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에 놓인 제주어 교육의 길잡이이자 토박이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사전이 나왔다. 강영봉 ㈔제주어연구소 이사장과 김순자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장이 펴낸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선정, 출판돼 의미를 더했다. ‘우리가 알아야 할 토박이 제주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제주어 소통에 있어서 꼭 필요한 제주어의 기초어휘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그 용례를 다각적으로 풀어낸 사전이다. 명사(신체, 가족, 천문, 지리, 의식주, 공간, 시간, 동식물),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등 다섯 개 품사에 따른 349개의 기초어휘를 뽑아 사전 형식으로 엮었다. 방언형으로 표제어를 제시, 표제어에 따라 기본 의미, 대응 표준어, 방언 분화형, 문헌 어휘, 어휘 설명, 용례, 관용 표현, 관련 어휘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풀어냈다. 특히 ‘용례’는 저자들이 참여했던 ‘지역어 조사 사업’, ‘제주어 구술 채록 사업’, ‘민족 생활어 조사 사업’ 등의 보고서에서 따왔기 때문에 입말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1000페이지가 넘는 사전 곳곳에 저자들이 제주어 자료를 채록·전사하고 원고를 쓰고 다듬었던
‘자연을 품다(回歸自然)’를 주제로 한 달간 전북을 묵향으로 물들인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이하 서예비엔날레)가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사)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개막일인 지난달 6일부터 폐막하는 이달 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서울한국미술관 등 31곳 전시장에서 모두 4만6977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비엔날레는 모두 20개국에서 3016명이 참여했다. 34개 행사로 구성됐으며,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원리와 서예정신의 순수성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메인전시인 ‘서예 역사를 말하다’는 고대, 근대, 현대의 서체별 변화와 서계의 흐름을 탐색했다. 대작을 선보이는 천인천각(千人千刻)전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서예작가 1000명이 한 글자씩 돌에 파낸 천자문을 모아 만든 병풍인 천인천각은 서예 사상 초유의 의미 있는 작품으로 꼽혔다. 윤점용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어느 단체, 어느 행사,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전시”라며 “서예비엔날레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2개국 작가 35명이 참여하는 ‘융합서예전’에서 선보인 실험적인 작품도 흥
연극, 춤, 음악, 영상이 함께하는 무대에서 난민 이야기가 펼쳐진다. 예술집단C의 ‘멤(MEM)’ 공연이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열린다. 부산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난민과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인간의 신체와 극을 통해 표현한다. 작품 제목인 ‘멤’은 히브리어 열세 번째 알파벳으로 흐르는 물, 파도의 모양, 바다를 상징한다. 삶과 자유를 찾아 떠난 바다 위에서 난민들이 마주하는 위기를 표현한다. 공연은 5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전쟁과 기근, 경제적 위기와 종교적 박해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보트에 오른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위 낡은 보트. 난민들에게 바다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꿈꾸게 하지만 동시에 죽음의 경계를 맞닥뜨리는 두려움도 준다. 아이, 여성, 노인, 가족, 우리라는 다섯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난민이 마주하는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삶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 ‘여정 1’은 바다 위를 떠도는 꼬마 아이 이야기다. ‘여정 2’는 참혹한 현실에 홀로 남겨진 두려움을 마주한 여성이 등장한다. ‘여정 3’은 전쟁과 기근, 자유의 억압을 견디고 살아온 노인의 이야기다. ‘여정 4’ 가족은 인종,
코로나19로 인한 사적 모임 제한 등으로 외식산업과 관광산업이 침체한 가운데도 김천시를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6일 김천시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직지사는 지난해 동기 대비 관광객이 140% 늘어났다. 특히 부항댐 짚와이어 이용객 수는 220% 증가했다. 또 벚꽃 명소로 알려져 봄 특수를 누리던 연화지 주변 상가는 김호중 소리길을 찾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김천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김천시의 관광자원 개발 노력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천시는 지난해 사명대사공원을 개장했다. 사명대사공원은 체류형 관광테마공원으로 백두대간 황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근 직지사 등 문화·역사 자원을 연계해 자연 속에서 쉬어가며 체험하는 관광지로 개발됐다. 공원 내 한옥 숙박동과 건강문화원 체험동, 한복 체험관과 야경이 아름다운 평화의 탑, 김천시립박물관, 건강문화원, 솔향다원, 한복체험관, 여행자센터 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전동관람차 '해피카'는 직지문화공원에서 사명대사공원 사이를 왕복 운행해 직지사 여행의 마스코트가 됐다. 해피카
경주시립극단 제123회 정기공연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가 4일부터 12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 무대에 오른다. 경주시 외각에 50년을 해로한 참 어울리지 않는 한 노부부가, 더욱 어울리지 않는 이웃 서면댁 부부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살고 있다. 이곳에 이혼을 앞둔 노부부의 아들이 찾아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타인일 수밖에 없는 부부를 모티브로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의 정점에 있는 봄이라는 계절을 배경으로 '인연'이란 화두를 던진다. 문학적이지만 일상의 소소한 재미로 극적인 집중력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예상치 않은 반전의 묘미와 엔딩으로 감동의 눈물을 짓게 하는 작품이다. 원작은 경주 출신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손기호 극단 이루 대표의 '경주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2011년 초연됐다. 김한길 경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부부의 인연'이란 묵직한 주제를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는 게 극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4일부터 12일까지 총 7차례 공연한다. 평일(수‧목‧금) 오후 7시30분, 주말과 휴일(토‧일) 오후 3시. 전석 5천원. 문의 1899-2138(경주시립예술단).
