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모자이크 유럽을 가다 1 북유럽〉은 남파간첩 출신으로 대단한 문명교류학자인 정수일(일명 무하마드 깐수)의 세계문명 기행서다. 이 책이 품은, 유럽문명의 민낯을 드러내는 유려한 통찰력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책의 기본 생각은 동양과 서양의 우위를 다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공통의 조상을 지닌 인류는 ‘세계 일체성’을 바탕 삼아 숭고한 보편가치를 다 같이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이 선진이고, 동양은 후진이라는 해묵은 통념을 타파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선진 대 후진’ 통념은 최근 200년간의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거다. 외려 17세기 독일 라이프니츠와 프랑스 백과전서파는 중국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덕치(德治)의 완벽한 윤리를 갖춘 나라라며 온갖 찬사를 쏟아부었다. 중국이 더 낫다는 게 아니라 역사는 부침했을 뿐이라는 거다. 다행히 20세기의 가장 의미심장한 세계사적 사건은 동·서양이 인류라는 하나의 틀 속에서 조우한 것으로, 그에 따라 이제 고루 볼 수 있게 됐다는 거다. 남파간첩 출신 저자, 세계문명 기행서 ‘선진 서양, 후진 동양’ 해묵은 통념 타파 헤브라이즘·헬레니즘, 서아시아서 탄생 동·서양 차이, 상이한 자연
“젠장, 이 집 술 맛은 도대체 왜 이런 거야? 이런 걸 술이라고 팔아도 되는 거야?” “이래 놓고 술값은 얼마나 비싸게 받아. 주인이 양심은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어.” 1355년 2월 10일 영국 옥스퍼드의 퀸 거리와 성 알데이츠 거리의 교차로에 있는 선술집 ‘스윈들스톡 태번’에서 두 젊은이가 술을 마시며 불평을 털어놓고 있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학생인 월터 스프링호이제와 로저 드 체스터필드였다. 이들은 이날 수업 도중 교수로부터 험한 소리를 들었다. 그런 식으로 공부를 하려면 학교를 때려치우라는 이야기였다. 잔뜩 화가 난 두 학생은 학교를 마치자마자 바로 술집으로 달려갔다. 술 말고는 도저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간 곳은 평소에도 수시로 들르던 술집이었다. 가게 주인은 존 크로이든이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돈만 아는 얌체’로 널리 악명이 높은 사람이었다. 원래 옥스퍼드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수입해온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술 공장이 많은 지역이었다. 이곳의 술은 옥스퍼드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잘 팔려나갔다. 그러나 술의 품질은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날따라 스윈들스톡에서 내놓은 술은 맛이 형편없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맞춰 빛 축제도 돌아온다. 25일 부산진구청은 “다음 달 6일부터 내년 2월 초까지 2개월 동안 부산시민공원에서 ‘부산시민 희망의 빛드림 페스티벌’ 빛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빛 축제에는 구비 3억 4000만 원이 투입된다. 부산진구청은 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북문까지 600여 m 구간에 조명과 포토존 등을 설치하고 시민을 맞이한다. 부산의 대표적인 겨울철 축제인 중구 크리스마스트리문화 축제도 차질없이 개최된다. 중구청은 내달 4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37일간 중구 광복로와 용두산공원 일대에서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를 연다. 점등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다. 해운대 일대도 1년만에 다시 빛 축제의 스위치를 켠다. 해운대 빛 축제는 이달 27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광장, 해운대시장, 해운대온천길에서 열린다. 백사장 200m 구간에 파도를 연출한 빛조형물이 설치되고, 구남로 광장을 따라 여러 빛 조형물이 설치될 계획이다. 서구에서도 희망의 빛거리를 조성해 시민 발길을 불러모은다. 서구청은 다음 달 10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송도해수욕장, 구덕운동장 앞 구간, 충무동교차로 일대 총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여행·항공 이벤트 혜택이 쏟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여간 관련 마케팅을 선보이지 못했던 만큼 해외항공권이나 호텔 등 다양한 할인 혜택 제공에 나서고 있다. 