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반도체를 넘어 광통신 업종으로 확산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단기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마 중심의 과열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경고도 동시에 제기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에서 광통신 관련주는 새로운 AI 수혜주로 부각되며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센터 고도화와 초고속 네트워크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되면서 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일부 종목은 연초 대비 수배 이상 상승하며 상한가 랠리를 기록했다. 광통신 모듈기업 '빛과전자'는 지난 14일 전 거래일 대비 29.88(1470원) 오른 63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거래가 정지됐음에도 재개 직후 바로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빛과전자는 3개월간 무려 주가가 397.9% 상승하기도 했다.
빛샘전자도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3개월간 주가가 272.6% 상승했다. 이밖에 대한광통신(492.1%), 티엠씨(130.71%) 등도 같은 기간 주가가 급등했다.
최근 한 달 동안 무려 700% 넘게 폭등한 종목도 있었다. 광통신 부품 개발기업 '우리로'는 지난 한 달간 1640원에서 1만4200원으로 765.9%가 뛰었다. 같은 기간 광전자도 2050원에서 1만7780원으로 767.3% 급등했다.
광통신은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기 신호 방식은 AI 시대의 폭증하는 데이터양을 감당하기에 속도와 전력 효율 면에서 한계가 뚜렷한 반면, 광통신은 전기 신호를 광신호로 변환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광섬유 기반 데이터 전송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광통신을 '미래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언급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성능 GPU 중심의 AI 연산 환경에서 데이터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속 광통신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관련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광통신이 주목받으면서 미국 광통신주를 주로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도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미국 광통신 및 네트워크 분야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AI광통신네트워크' ETF를 상장했다. 해당 ETF는 엔비디아가 투자한 루멘텀과 코히런트를 비롯해, 광학 기술 및 데이터 전송 장비를 생산하는 코닝, 노키아 등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급등세를 두고 전형적인 테마주 과열 양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인 실적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AI'라는 키워드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관련 종목을 잇달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며 과열 진정에 나섰다. 우리로(3월 26일)와 빛과전자(4월 13일)는 1일간, 광전자(4월 10일, 14일)는 2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대한광통신은 지난 13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다. 광통신 업종 내 상당수 기업이 아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대한광통신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200억 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2.88%에서 -15.35%로 악화됐다. 우리로 역시 3년째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통신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 자체는 유효하지만, 단기 주가 흐름은 과도한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 차가 존재하는 만큼, 단기 급등 구간에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AI 관련 테마에 편승하기보다는 수주 구조, 기술력, 고객사 기반 등을 면밀히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시장의 기대와 기업의 실제 가치 간 괴리가 커질수록 조정 위험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