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우리나라 인기 애니메이션이 디지털로 되살아났다. 애니메이션의 명작을 다시 만나는 ‘한국 애니메이션 디지털 복원작 특별 상영’이 25일부터 29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개최된다. 영화의전당과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영상자료원이 SR 기법(해상도가 낮은 이미지를 딥 러닝 기반의 AI 알고리즘을 통해 고해상도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거쳐 복원한 작품 등 13편을 무료로 선보인다. 다시 태어난 애니메이션을 스크린으로 만나는 이번 특별전은 추억과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의전당 측은 “특히 ‘콩쥐 팥쥐’와 ‘아기 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은 필름에서 디지털 4K 심화 복원을 거쳐 확연히 향상된 화질로 관객들과 만난다”고 설명했다. 인형의 표정과 움직임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콩쥐 팥쥐’(1977) 외에도 우주선을 타고 모험을 떠나는 ‘별나라 삼총사’(1979), 기술의 왜곡된 발전에 대한 경계를 이야기하는 ‘삼총사 타임머신 001’(1979)이 상영된다. 쥘 베른의 <15소년 표류기>의 이야기 구조를 차용한 작품으로,
수창청춘맨숀이 3월 '수창청춘극장'에 참여할 공연예술가를 29일(토)까지 공개 모집 중이다. 수창청춘극장은 수창청춘맨숀의 전시공간, 복도, 지하실뿐만 아니라 외부 테라스, 옥상, 다목적마당 등의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개방형 공연이다. 화려한 무대나 조명 없이 실험적인 형태로 진행되며,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되고 무대가 반전되는 재미도 있다. 또한 수창청춘맨숀은 여러 장르 간 컬래버레이션(공동 작업)을 지원해 청년예술가들이 창작 역량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수창청춘극장 참여 모집대상은 공고일 기준 만 39세 이하의 청년예술가 4명(팀 단위 지원 가능)이며, 모집분야는 음악, 무용, 연극,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예술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분야다. 선정된 예술가는 오는 3월 매주 토요일 수창청춘맨숀에서 공연을 펼치게 된다. 수창청춘맨숀은 선정된 예술가에게 소정의 창작지원금과 음향, 홍보, 아카이브 작업을 지원한다. 공모 지원을 희망하는 청년예술가는 수창청춘맨숀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류를 내려받아 오는 29일 저녁 6시까지 이메일(suchang1946@naver.com)로 제출하면 된다. 선정 결과 발표는 2월 4일이다.
경북 상주의 고대 국가인 사벌국 중심지로 추정되는 사벌국면에서 선사시대 바위구멍 유적이 무더기로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위구멍 유적은 암각 문화의 바위그림 일종으로 바위에 홈을 파고 특별한 소원을 빌며 주술적인 행위의 흔적으로 나타난 구멍을 홈구멍(性穴, 星穴), 알구멍, 알바위로 부르고, 이를 통틀어 바위구멍 유적이라고 한다. 23일 상주역사공간연구소가 공개한 이 바위구멍 유적은 사벌국면 금흔리 속칭 '사벌왕골'에서 발견됐다. 지형이 삼태기 모양이며 병성천과 병풍산, 낙동강이 한눈에 전망된다. 이 계곡 가장 높은 부분에는 높이 3m 정도의 암벽이 솟아 있는데 바위구멍은 정상부에 조성돼 있다. 폭 0.4~1.3m, 길이 11.5m의 평평한 바위 면에 지름 3~14㎝, 깊이 7㎝ 이내의 125개 구멍을 조성했다. 주변에는 5개의 암반과 바위에서도 49개의 구멍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김상호 상주역사공간연구소 대표는 "바위구멍 유적은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이어져 온 암각문화이며 지역 곳곳에 남아 있으나 체계적으로 조사되지 않았고 근래에 낙동강변의 물량리 암각화와 윷판 암각화 등 암각문화의 흔적이 확인되면서부터 학계에 관심을 받고있는 유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최대 규모 신전으로 꼽히는 룩소르 라메세움 신전의 붕괴된 탑문을 한국 정부가 복원한다. 문화재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국가유물최고위원회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국 간 문화유산 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모스타파 와지리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20일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에서 열린 양국 문화유산 분야 고위급 회담에서 라메세움 신전 복원과 발굴되지 않은 '투트모세 4세 신전' 조사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이집트 국가유물최고위원회는 고고학 조사·발굴과 유물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차관급 정부 기관이다. 