우선 신한카드는 하나투어와 함께 연말까지 여행상품을 예매하는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상품 가격을 최대 5% 할인해주고 팀을 구성해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은 2만 원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국민카드는 11월 한달 간 라이프샵 항공 혹은 모바일 앱을 통해 국제선 항공권을 예약하는 고객에게 5%, 북미와 유럽 노선 예약시 7%를 할인해주고 있다. 국민카드가 운영하는 자유여행 전용 플랫폼 TTBB를 통해 숙박 상품을 예약하고 행사기간 사이 체크인을 하는 고객은 최대 3만 원 내에서 12%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또한 오는 30일까지 여행 플랫폼 '프리비아'에서 하와이·괌·몰디브 지역으로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한 고객에게 해당 지역 호텔을 예약하면 호텔 결제 금액의 5% 할인 혜택과 5% 추가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오는 12월 31일까지 결제금액의 50%를 현대카드 M포인트로 결제할 수도 있다. 롯데카드는 오는 연말까
지구의 파괴된 환경에서 인류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과연 인류는 지구를 떠나야 할까? 예술적 상상력으로 지구의 새로운 영토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탐구하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용신)이 청년작가 레지던시 결과전시 ‘새로운 지구 행성으로의 이주’ 전을 진행중이다. 오는 12월 5일까지 ACC 복합2관.조주현 큐레이터(연세대 겸임교수)가 총괄 기획했으며 예술가, 전시 기획자, 과학기술연구자 등이 인류학과 자연과학에 예술적 상상을 모색했다. 이번 전시에서 레지던시 공모에 선발된 8팀 9명의 입주작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침묵을 깨고 8가지의 전술을 발휘한다.먼저 신재은 작가는 인간/비인간의 불편한 관계를 중심으로 예술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임의그룹은 환경과 사람의 관계 설정에서 도태된 사람들 등에 관한 얘기를 퍼포먼스 필름을 통해 재현한다.장은하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식용목적으로 아시아로 유입된 외래종을 연구한 결과를 가상의 인물을 통해 발표하며, 황선정 작가는 땅 속 균사체의 지능과 지혜를 모티브로 영상설치와 퍼포먼스를 펼친다.박지수 작가는 소음공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작품을 준비했으며, 나혜수 작가는 재
수능 시험을 마친 청소년을 격려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특별한 콘서트가 의정부시에서 열린다. 의정부시는 오는 12월1일 오후 3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2021 푸른별콘서트'를 개최한다. 의정부시가 주최하고 의정부시청소년재단과 경인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콘서트에선 MC한석이 사회를 보고, 실력파 래퍼와 아이돌 가수가 출연해 청소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MC 한석·랩 경연 첫 여성우승자 영지, 신곡 오프라인 최초 공개 퍼플백·어바우츄 등 아이돌그룹… 비보잉크루 '퓨전MC'도 출격 콘서트에는 요즘 1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래퍼 영지가 출연한다. TV 프로그램 '고등래퍼 3'의 우승자로, 대한민국 혼성 랩 경연 프로그램 사상 첫 여성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영지는 공연에서 탄탄한 기량을 뽐낼 예정이다. 이날 콘서트에선 영지의 신곡이 오프라인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실력파 래퍼로 정평이 난 또 다른 여성 래퍼 트루디도 2021 푸른별콘서트에서 의정부 청소년들과 만난다. 그 밖에 아이돌그룹 퍼플백, 어바우츄, 블리처스가 청소년들과 뜨거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풋풋한 청소년 댄스 동아리의 공연
