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바꾸어놓은 풍경은 확실히 보였다. '수학여행' 없는 3년에 50년 역사의 숙박단지는 맥을 잃어가는 듯했다. 불국사숙박단지의 중심 불국사우체국 주변 상가는 해가 져도 일부 상점만 조명을 밝히고 있었다. 2017년부터 이곳에 자리잡은 신촌서당 운영자 김용진 씨는 코로나라는 악재가 있지만, 그로 인해 다시 새로워지는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신촌서당 바로 옆에 있던 30년 역사의 '고도슈퍼'도 '골방책방'으로 이름을 바꿔달았던 터였다. 신촌서당은 책방 기능을 하는 '골방책방'과 함께 '문화공작소' 역할을 맡고 있었다. 문화잡지 월간 '싱클레어' 편집장이기도 한 김 씨는 2014년 이화여대 앞에서 서당을 열어 3년 동안 운영했다. 전국 263개 신촌(新村)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신촌을 떠나 경주에 자리잡게 된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그는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였다. 그가 경주에 들렀을 때 마침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다. 운동회만 구경하고 가려던 그의 가족을 이곳 주민들은 환대했다. 맥주와 수육을 나눠 먹으며 함께 줄다리기도 했다. 맑은 공기와 여유로운 주변 분위기, 도시와 농촌의 모습이 적
봉산문화회관이 올해 '예술의 다원성과 가치 발견'에 초점을 맞춘 전시·공연들을 선보인다. 위치가 대구 시내라 접근성이 좋은 지리적 장점을 살리는 한편, 다양한 구조의 전시실과 극장에 특화된 문화예술 플랫폼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아트스페이스에서 장소특정 공모 기획전시인 '유리상자-아트스타'를 선보인다. 올해 ▷장용선(1월 14일~3월 27일) ▷김서울(4월 15일~6월 26일) ▷반주영(7월 15일~9월 25일) ▷장하윤(10월 14일~12월 25일) 등 작가 4명의 설치작업을 볼 수 있다. 4월에는 '2023 유리상자-아트스타' 공모를 새롭게 진행한다. 4전시실에서 열리는 기획전 '기억공작소'는 ▷정정엽(2월 16일~4월 24일) ▷신기운(5월 11일~7월 10일) ▷민성홍(7월 27일~10월 2일) ▷박병구(10월 20일~12월 15일) 작가의 전시가 이어진다. 또한 19일까지 열리는 '또 다른 가능성-체현된 풍경전'을 통해서는 김상우, 장기영, 김찬주, 류채민, 신준민, 김소라 등 6명의 지역 작가가 펼치는 서로 다른 시각적 경험의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유리상자 출신 작가를 재조명하는 '2022 GAP전'에는 김윤경·박보정, 이규홍, 이선희·정연
옛 대전형무소 우물이 지역 첫 등록문화재가 된다. 대전시는 6일 '옛 대전형무소 우물'을 지역 등록문화재로 등록하겠다고 예고했다. 대전형무소 우물은 취사장 우물로 사용하던 것으로, 6·25 전쟁 당시 민간인 시신을 수장한 곳으로 전해진다. 문화재 등록조사와 심의에 참여한 김상기 충남대 명예교수는 "대전형무소 우물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애국지사가 투옥됐던 형무소 내 가장 오래된 흔적인 동시에 거의 유일한 흔적"이라며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비춰볼 때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역사관장도 "모두 철거되지 않고 일부라도 보존됐더라면 사적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는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라며 "아쉬움이 크지만 뒤늦게 우물이라도 문화재로 등록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옛 대전형무소 우물의 문화재 등록 예고기간은 30일이며, 이후 접수된 의견들을 정리해 문화재위원회를 거쳐 최종 등록 고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2020년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지방자치단체에도 문화재 등록 권한이 생기면서 대전시는 지역에서 역사성·상징성이 큰 문화재 5건을 선정해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등록 예고한 대전형무소 우물 외에도
