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오늘을 살아내는 사회인에게 평화의 시간을 전하는 전시가 열렸다. 오는 21일까지 전주 평화의전당 보두네홀에서 개최되는 사진작가 박종권이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이 바로 그것. 이번 전시는 2007년부터 이어온 사진 인연의 기록이다. 박 작가는 천주교 전주교구 산하 장애인 단체 ‘하나회’와 ‘무지개가족’, 장수·김제 다문화센터를 통해 만난 장애인과 다문화가족을 오랜 시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것은 어려움보다 먼저 피어나는 미소였다. 불편함을 감사로 승화시키는 장애인들의 미소, 낯선 문화와 외로움 속에서도 일상을 살아가는 다문화가족의 맑은 표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평화의 시간을 건넨다. 전시장에는 이들과 함께 묵묵히 헌신해 온 봉사자들의 미소, 그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어린이들의 웃음이 담긴 가족 사진도 함께 걸린다. 모든 작품은 전통 한지에 인화한 뒤 전통 표구로 족자 형태로 제작돼, 사진이 지닌 따뜻한 시선에 한국적 미감을 더했다. 특히 전시 마지막 날에는 사진 속 주인공들을 모두 초대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고, 전시된 작품을 직접 선물하는 뜻깊은 행사도 예정돼 의미를 더한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미소로 피어난 존재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지난 28일 전주 더메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33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수상자와 문화예술계 인사, 예향도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지역문화 발전에 헌신해온 이들을 축하했다. 올해 문학 부문은 박동수 수필가(전주대 명예교수), 미술 부문은 황호철 한국화가(전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음악 부문은 오정선 피아니스트(전주교육대 강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 분야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창작지원비 2000만 원이 전달됐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전북 중·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 입상작 전시도 마련됐다. 청소년들의 창작 역량을 살피고 지역 미술 저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33회를 맞은 목정문화상은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목표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주관한다. 1993년부터 문학·미술·음악 3개 부문을 대상으로 전북 향토문화 진흥에 기여한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 왔으며, 올해까지 누적 수상자는 98명에 이른다. 김홍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을 열어가는 길에 재단
온화한 미소와 자근자근한 주름이 어우러진 그의 얼굴에는 오랜 창작의 시간이 배어 있었다. 투박하고 거친 손끝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그 안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살아 있었다. 희끗한 머리칼이 세월을 말해주었지만, 눈빛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정으로 반짝였다. 프랑스에서 다수의 대형 전시를 선보여온 중견 작가 피에르 파브르(64)가 한국 전통 한지의 매력에 이끌려 전주를 찾았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83년 파리 페닝헨대학교를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연(凧) 예술가로 활동했다. 이후 파리 그랑팔레에서 첫 연 시리즈를 선보인 후, 2000년대부터는 바람·빛·중력 등 자연의 힘을 매개로 한 대형 키네틱(kinetic) 설치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업은 가벼운 직물을 바람에 맡겨 공간을 춤추게 하는 방식으로, ‘움직임과 공간’이라는 테마 아래 프랑스 전역의 야외미술 프로젝트로 발전해 왔다. 세상의 거의 모든 종이를 작품 재료로 다뤄온 그가 한지에 매료된 결정적 이유는 다른 종이와 달리 ‘천연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종이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1990년대부터 연을 만들며 자연과 바람, 예술의 관계를 탐구했다”며 “
국내 재즈계의 젊은 피아니스트 강재훈이 첫 리더작 앨범 ‘Mean What You Say’를 발표하며 전국 투어에 나선다. 데뷔 이후 다양한 무대에서 가능성을 증명해 온 그는 이번 투어를 통해 비로소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집약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전주 공연은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더바인홀에서 열리며, 신예 피아니스트의 섬세하고 단단한 사운드를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강재훈 트리오는 이번 무대에서 새 앨범 전곡을 중심으로 담백하면서도 밀도 높은 연주를 펼친다. 공연의 주축이 될 앨범에는 총 10곡이 실려 있으며, ‘It’s De Lovely’, ‘Shadow of Your Smile’ 등 재즈 팬들에게 친숙한 스탠더드 넘버와 함께 강재훈의 자작곡 4곡이 포함됐다. 특히 그의 곡들은 전통 재즈의 뿌리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스윙과 즉흥연주의 매력, 발라드의 서정과 업템포 곡의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이번 공연은 재즈의 전통성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재훈은 줄리아드 음대와 버클리 음대에서 수학하며 이론과 실기를 두루 갖춘 연주자다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건강한 아침 문화가 전주에 상륙했다. 커피와 러닝,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 ‘커피 레이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이 문화는 밤의 클럽 문화를 대신해 아침에 건강하고 활기차게 즐길 수 있는 음악 축제로, 청년들의 새로운 일상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21일 전주시 완산구 피덴스커피에서 ‘피덴스 커피 레이브(FIDENS COFFEE RAVE)’가 열린다. 행사는 아침 러닝으로 몸을 깨운 뒤 카페에 모여 DJ의 음악과 함께 커피를 즐기는 신개념 모닝 이벤트다. 현장에는 DJ 캐시트레이(CASHTRAY)가 참여해 135BPM의 비트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135BPM은 운동 시 최적의 심박수와 맞닿아 있어, 음악과 러닝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기획됐다. 홍규택 피덴스커피 대표는 “처음엔 러닝의 장점을 알리고 싶어 음료 할인 이벤트만 진행했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커피 레이브로 확장하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한 마케팅에서 출발했지만, 그의 고민도 담겨 있다. 그는 “쉼 없이 일하며 몇 년을 달려오며, 더 행복하게 일할 방법을 고민하다 시작했다”며 “작은