라메세움 신전은 나일강 서쪽에 있는 이집트 왕 람세스 2세의 신전으로 일부 유적만 전한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지원을 통해 1990년부터 발굴조사와 유물 복원이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 등을 보수한 경험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인적 자원, 정보통신(ICT) 기술을 활용해 2023년부터 라메세움 신전 탑문 전체를 복원하고 진입로를 정비할 계획이다. 또 이집트박물관, 콥트박물관, 이슬람예술박물관, 고고연구센터 등 이집트에 있는 박물관·연구소 6곳이 소장한 유물을 디지털 기술
신라 제38대 원성왕 때의 일이다. 벽골제가 축조된 지 오랜 시일이 지나 보수를 해야 할 시기였다. 당시 김제를 관할하던 태수에게는 단야라는 딸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토목기술자인 원덕랑이 김제에 도착한다. 멀리서 그를 지켜보던 단야는 이내 원덕랑을 흠모하기에 이른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 앞에는 늘 난관이 자리하고 있는 법. 당시 벽골제 인근 지역에서는 하나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었는데, 대규모 공사를 앞두고는 반드시 용이 사는 계곡에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 무렵 원덕랑의 약혼녀 월내가 김제 벽골제에 당도했다는 소문이 돈다. 태수는 자신의 딸 단야가 원덕랑을 못 잊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계략을 세운다. 월내를 붙잡아 제물로 바쳐야겠다는 계책이었다. 그러고 나면 공사도 큰 어려움 없이 끝날 테고 딸의 사랑도 이루어질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단야는 아버지의 음모를 알아채고 만다. 마음이 비단이었던 그녀는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되는 길을 택한다. 그것만이 아버지의 살인을 멈추게 하고, 원덕랑과 월내의 사랑도 지켜줄 수 있었다. 결국 단야의 희생으로 벽골제 보수 공사는 무사히 끝난다. 벽골제 제방에 올라선다. 끝 간 데 없이 들이 펼쳐
대한민국에 ‘국악’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화제가 된 ‘조선판스타’나 ‘풍류대장’ 등 국악 프로그램에서는 김산옥 등 스타들이 배출됐고, 퓨전 국악과 크로스오버 곡은 유튜브에서 수백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이 국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작돼 눈길을 끈다. 전래놀이 노래 등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으며, 초등학생을 위한 국악교육프로그램, 구연동화극에 국악을 접목한 공연 등도 열린다. 전남도립국악단(예술감독 류형선)은 코로나 19로 집콕에 지친 영·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겨울국악동요’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남도립국악단이 동요를 국악으로 편곡,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는 27일 전래놀이 노래 ‘냇물이 꽁꽁’을 시작으로, 남극펭귄 대합창 ‘룰루랄라 뽕뽕뽕’, 소꿉놀이 노래 ‘꼬방꼬방’ 등 3편의 영상이 전남도립국악단 공식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냇물이 꽁꽁’은 썰매 탈 때 즐겨 부르던 전래동요 노랫말에 새로운 가락을 덧입힌 곡으로, 전남도립국악단 창악부 단원들의 익살스러운 랩(Rap) 스타일의 판소리 ‘아니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이어 내달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아시아문화전당재단의 초대 이사장과 초대 사장에 지역이 인정할 수 없는 비전문가를 임명하면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아시아문화전당의 초대 전당장 선임 또한 ‘전당재단의 엉터리 인사’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 개정안에 따라 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 통합돼 문화전당이 새롭게 출범한 시점에서 조직을 이끌 수장의 선임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문화전당은 지난 2015년 개관 이후 현재까지 전당장을 단 한 차례도 선임하지 못한 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로 인해 ‘국내 최대 융복합 문화기관’이라는 허울 좋은 수사만 남았을 뿐, 문화전당 정상화와 활성화는 요원한 상황이었다. 그만큼 신임 전당장 인사는 문화전당의 안정적인 조직 기반 구축과 실직적인 위상 회복, 안정적인 운영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당초 전당장 인사는 지난해 11월 중순 인사혁신처가 임용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 절차를 마무리하고 문체부가 이들 후보에 대한 신원조회 및 역량 검증에 돌입하면서 늦어도 12월 말께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새해들어서는 전당재단 초대 이사장과 초대 사장 등 경영진 인