독일 바이에른 주의 두번째 도시인 뉘른베르크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수백년의 세월이 묻어나는 성당에서 부터 빛바랜 성벽,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하, 그리고 세계 최대의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살아 있는’ 테마파크다. 특히 나치 전당 대회가 열렸던 어두운 과거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공습을 받기도 했지만 전후 50여 년간 옛 모습을 복원한 덕분에 유럽의 고도(古都)가 됐다. 이처럼 성벽을 경계로 과거와 현재가 드라마틱하게 공존하고 있는 모습은 뉘른베르크만의 매력이다. 그중에서도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알브레이트 뒤러의 집(뒤러하우스)과 독일의 역사를 집대성한 국립게르만 박물관은 예술의 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뉘르베르크 중앙역에서 빠져 나와 시내쪽으로 걸어가자 거대한 형상의 돌탑이 눈에 띈다. 영어로 ‘왕의 문’(King’s Gate)을 의미하는 쾨니히(Koenigstor)이다. 머리가 두 개 달린 독수리 문장이 새겨진 쾨니히는 멀리서 보면 타워이지만 구시가지로 들어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문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역 앞 횡단보도를 건나 쾨니히를 통과하자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크고 작은 수제품 가게들이 즐
미술관을 찾는 즐거움은 여러가지다. 물론 멋진 전시회를 관람하는 게 가장 우선일 테지만, 예술의 형기가 흐르는 카페에서 차 한잔 하는 것, 마음에 드는 아트 상품을 구경하고 구입하는 것도 미술관을 즐기는 법 중 하나다. 아트상품은 전시장에서 작품으로 마주했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지난해 봄 문을 연 광양의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이 아트숍 운영을 시작했다. 직영으로 운영되는 아트숍에서는 개관 기념전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손재형 전’, ‘고귀한 시간 위대한 선물’ 등 5개 기획전의 전시도록을 비롯해 미술관 소장품과 연계한 10여 종의 아트 상품이 판매된다. 상품은 이건희 컬렉션 기증작품 중 김환기·천경자·박대성·유영국의 작품을 활용해 제작한 엽서, 패브릭 포스터, 마그넷, 유리컵 4종과 미술관 로고가 각인된 다양한 문구류와 생활용품, 줄리안 오피의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에코백 등이다.특히 패브릭 포스터는 인테리어 소품뿐만 아니라 스카프와 같은 액세서리로도 활용 가능한 재질로 제작해 일상에 미술 작품을 녹여낸다는 의미를 담았다.제작에 활용된 작품은 김환기의 ‘무제’, 천경자의 ‘화혼’, 박대성의 ‘일출봉’, 유영국의 ‘무제’, 줄리
군산시가 골목상권 활성화 및 먹거리 관광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짬뽕 특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군산시에 따르면 시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군산짬뽕’을 특화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근대역사박물관 인근 동령길을 선정해 조성 중이다.지난 2018년부터 짬뽕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0억 40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현재 기존 업소 2개소, 신규 입점업소 4개소 등 총 6개소가 짬뽕특화거리에서 성업 중이다. 이곳은 빈해원과 홍영장을 비롯해 과거 인기를 끌었던 만춘향 등 중국 화교들이 짬뽕 음식점을 운영해온 거리다.시는 군산짬뽕을 형상화한 조형물 설치를 시작으로 환경정비 공사 시행, 관광 맛지도 제작·홍보, TV 방송, 짬뽕 페스티벌 개최 등 짬뽕 특화사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또 짬뽕특화거리 활성화 지원 조례제정 및 재정지원 기준을 마련해 신규입점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시는 짬뽕 특화거리 내 입점업소에 한해 재정지원 사업(임대료 및 식자재 구입비) 및 신규 입점업소에는 시설비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문다해 군산시 위생행정과장은 “올해 짬뽕특화거리 전선지중화 사업(500m)추진을 위한 사업비 확보로 깨끗한 거
'디아스포라의 도시' 인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이민 120주년을 기념한 사업이 올해 풍성하게 진행된다. 전 세계 한인회장이 참석하는 세계한인의날 기념 행사가 인천에서 열리고 우리나라 이민사를 다룬 전시회 개최와 학술도서 발간, 관련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진다.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이민이 시작된 도시다. 120년 전인 1902년 12월 22일 121명의 한국인이 제물포항을 출발해 일본을 거쳐 하와이로 떠났다. 제물포를 떠난 사람들 가운데는 인천 사람들도 많았다. 하와이에 도착한 이들은 적은 임금을 받고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다. 인천은 개항과 함께 외국인과 근대 문물이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간 통로이기도 했다. 