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강릉 23.4℃
  • 맑음서울 19.6℃
  • 구름조금인천 17.3℃
  • 맑음원주 18.8℃
  • 맑음수원 17.2℃
  • 맑음청주 21.1℃
  • 맑음대전 19.7℃
  • 맑음포항 22.0℃
  • 맑음대구 20.1℃
  • 맑음전주 20.4℃
  • 맑음울산 18.8℃
  • 구름조금창원 16.4℃
  • 맑음광주 18.2℃
  • 맑음부산 18.0℃
  • 맑음순천 13.7℃
  • 맑음홍성(예) 17.5℃
  • 구름조금제주 18.6℃
  • 맑음김해시 17.9℃
  • 맑음구미 18.2℃
기상청 제공
메뉴

(매일신문) 영양 죽파리 '신비의 샘물'·'영험한 돌할배' 입소문

바닥에서 안떨어지면 소원 들어주는 '돌'
1년이 지나도 물이끼 앉지 않는 '약수'
남순희 할머니, 50년 삶 스며있는 장소 일반에 공개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자작나무숲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소원들어주는 돌 할배'와 '병 낮게하는 신비의 샘물'이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산 비탈 절벽바위 아래 아무렇게 놓아둔 둥근 돌들이 영험한 돌 할배로 알려져 있다. 정성을 다해 소원을 빌면 호박만한 돌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알려진 것이다.

 

또,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샘물은 '신비의 약수'로 알려지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대구·안동 등지에서 물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물은 몸을 치유해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약수'로 인기다.

 

이 곳들은 여느 '점'(占)집이나 무속인들의 기도 장소가 아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여인에게 어느날 느닺없이 찾아온 또 다른 삶의 이정표 같은 곳이다.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가 고향인 남순희(83) 할머니는 젊은시절 결혼해 오래도록 자식을 갖지 못해 교회에서 7년을 기도 드렸지만 이렇다할 자식 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접하게 된 무속인을 통해 100일 기도를 올렸다.

 

그러던중 할아버지가 나타나 "내 집을 지어주면 자식을 줄 것이다"고 했다. 자기를 모시고 기도하는 삶을 살아주기를 바랬지만, 남 할머니는 "자식 볼려고 공 들이지 점쟁이 될려고 기도하지 않는다"며 거부하고 1972년 서울로 도망치듯 떠났다.

 

이후 남 할머니의 서울살이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계단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다리가 아팠고, 협심증으로 고통의 날들이 계속됐지만, 소위 산신 할아버지 모시기를 거부하는 고통의 삶이었다.

 

55살되던 해, 산신 할아버지의 부름을 거부하지 못하고 고향 죽파에 내려와 물 한그릇 떠서 기도하고 다시 서울로 갔다. 57살되던 해에 다시 고향으로 들어와 집을 짓고 산신 할아버지를 모시는 삶을 살고 있다.

 

남 할머니는 "그렇게 아프던 몸도 건강해졌다. 지금까지 병원이나 약 한번 먹지 않고 있다"며 "한달에 한번씩 서울에서 내려와 할아버지가 시키는 일을 한다"고 했다.

 

 

돌 할배와 샘물은 그때쯤인가 부터 인연이 됐다. 꿈 속에 나타나 돌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무릅까지 덮힌 눈을 헤치고 돌을 찾았다. 그 돌을 서울에 가져가 보관하다가 어느날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경험을 했다.

 

할아버지가 돌에다가 기를 넣어주고, 물에다가 약을 넣어주어 사람들의 병이 낮도록 도와주라 했다. 하지만, 댓가로 금전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오로지 입소문을 듣고 찾는 사람들의 마음과 간절함 만으로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난해 영양에서 경찰 공무원으로 퇴직한 양진수(경주시)씨는 산 증인이다. 온 몸의 피부가 검은색으로 변해가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오르는 고통의 삶을 살던 양씨는 남 할머니를 만나 치료받고, 샘물을 먹으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고성순 할머니도 증언에 나섰다. 이빨이 빠지고 흔들리면서 잇몸이 무르고 곪아가는 아픔을 1년여 샘물을 마신 후에는 말끔히 사라졌다고 한다.

 

남순희 할머니는 "지난 동짓달에 비로소 할아버지가 '너가 하고 싶은데로 해도 좋다'고 하셨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이 장소를 알려 아픈이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영양군에서도 '장수약수'로 이름지어진 신비의 샘물을 떠서 성분검사한 결과 먹는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말과 휴일이면 발길이 줄을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