겨울철 선물 같은 여행지를 꼽자면 온천이 단연 으뜸이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뜨끈한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지그시 눈을 감으면 지친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을 것 같다. 그리고 귀한 겨울 손님, 철새 떼를 만날 수 있는 탐조여행도 설렌다. 우리나라 대표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철새 구경을 즐긴 다음 경남 최초 보양온천이 있는 마금산온천을 찾는 코스를 추천한다. ◇제방 곳곳 놓인 망원경으로 철새 구경, 바람 따라 흔들리는 금빛 억새 장관= 주남저수지를 탐방하기로 했다면 입구에 위치한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을 먼저 들러 사전 지식을 쌓는 게 좋다. 창원에서 개최된 람사르총회를 기념해 지은 람사르문화관에서는 습지를 보전하는 람사르협약의 내용과 주남저수지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2층 에코전망대에서는 주남저수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생태학습관에서는 계절별로 주남저수지를 찾는 새를 비롯해 수생식물, 곤충 등 자연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다. 생태학습관을 나와서 보이는 계단을 타고 제방으로 올라가면 본격 주남저수지 탐방이 시작된다. 바람 따라 춤추는 화려한 억새 군락 너머로 그림 같은 저수지가 넓게 펼쳐진다. 하늘을 수놓는 철새의 군무와 요란한 울음소리
누구도 불행하게 하지 않을 마른 낙엽 같은 슬픔 누구를 미워한 적이 없었을 것 같은 새들의 얼굴에 고요 누구의 행복도 깔보지 않았을, 강물을 건너가는 한 줄기 바람 한 번쯤은 강물의 끝까지 따라 가봤을 저 무료한 강가의 검은 바위들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구름 그것들이 오늘 내 눈에 보이던 날이었다 ☞ 오늘 내 눈에 보인 것은 무엇일까? 시인이라고 다 김용택 시인의 눈처럼 볼 수 없고, 섬진강을 끼고 자연의 품속에 들어가 산다고 눈에 보이는 것이 하루아침에 달라질까? TV 프로 ‘자연인이다’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한다. 그곳에 사는 자연인은 몹시 바쁘다.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자연은 생명 그 자체, 살기 위해 잠시도 머물러있지 않고 치열하다. 관심이 가는 쪽으로 눈이 쏠리고, 마음 또한 그곳에 담겨 있다. 어쩌면 건강하게 잘 먹고 사는 일에 한결같은 진심은 아닐까? 뒤돌아보면, 내가 본 것들이 바로 삶이고 인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제와는 다른 것을 보고 싶다면, 공간 이동이 아닌 어떤 방향의 선택 같은 것일지 모른다. 마른 낙엽과 새의 표정, 한 줄기 바람과 강가의 검은 바위들 그리고 뜬구름으로 시인은 삶의 전모와 방향성을 아름
한국전쟁의 상흔 그대로 간직한 첫 국가숲길 4개 코스 73㎞ 구간…곳곳에 지뢰지역 접근금지 표시 산양 뛰어놀고 해안 분지 수려함에 마음은 무장해제 우리 민족의 비극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일한 길이 있다. 양구군 해안면 DMZ펀치볼둘레길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한반도 이색지대다.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펀치볼 해안분지의 이색적인 전경은 탐방객들의 탄성과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펀치볼은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곳곳에는 지뢰지역 접근금지 표시가 있다. 펀치볼은 전쟁에 참전했던 외국인 종군기자가 해안분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형상이 화채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고 명명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펀치볼은 실제 해안(亥安)분지다. 북쪽으로 1026고지(모택동고지), 924고지(김일성고지), 서쪽으로 가칠봉고지(1,242m), 대우산고지(1,178m), 남쪽의 도솔산(1,304m), 918고지, 동쪽의 달산령, 908고지 등 1,000m 이상 산봉우리들이 원형으로 에워싸고 있다. 펀치볼둘레길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산림청이 전쟁의 흔적을 통해 자유와 평화의
누르하치 건주여진 통일 세력 키워 후금, 사르후전투서 조명 연합군 격파 명나라 쇠퇴 속 조선 광해군 균형외교 인조반정 이후 중화숭배주의 재부상 후금의 조선 침략에 인조 강화로 도피 # 끝을 향해 가는 임진왜란 임진왜란 말기, 조선에 14만여 대군을 파병해 놓은 명나라는 경기, 충청, 전라, 경상도 등 남부 4도 일본 할양안(割讓案)과 함께 정동행성 같은 조선 직할통치기구를 구상했다. 일본해군은 1597년(정유년) 7월 거제도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이 지휘한 조선해군을 대파했다. 일본해군이 제해권을 장악한 데 힘입어 그해 8월 일본육군 14만여명이 다시 북상했다. 고니시와 시마즈 등이 이끄는 좌군은 곧 남원과 전주를 점령했으며, 가토와 모리, 구로다 등이 이끄는 우군은 천안까지 북상했다. 다시 파천이 거론됐다. 그해 9월7일 해생(解生)이 지휘한 명군 기병대가 천안(직산) 전투에서 일본 우군을 격파했다. 복직한 이순신이 지휘한 조선해군도 9월16일 진도 울돌목에서 일본해군을 격파했다. 전쟁이 거의 끝나가던 1597년 말부터 조선군 5만여명과 명나라군 14만4,000명, 그리고 일본군 14만2,000명은 울산(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