 이밖에도 둘레길에 자리한 구름다리와 바람개비쉼터에서도 옥연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낄 수 있다.

 

◆지름 5m 크기의 대형 인공 보름달, 밤 풍경 매력

 

송해공원에는 음력 보름날이 아니라도 매일밤 보름달이 뜬다. 지름 5m 크기의 대형 인공달이다. 지난해 설치된 인공달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물에 띄운 FRP 소재의 미술작품이다. 1개당 15W 밝기의 LED 조명등 26개가 원형구조의 달 표면을 형상화해 연못에 진짜 달이 떠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특히 인공달은 둥근 메탈 구조에 각기 다른 빛이 통과하면서 일렁이는 형상으로 못 위에 드러난다. 인공달 내에 설치된 조명을 통해 나오는 은은한 빛은 마치 달무리가 진 것 같은 풍경을 만든다. 인공 보름달은 송해공원의 아주 멋진 인증샷 배경이 되고 있다.

 

또 송해공원 백세정 앞에 설치된 떡방아를 찧는 달토끼와 절구통도 좋은 볼거리다. 토끼조형물은 수중 보름달 조형물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송해공원의 새로운 정취를 더하고 있다. 떡방아를 찧고 있는 달토끼를 연상케 해 어릴적 추억을 더듬게 한다.

 

게다가 송해공원은 젊은이들 사이에 '프로포즈 공원'으로 인기를 끈다. 달성군은 송해공원 내 '러브터널' 입구에 '프로포즈 로드'를 조성했다. 이곳엔 지난 2020년 '달성대구현대미술제'에 출품된 김병규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가 설치돼 있다.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을 형상화 한 작품이다.

 

◆대한민국 명소대상, 언택트 관광지 선정

 

송해공원은 지난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대한민국 명인·명품·명소 대상' 에서 최고 명소로 지정됐다. 여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시대 한국관광공사 선정 언택트 관광지로도 선정됐다.

 

달성군은 최근 송해공원에서 송해 씨의 60년 인생과 삶의 흔적을 한 곳에 모아놓은 '송해기념관'을 개관했다.

 

송해기념관은 송해 씨가 본인의 소장 물품을 달성군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이후 송해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되고 달성군은 송해 씨와 MOU를 체결, 소장 물품 432점을 무상으로 기증받았다.

 

작년 12월 착공, 최근 준공된 송해기념관은 총사업비 32억원을 들여 부지면적 720㎡에 지상 3층으로 지어졌다. 기념관 내부는 송해전시관, 체험실, 하늘정원, 송해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또 기념관 곳곳에는 송해 씨의 60여 년 활동상을 알 수 있는 소장 물품, 전국노래자랑 코너 등이 꾸며졌다.

 

 

******주변 가볼 만 한 곳

 

▶용연사=달성군 옥포읍 반송리에 있는 천년고찰,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의 말사이다. 신라 신덕왕 3년(914) 보양(寶壤)이 창건하고 조선 세종 1년(1419) 천일(天日)이 중건했다. 문화재로는 보물 제539호 석조계단과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28호 삼층석탑,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41호 용연사 극락전, 용연사 부도군 등이 있다. 사명대사가 임진왜란 후 원래 통도사에 모셔져 있던 진신사리 2과 중 1과를 용연사에 분과해 석가모니의 사리를 봉안한 사리탑 금강계단(金剛戒壇)이 있다.

 

▶마비정 벽화마을=달성군 화원읍 본리2리 마비정(馬飛亭) 마을. 말(馬)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마을이다. 최근 녹색 농촌체험마을사업을 통한 '벽화마을'로 탈바꿈해 대구는 물론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 촬영장소로 알려져 많은 내·외국인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마을 전체가 60~70년대의 정겨운 농촌의 풍경을 토담과 벽담을 활용하여 벽화로 꾸며져 있다.

 

▶화원 사문진 주막촌=1900년 3월 26일 미국 선교사 사이드 보탐에 의해 그 당시 '귀신통'이라 불린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유입된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다. 또한, 1932년 일제 강점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이규환 감독의 '임자없는 나룻배' 촬영지로 추정되는 곳이기도 하다. 주막촌에서는 막걸리를 비롯해 잔치국수, 국밥, 부추전, 두부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비슬산 호텔 아젤리아=2017년 10월 비슬산의 랜드마크로 개관한 호텔아젤리아는 국내외 청소년 및 일반인들에게 비슬산의 자연과 천연 암반수가 만난 천혜의 힐링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호텔아젤리아는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 총 78개의 객실에 304명이 동시 숙박할 수 있다. 대강당, 중·회의실, 카페테리아, 잔디광장, 노래연습장, 편의점 등 각종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김성우 기자 swkim@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