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임의진 시인의 광주 속살 순례기 ‘언저리와 변두리’ <1>] 충장로 우다방,…
우체부와 얽힌 얘기는 우리들 유년 시절 빼놓을 수 없는 레퍼토리. 가슴에 사랑이라는 단꽃이 필 때쯤 “한 장 말고 두 장이요” 우표를 붙인 연애편지로 그리움 반 보고픔 반 나누지 않은 이가 어디 있으랴. 우체부가 가져온 세상의 모든 소식이나 소문은 마을을 통째 달구기도 했었다. 산업의 발달에 맞춰 전화기, 라디오, 텔레비전이 속속 들어오고 요샌 손전화기에 인터넷 메일 시대. 우체부의 느리디느린 빨강 자전거 배달 대신 총알 배송 택배의 시대가 되었다. 우리 모두 은행 아니고 ‘은행알’을 털 때 우체부는 빨간 우체통을 도맡아 털었지. 길 가다 발에 챌 정도로 많던 우체통도 보기 힘들어졌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갸우뚱하다 우체통에 쓰레기를 집어넣는 녀석들도 있다덩만. 지난달 꾹꾹 눌러쓴 연필 글씨로 화가 임옥상 샘이 손편지를 보내주셨어. “오미크론, 대선, 우크라이나 전쟁, 울진 산불... 참으로 수상한 시절입니다. 그럼에도 봄날은 오겠지요. 꽃은 피겠지요. 축복의 봄날 꽃그늘 아래 다정한 벗들과 아름다운 꿈꾸며 우정으로 흠뻑 취하고 싶습니다...” 답을 못하고 있다가 신보 음반이 나와설랑 챙겨 보내드리고자 아랫동네 수북우체국에 들렀는데, 마침 점심시간. 아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