다음 달 13~17일 열리는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전통의 원형을 만날 공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는 ‘본향의 메아리(echoes from the homeland)’를 주제로 축제 기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일대에서 닷새간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음악, 월드뮤직, 클래식, 대중음악, 어린이 프로그램 등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이 가운데 전통음악의 원형과 깊이를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무대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무대는 ‘판소리 다섯바탕’이다. 소리축제의 대표 브랜딩 공연으로, 개막일부터 마지막날까지 매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개막일인 13일에는 남상일 명창이 ‘수궁가’를, 14일에는 이난초 명창의 ‘흥보가’, 15일 윤진철 명창의 ‘적벽가’, 16일 염경애 명창의 ‘춘향가’, 17일 김주리 명창의 ‘심청가’가 무대에 오른다. 각 명창의 유파와 소리의 깊이를 비교하며 판소리의 정수를 음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즉흥과 질서가 공존하는 산조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산조의 밤’도 준비됐다. 다음 달 15일 오후 4시 30분 소리전
올해로 제51회차를 맞은 전주대사습놀이는 단지 ‘국악 경연대회’라는 틀에 가두기엔 그 역사와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소리의 고장’이라 불리는 전주에서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이 무대는 전통예술의 계승, 공정한 경쟁, 그리고 전통 예인들의 꿈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본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전주대사습놀이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자 한다. 무대를 지켜온 명인들, 전통예술의 제도권 현장, 그 안에서 소리를 잇고자 애쓰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 차례에 걸쳐 돌아봤다. <편집자 주> 오정숙·조상현·성우향·성창순·이일주·최난주·최승희·조통달·김일구·전정민·김영자. 이름 석 자만으로도 국악계의 권위를 드러내는 이 명창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자로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1975년 ‘국악 진흥과 전통 계승’을 목적으로 부활한 전주대사습놀이는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국내 최고 권위의 전통예술 경연대회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 역시 판소리 명창부, 농악부, 무용 명인부, 민요 명인부, 고법 명고부, 가야금병창 명인부, 기악부, 무용 일반부, 판소리 일반부, 시조부, 무용 전공부, 고법 일반부, 궁도부 등 총
전북특별자치도의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축제가 열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사)한국이벤트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소리전당 놀이만당에서 ‘2025 전북 All Festa(올페스타)’를 개최하는 것. 올해로 4회째를 맞은 ‘2025 전북 올페스타’는 지난해보다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 콘텐츠로 돌아왔다. 도민들에게 더욱 새롭고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에는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북 All Festa 콘서트’, ‘소리버스킹’, ‘EDM 댄스 NIGHT' 등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또 다문화가족과 해외 유학생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다문화 All Stage', '전북도민 힐링콘서트’,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하나 되는 ‘패럴림픽 기원: 하모니콘서트’ 등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행사를 찾은 도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대항: 오징어게임’, ‘레이저 서바이벌’과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부터 아트 프리마켓, VR체험버스, 어린이 놀이기구 등 상시 운영 프로그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와 국립극장이 공개 오디션을 열고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소리드라마 심청’의 주인공을 찾는다. ‘소리드라마 심청’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국립극장 전속 단체 국립창극단이 공동 제작하는 작품이다. 오는 8월 13일과 14일 2025 소리축제의 개막 공연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9월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초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심청’과 ‘노파심청’, ‘심봉사’ 역으로 열연할 배우를 각각 선발한다. 세 배역 모두 더블 케스트로 구성되며, 각 배역의 다른 한 명은 국립창극단 단원 중에서 캐스팅된다. 최종 선발된 배우는 국립창극단 단원과 나란히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게 된다. 오디션 지원 접수 기간은 다음 달 2일까지며, 1차 서류 심사 합격자에 한해 같은 달 10일 2차 실기 심사가 진행된다. 오디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전주세계소리축제 홈페이지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신작 ‘소리드라마 심청’은 원전 곳곳에 녹아든 고정관념을 뒤엎고, 주인공 ‘심청’을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와 힘을 가지지 못한 채 억압당했던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그려내는 등 이전과는 전혀
‘문화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첫 번째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가 5일 전주에서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는 국회 김윤덕 의원실과 전주시의회 김세혁·장병익 의원의 기획으로 마련됐다. 이날 전북에서 활동 중인 청년 예술인 20여 명,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주시 황권주 문화제육관광국장 및 이영숙 문화정책과장이 참석했다. 간담회의 주요 의제는 문체부의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3대 추진전략’ 발표 후속 조치로, 지역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들의 현실적 고민과 문제점 등을 개선할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청년 예술인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우리 청년들은 계속해서 희망을 꿈꾸고 있다”며 “예술이라는 분야의 다양성을 뒷받침하고 문화예술 인력의 육성체계를 탄탄히 하기 위해 오늘 같은 간담회가 단발성이 아닌, 수시적이고 상시로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오늘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김윤덕 의원실, 전주시와 함께 정책연구를 진행해 ‘지역 청년들의 문화예술활동 진흥 및 활성화 방안(가칭)’에 대한 연구자료를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김윤덕 의원은 지난 연말부터 박보균 문체부 장관과 함께 전주를 첫 지역 현장으로 시찰하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