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제명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하기로 의결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한 강제수사가 본격화하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여야 전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면서, 여야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당 중앙윤리위는 한 전 대표의 가족 연루 의혹이 불거진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심야 시간대인 이날 오전 1시 15분 "당헌·당규 및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제1·2호, 윤리규칙 제4·5·6조 위반을 이유로 제명에 처한다"고 공지했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으로, 당규에 명시된 징계 중 가장 강력한 처분에 해당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며 "국민·당원과 함께 이번 계엄도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또 "윤리위 결정은 이미 결론을 정하고 꿰맞춘 요식행위"라며 "재심 신청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기습 제명에 친한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장동혁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정면충돌한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내란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날 제명 결정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강성 당원들의 반발이 최고조에 이를 것을 고려해 같은 날 의결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등이 모인 '대안과 미래'는 "전직 당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을 심야에 기습적으로 한 것은 비겁하고 저열한 행위"라며 "당 분열 앞에 어떻게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거냐"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SNS에 "한 전 대표는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사안이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비판에 가세하는 한편, 사실상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사형 구형에는 침묵하면서 한동훈 당게 위반은 엄중 제명하는 게 부끄럽지 않냐"며 "대한민국보다 당원게시판이 더 중요한 가치라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도 김병기 의원 문제로 내홍을 겪으면서 연일 곤혹을 치르는 모습이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김 의원 자택 등 6곳을 약 7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김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 등 의혹 관련자 5명에 대한 출국도 금지했다. 압수수색 증거물 분석이 일단락되는 대로, 김 의원을 즉각 소환하겠단 방침이다.
사실상 강제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김 의원의 제명 문제 등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연일 격화할 전망이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명백한 증언과 증거들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음에도 김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망부석을 자처하며 제명 결정쯤은 아랑곳없이 버티고 있다"며 "민주당은 야당의 작은 의혹도 부풀려 가혹한 법치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기 진영의 힘 있는 인사에게는 한없이 무너지는 법치 기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