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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전북 서예의 맥을 짚다⋯ 원로 서예가 우관(宇觀) 김종범

전주 아트불 전주 갤러리에서 3월 2일 전시

 

“손이 떨리다 보니 예전처럼 붓을 잡기가 어렵지만 아직은 충분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모악산 자락 한적한 곳에 터를 마련해 서예관을 지어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원로 서예가가 있다.

 

주인공은 올해 86세로 미수(米壽)를 바라보고 있는 우관(宇觀) 김종범 서예가다.

 

그는 자신의 호를 딴 우관서예관에서 매일 같이 끊임 없는 작품 활동으로 하루가 가는 줄 모르고 지낸다.

 

전북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원로 서예가인 그가 3월 2일부터 전주 아트불 전주 갤러리에서 오랜만에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시 첫 날 오후 5시에 열리는 오프닝에 모습을 드러낼 그는 전북의 원로 서예가로서 최근까지도 붓을 놓지 않고 1200여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가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건 지난 2017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최된 '전북의 원로작가 전' 이후 6년 만이라고.

 

이번에는 ‘전라북도 예술의 맥(脈)’이란 주제로 JTV전주방송의 초대전 형식으로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온 작품 15점을 만나볼 수 있다.

 

 

다리는 짧고 귀가 긴 토끼를 비유한 작품 ‘족단이장’과 ‘견공’,  ‘네 놈이 소인지 말인지’ 등은 화선지에 먹으로만 쓰는 일반 서예와 달리 단단한 전각 칼로 기존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어려서부터 ‘글씨 잘 쓰는 학생’으로 불린 그는 과거 집안이 대지주로 살림이 넉넉했던 덕에 5세 떄부터 한학과 붓글씨를 익힐 수 있었다. 

 

 

조부는 유학자로서 전주 향교의 재장(齋長)을 지냈는데 손자인 그에게 6세 때부터 ‘사자소학’, ‘천자문’, ‘명심보감’ 등을 가르치며 서예의 기본을 습득하게 했다. 

 

10대 때 소천 김하룡 선생을 스승으로 서예를 배웠고 30대 때에는 남정 최정균 선생을 스승으로 본격적인 서예가의 길을 걸어 반세기가 지난 지금 70년을 훌쩍 넘기도록 붓을 놓지 않는 의욕을 지니고 있다.

 

그의 30~40대 때에는 전통 서예의 기초를 연마하고 뿌리를 깊게 다지던 시기였다.

 

1973년 국전에서 처음 입선한 이래 10년간 7번의 입선과 1번의 특선을 거쳐 초대작가 반열에 올랐다.

 

50~60대 때에는 대만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전북에만 국한하지 않고 서울에서 예술 활동과 제자들을 지도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독립기념관의 윤봉길 의사 기념비와 천년고찰인 완주군 소양면의 송광사 금강문(金剛門) 현판 글씨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신석정 시인 고택(전라북도 기념물 제84호)에 세워진 ‘임께서 부르시면’ 시비를 휘호한 서예가로 유명하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창작열을 불태우며 서예의 맥을 짚고 있는 그는 “등사판에 철필(鐵筆)로 글씨를 박는 전각기법에 몰두하는 중이다”며 “88세 때는 미수전(米壽展) 또한 가질 계획이고 기존의 기법에서 더 연구한 성과를 미수전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