오는 봄 예술의 도시 통영이 미술과 음악, 미디어아트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예술 작품으로 물든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은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오는 3월18일부터 5월8일까지 52일간 통영시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통영; 섬·바람(THE SEA, THE SEEDS)’을 주제로 통영 일대와 한산도, 사량도, 연화도 등에서 펼쳐질 이번 행사는 섬을 매개로 한 국내 최초의 통합형 트리엔날레다. 트리엔날레는 3년마다 열리는 국제예술제를 뜻한다. 11개국 35팀이 주제전에 참여해 미술과 음악, 미디어아트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강석주 통영시장은 “올해 처음 개막을 앞두고 있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통영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담아 시작하는 국제예술행사”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예술적 DNA를 자랑하는 통영이 다시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지인 통영국제트리엔날레추진단장과 다니엘 카펠리앙 국제커미셔너, 조혜영 큐레이터 등이 참석해 통영국제트리엔날레에 대한 기획의도와 전시 설명을 진행했다. 김지인 단장은 “통영
대게·닭강정 사러 관광객 긴 줄 물곰·갑오징어·열갱이·골뱅이 펄펄뛰는 수산물 입맛 사로잡아 北실향민이 고향 그리며 만든 함흥냉면·함경도 아바이순대 지역 대표 먹거리로 자리 잡아 보고 싶은 얼굴이 잔뜩 있는 그리운 곳. 삶에 지칠 때마다 생각나고, 한달음에 달려가면 팔을 크게 벌려 반겨주는 그곳, 고향. 6·25전쟁 중 북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은 며칠만 기다리면 내 고향에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속초의 모래사장에 머물렀다. 하루만, 잠시만 기다리면 될 줄 알았던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 70년이 넘게 흘렀다. 이들이 모여 살던 곳은 아바이 마을이 됐다. 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갯배를 타면 5분 안에 갈 수 있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이 있다. 그래서일까. 속초의 시장에는 애타는 그리움이 묻어 있다.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가족이 만들어주던 음식, 함께 먹던 가족이 생각나는 음식을 해 먹으면서 그리움을 달랬고 생계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팔았다. 시장 곳곳에는 함경도 지역 향토음식인 아바이순대와 곡식을 섞어 젓갈을 맘든 가자미식해를 찾아볼 수 있다. 함흥지역 국수의 자취를 품은 함흥냉면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인근에 자리해 있다. 전쟁 직후의 그림자가
함흥 출신 이섭봉씨 1951년에 처음 문 연 ‘함흥냉면옥' 강원도산 감자 손수 갈아 만든 감자 옹심이 ‘감나무집' 지역 명물 아바이·오징어순대 맛보고 싶다면 ‘장터순대' 반백년 경력 주인장의 찹쌀도너츠 맛 황홀 ‘코끼리 분식' 시장 메인거리 줄 서 먹는 ‘술빵'·‘새우튀김'도 강력 추천 # 함흥냉면옥=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다. 속초 회냉면은 특히 그렇다. 찰기 있는 면발에 빨갛게 양념된 명태 회를 한 점 얹어 입으로 쏙 넣으면 양념된 명태의 쫀득함과 고소함이 한입에 퍼지며 조화를 이룬다. 얼얼한 입 안으로 뜨끈한 육수를 후루룩 밀어 넣으면 온몸이 짜릿하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1·4 후퇴 이후 속초에 자리 잡은 실향민들에게도 이곳은 모진 타지살이를 잊게 해주는 뜨끈한 맛의 장소였으리라. 실제 이 식당 ‘함흥냉면옥'을 개업한 이섭봉씨는 함흥 출신 실향민으로, 1·4후퇴 당시 부산 생활을 거쳐 속초에 자리 잡게 된다. 개업이 1951년에 거쳐간 주방장만 70여명이라고 알려졌으니, 가히 한국 함흥냉면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올라가던 가자미는 1980년대부터 명태로 바뀌었지만 쫄깃한 면발과 쿰쿰한 생선의 구미 당기는 조화는 변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