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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거리 공연에 맞춰 함께 흥얼… 다시 살아나는 ‘밤바다 감성’

 

 

“코로나로 거리 공연이 멈춘 3년 동안 아코디언을 연습했어요. 다시 거리에서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지난 1일 오후 10시께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1시간 30분에 걸친 버스킹을 끝낸 심성훈(42) 씨는 벅찬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해운대구에서 일식 주점 ‘요리구락부’를 운영하는 심 씨는 코로나로 버스킹이 금지된 기간 동안 손님이 없을 때면 식당 한쪽에서 기타, 하모니카, 아코디언 연주와 노래 솜씨를 연마했다.

 

 

심야 광안리·해운대 등 인파 늘어

버스킹·식당 내 연주·노래도 재개

부산 찾은 관광객들 ‘밝은 표정’

상인들도 상권 활성화 큰 기대

 

공연 도중 실수가 나오자 심 씨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털었다. 그는 “광안리나 해운대에서 공연을 하는 건 거의 3년 만인데, 오랜만에 하려니 조금 긴장해서 실수가 잦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2일 수영구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이후부터 이날까지 신청된 5월 한 달 버스킹은 총 19건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버스킹이 금지됐고, 이달 1일부터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해운대구청도 이날 버스킹 사전 신청을 재개했고, 오는 주말인 7일부터 버스킹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2020년 2월부터 수영구청과 해운대구청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버스킹을 접수하지 않았다.

 

이달 들어서야 해변 버스킹이 공식적으로 허용됐지만, 광안리와 해운대 등 주요 해수욕장에서는 거리두기 해제 직후부터 버스킹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지난 30일과 1일 광안리해수욕장에 직접 가 보니 적게는 6팀에서 많게는 10팀이 해변 곳곳에서 공연을 펼쳤다. 특히 30일에는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드론쇼인 ‘광안리M드론쇼’와 거리 차력쇼, 악기 연주 등이 펼쳐지면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여행왔다는 한 여성은 “이런 밤바다 감성을 회복한 것 자체가 벅차다”며 “밤늦게 거리에서 노래를 듣고 흥얼거릴 수 있는 상황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음주를 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10시를 넘긴 시간에도 민락수변공원에서 약 30팀 넘게 자리를 잡고 음주를 즐겼다. 민락수변공원은 코로나 확산 우려로 2020년에는 0시 이후 출입금지, 2021년에는 입장인원 제한, 취식금지 등 조치가 이뤄졌다.

 

상인들은 오랜만의 활기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식자재값 폭등, 일손 부족으로 식은땀을 흘린다. 해운대구 구남로 번화가에서 밀면 가게를 운영하는 장영국 구남로번영회장은 이날부터 손이 많이 가는 칼국수 메뉴는 제외하기로 했다. 장 회장은 “손님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많이 와 매출은 80% 가까이 회복됐지만, 재료값이 오르고 일손은 부족해 고충도 있다”며 “매출이 늘어 축제 분위기인데, 이전처럼 돌아가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라진 만큼 취식 제한이나 출입 금지 등 초강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시민 안전 관리와 계도는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영구청은 5월에는 구청 담당 직원 순환근무를 하고, 6월부터 9월까지는 야간 안전관리 용역, 관리 기간제 근로자 채용을 통해 안전 관리에 나선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기 전과 동일한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며 “시민 안전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