도심에 소박한 실내 정원이 생겼다. 유칼립투스 등 초록식물들이 공간을 메우고 있고, 조각으로 형상화한 다채로운 꽃들이 한가득이다. 어디선가 물소리도 들리고, 나즈막히 깔린 음악을 들으면 힐링이 된다. 조각가 윤종호(41) 작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문화공간 김냇과 갤러리(동구 구성로 240번길) 지하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초록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광주미술상 수상작가에게 주어지는 기획이다. 올해 27회를 맞는 광주미술상은 지역 원로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후배 예술인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상이어서 의미가 있다. 윤 작가는 독특하게 조각과 정원예술을 함께하고 있다. (사)광주미술상 운영위원회(이사장 조규일)는 조형작업에 식물생태를 결합한 정원예술을 탐구하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영원한 정원(Endless garden)’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생장순환을 거듭하는 자연식물과 조형작품을 함께 구성해 독특한 식물정원을 조성했다. 요즘같은 시절에 치유와 희망을 전하는 맞춤한 전시다. 전남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한 윤 작가는 지난 2017년부터 정원예술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재즈·포크록 디바 장필순과 블루스 싱어송라이터인 강허달림을 인천 청라에서 만나자'. '청라 재즈 페스티벌 & 와인' 축제가 3일과 4일 오후 7~9시 인천 청라국제도시 '청라블루노바홀'에서 열린다. 경인방송이 주최하고 하나은행과 인천 서구, 서구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공연은 침체한 인천 문화계와 시민사회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위드 코로나, 사랑나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청라국제도시 블루노바홀에서 '재즈페스티벌&와인' 축제 팡파르 장필순·강허달림·윈터플레이·Moon(혜원)·류복성 등 환상 무대 공연 첫날인 3일에는 장필순과 재즈계의 카멜레온으로 불리는 이주한이 리더로 있는 팝재즈 그룹 '윈터플레이', 국내외 재즈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재즈그룹 '마드모아젤에스'가 무대를 꾸민다. 특히 '윈터플레이'는 재즈 대중화를 위해 2007년 결성된 그룹으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틀째인 4일에는 '강허달림'과 'Moon(혜원)', 드러머 류복성이 관객을 만난다. 경쾌한 보사노바 리듬이 어울리는 재즈 뮤지션인 'Moon(혜원)'은 '윈터플레이' 출신이기도 하다. 류복성은 이번 공연에서는 박진감이 넘치면서 유
대한민국 명예 대표 문화관광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와 대한민국 대표 드라마 축제인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개최된다. 진주시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2년 만에 개최되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기존 축제와는 차별화를 꾀하고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방역 모범축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2일 밝혔다. ◇일상회복 YES! 코로나 NO! 안심 방역체계 구축= 올해 진주의 축제는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 안전한 축제 개최를 위해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온라인 사전예약제를 도입해 예약자를 우선 입장시킨다. 사전예약은 진주남강유등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고,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는 전자증명서(COOV 앱 등), 종이 증명서(보건소 발급 확인증), 신분증에 부착된 예방접종 스티커를 지참해야 한다. ◇대형 유등 61세트 등 전시 위주의 안전한 축제= 체험요소를 대폭 줄인 유등축제는 전시·관람형 축제로 운영된다. ‘천년의 강 평화를 담다’라는 주제로 설치되는 61세트의 대형 수상등(燈)은 남강, 촉석루와 어우러져
겨울의 초입이다. 이제 단풍은 제 역할을 다하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을 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버리진 못하고 있다. 영산 지리산과 청정 섬진강이 한눈에 펼쳐진 코로나 청정지역인 하동은 색·맛·향기·느낌·이야기가 어우러진 변함없는 안식처다. 혹한 겨울이 오기 전 ‘오감만족’ 알프스 하동으로 떠나 보자. ◇피톤치드 가득한 하동편백자연휴양림 하동편백자연휴양림은 하동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 고 김용지씨가 1976년부터 조성한 편백숲으로 지난해 여름 정식 개장했다. 김용지 선생은 1928년 하동읍에서 태어나 12살 때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2차 세계대전으로 현지 사정이 어수선해지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채 해방 후 산업전선으로 뛰어들었다. 1965년 일본에서 사업을 하면서 고국을 왕래하던 비행기에서 6·25전쟁을 겪은 후 황량하고 벌거숭이로 변한 국토를 바라보며, 전쟁 당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고국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조림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후 1976년부터 일본에서 한 해에 편백나무 묘목 1만주씩 3년간 3만주를 가져와 옥종면 위태리 일원의 헐벗은 산에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함안군은 의령향토연구소에서 함안지역 처녀뱃사공 노래비 표기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답변서를 지난 1일 공개했다. 함안군은 지난 10월 의령향토연구소가 함안지역 처녀뱃사공 노래비와 관련해 건의하고 주장한 내용에 대한 답변서에서 “연구소가 악양생태공원 내 노래비 옆에 안내판 설치를 건의했지만 안내판 내용은 함안군의 입장과 달라 홍보할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사실상 설치 거부의사를 밝혔다. 함안군은 “2000년 노래비 건립 이후 계속된 이견에 대한 군의 입장은 함안 악양루 주변이 처녀뱃사공 가사의 배경지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함안군은 연구소에서 노래비 뒷면 표기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도 반박했다. ‘가사의 배경이 함안천(샛강)이고 그 당시 여건상 함안천에는 노 젓는 뱃사공은 있을 수가 없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1950년대 악양은 남강댐 건립 전으로 홍수조절이 되지 않는 시기이므로 갈수기에는 줄배를 이용했으나 그 외에는 노를 저어 강을 건넜다고 하며 당시 악양루 부근에서 노가 달린 배를 찍은 사진도 있고 노젓는 배가 있었다고 인근 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함안군은 또 “노래 가사는 작사가인 윤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