인천이 디아스포라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10월 송도서 '한국 이민사 기념행사' 이민사박물관 '디아스포라 사진전' 학술도서 발간·토크 콘서트 개최 이와 관련 올해 인천시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인천시는 '한국 이민사 120년 기념행사'를 세계 한인의 날인 10월 5일을 전후해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한다.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코리안 페스티벌'과 함께 열리는 행사로 '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가 1월 중 역대치를 기록했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15만21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만7425명보다 146.5% 증가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3만7000명 이상의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110만4438명, 2019년 102만4130명보다 4.3%, 12.5% 각각 증가한 것으로 역대 1월 내국인 방문객 중 최대치다. 해외여행에 나가지 못한 내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선 공급석도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며 국적 항공사들은 제주기점 등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공급석은 3109만7152석으로 전년 2643만9137석보다 17.6% 늘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억눌려 왔던 여행심리가 폭발하는 등 다양한 요인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제주 관광 수요
산림 문화를 선도하는 전라북도산림박물관(소장 허태영, 이하 산림박물관)이 오는 4월 3일까지 2022 겨울 특별 기획전 ‘궁금한 야생동물-박제’를 개최한다. 산림박물관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배경으로 여러 연구 자료를 수집, 발굴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이번 전시는 산림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야생동물 전시로, 산림박물관이 지난 20여 년 동안 수집한 소장품이기도 하다. 현재 산림박물관은 총 380여 점의 박제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종 60점을 전시한다. 독수리, 부엉이, 잿빛 개구리, 뜸부기, 참매, 수달, 담비, 반달가슴곰 등 천연기념물 19점과 그 외 표범, 호랑이 등이 전시된다. 전시를 통해 산림박물관의 역할과 기능을 알리고, 동시에 색다른 볼거리와 흥미를 선물한다. 허태영 소장은 “산림의 중요 부분이지만, 사라져 가고 있는 야생동물을 보면서 우리의 환경 의식을 점검하고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라북도산림박물관은 계절에 따라 특별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북 순창군에 위치해 주변에 내장산, 백양사, 장승촌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 것으로
대구지방보훈청(청장 장정교)은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을 2월의 우리지역 현충시설로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2월 대구에서 시작된 국권회복운동으로 전 국민이 합심하여 일본에 대한 국채를 갚아 경제적으로 독립하자는 경제 자주권 회복운동이었다. 당시 대구에서 국채보상기성회가 조직되어 전국 각지로 확대되어 실시되었으나 결국 일제와 일진회의 방해로 좌절됐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전 국민이 자발적인 애국정신을 결집한 주권회복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을 재조명하고 그 정신을 후세에 계승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1년 9월 건립됐으며, 2012년 5월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받았다. 기념관의 제1전시실은 국채보상운동의 시작과 전개에 관한 기록을, 그리고 제2전시실은 그 결말과 의의에 관한 내용을, 마지막으로 특별전시실은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관한 컨텐츠들을 담고 있다. 기념관에서는 이외에도 국채보상운동 선양사업과 교육사업, 스마트 국채보상운동기념관 구축사업 등 국채보상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지방보훈청에서는 국채보상운동 및 독립운동가․독립운동 유적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