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28일 아침, 창원지역 주요 버스 정류장에서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벌어진 배차간격에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의창구청 앞 버스정류장(의창스포츠센터 방면). 출근을 위해 마산회원구 양덕동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곽미정(49)씨는 “재작년에도 파업을 경험해서 일부러 더 일찍 나왔다”며 “재작년엔 임차 택시라도 많이 다녔는데, 이번엔 한 대도 안 다닌다.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버스를 기다리다 등교 시간을 맞추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학생도 다수 눈에 띄었다. 오전 7시 30분께 의창구청 앞에서 만난 경남관광고등학교 권남우(18) 군은 “소답동에서 오전 7시에 출발했다”며 “8시 40분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걸어서 2시간 거리라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복을 입고 안전모는 쓰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타는 학생들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전동킥보드는 만 16세 이상인 사람이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소지하고 안전모를 착용해야만 탈 수 있다.
반대편 정류장 상황도 마찬가지. 봉림고등학교 3학년인 자녀의 등교를 위해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53)씨는 “택시를 불러도 배차에 실패했다고만 한다”며 “등교뿐 아니라 하교할 때도 학원도 가야 하는데 파업이 길어질까 걱정이 크다. 빨리 합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성산구 상남사거리 인근 대동백화점 버스정류장(도계 방면)에는 20여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벽면에 부착된 비상운행시간표를 반복해서 살펴보고 있었다. 전방 유리에 버스 번호가 적힌 종이가 붙은 전세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올 때마다 이목이 집중됐다.
마산공업고등학교 3학년 남기현(17) 군은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벌써 30분 정도 기다렸다”며 “버스가 언제 올지 알 수 없으니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파업을 인지한 시민도 있었다. 김모(68)씨는 “오늘 파업하는 줄 모르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나왔는데 지각할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렸다. 이내 ‘임차택시’ 깃발을 단 택시 한 대가 정류장에 들어오자 김씨는 “저거라도 타야겠다”며 대기 중이던 3명과 함께 택시에 올랐다.
앞서 창원시내버스협의회와 창원시내버스노조는 이날 새벽 3시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파업은 시내버스 9개사 버스기사 1600여명이 동참한다. 창원시는 파업 영향으로 전체 시내버스의 95% 상당에 달하는 669대가 멈춰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세버스 170대(40개 노선), 시 소유 관용 버스 10대를 긴급 투입한다. 또 읍면지역과 도심 지역에 임차 택시도 각각 150대, 180대씩 투입한다. 전세버스와 관용버스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임차택시 요금은 1000원이다.
비상수송대책과 관련한 사항은 안내 콜센터(☎055-225-3000, 오전 6시∼오후 10시)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