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는 깊어가는 가을을 다양하게 이색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널려 있다. 너른 안동호 위로 걸어가볼 수도 있고, 마치 영화 속의 한장면 같은 풍경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안동에 담겨 있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달려가본다. ■예끼마을과 선성수상길 골목길 입구에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앉은 자리 옆의 골목길 바닥과 담벼락에는 재미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시원한 폭포수가 흘러내려 개울물을 이루고, 개울물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는 그림이다. 이른바 트릭아트 골목이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인 이곳은 예끼마을이다. 1974년 안동호가 생기는 바람에 수몰된 고향 마을을 떠나야 했던 이주민들이 새롭게 조성한 마을이다. 고향을 멀리 떠나기 싫었던 사람들은 안동호 인근 산비탈을 깎아 만든 도산면 서부리 이주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안동호에 잠긴 고향마을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소였다. 2010년부터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을 실시한 덕분에 초라한 시골마을은 벽화골목, 갤러리, 공방, 화실, 카페 등이 들어선 문화예술인 마을로 바뀌었다. 이름은 ‘예술에 끼가 있다’는 뜻을 담
세계적 흥행을 거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을 활용한 2030 부산월드엑스포 홍보전이 전개된다. 부산시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2030 부산월드엑스포를 접할 수 있도록 생활 밀착형 홍보전을 펼치겠다고 25일 밝혔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기관과 주요 관광지, 공공기관, 도시철도, 버스 등을 활용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를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 23일부터 도시철도 전 역사와 스크린도어, 전동열차 내부 등에 엑스포 유치 공식 홍보 포스터를 붙였다. 시내 공공주택과 공공기관 게시판 등에도 연말까지 홍포 포스터를 게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포스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오징어게임 속 줄다리기 장면을 재현해 모스크바, 로마, 리야드 등 유치 경쟁 도시들과의 승부에서 부산이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담았다. 국내에서 두 번째 높은 건물로 해운대 바다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엘시티 98층 ‘엑스더스카이’에서도 엑스포 홍보전이 열린다. ‘부산의 하늘에서 엑스포를 만나다’라는 특별 포토존을 마련하는 등 이색적인 홍보 공간이 조성된다. 황가은 작가, 멘토스쿨, 마스터클래스 5개 팀 등 부산지역 웹툰작
휘어지고 굽어진 산길 가장자리로 개옻나무가 검붉게 자지러진다. 오른쪽 둔덕 밑 개울로는 심산유곡을 온몸으로 내달린 벽계수가 청아한 소리를 내지르며 아래쪽으로, 아래쪽으로 굴러서 흘러내린다. 고개를 들자 앙상하게 변한 나뭇가지를 스쳐서 내려앉는 볕뉘가 꿈결처럼 따사롭다. 산발치에 마련된 산책로에는 가을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시시각각으로 분주하다. 분주한 발걸음만큼이나 떨어지는 것도 서러워라! 가만있는 나는 왜 밟느냐고 단풍들의 아우성이 조용한 산골짝에 바스락바스락 대단하다. 어이어이 오르는 이 길 끝에는 오대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한편으로 상원사가 있다. ◆산중에 5개의 암자를 두었다는 오대산 오대산 상원사는 월정사와 함께 신라 성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자장율사는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부처님 진신사리 5과를 들여와 5대 적멸보궁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5대 적멸보궁이라 함은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영취산 통도사와 오대산 상원사를 통칭한 것이다. 오대산이라 산명은 산중에 5개의 암자를 두었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오대라 함은 동대(관세음보살), 서대(대세지보살), 남대(지장보살), 북대(미륵보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인해 국내 관광산업도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관광은 물론 일상 대면조차 꺼리던 사람들이 집 문밖을 나서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 이전 일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여행으로 심신을 달래고 있는데 제주 관광이 그 중심에 있다. 코로나 사정으로 해외 관광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상과 조금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제주로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 제주는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주관광,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 중 제주공항은 지난달 기준 올해 이용객이 2천87만여 명으로 연말까지 2천500만명 이용객을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주로 소형기 운항에서 250석 이상 중대형기를 제주항로에 배치하면서 이용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방역지침이 위드코로나로 완화되면서 개별 여행객 위주였던 코로나 초기와는 달리 단체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와 사적모임 인원 제한 완화 등으로 인해 관광형태가 변화했고 이는 실제 제주 실물 경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 따르면 하루 평균 제주 방문객이 4만명, 항공 탑승률도 90%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주말에
나는 고고학자나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마야, 아즈텍, 잉카문명, 하워드 카터의 투탕카멘 발굴이나 하인리히 슐리만의 트로이 발굴에 열광했고 옆집 아이를 가르치고 받은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천체망원경을 사리라 꿈꾸기도 했다. 그 막연한 열망이 아직도 사그러들지 않았는지 지금도 출장시간을 쪼개어 전쟁기념관의 투탕카멘전(展)도 다녀오고, 렌즈 배율이 높은 천체망원경 사이트에서 클릭할까 말까를 망설이기도 한다. 그 어릴 적부터의 찬란한 꿈 때문인지 아니면 그 꿈을 결국 이루지 못한 애달픔 때문인지 나는 여행지의 폐허 앞에 서면 늘 비감해진다. 신도 인간도 다 떠난 황량한 그곳에서 그 시절의 온기라도 느껴질까 무너진 성벽이나 기둥에 잠시 기대 서 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럴 때면 울컥 아버지의 18번 '황성 옛터' 한 자락이 비애에 잠겨 입술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트로이의 폐허, 타클라마칸의 허물어져가던 옛 고창국 토성, 야즈드 침묵의 탑을 오르던 먼지 길, 폼페이, 시테 섬의 콩시에르즈리, 그 모든 폐허가 내겐 그랬다. ◆아즈텍, 테노치티틀란의 비애 멕시코시티의 황금천사상 가까운 호텔에서 소칼로광장 고색창연한 대성당을 지나 테노치티틀란 유적지까지 걸어갔
대구지역 공연전시장 등 문화시설들이 코로나19로 문화활동이 위축된 기간을 재충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좌석 교체 등 오랜 기간 벼르던 대형 공사에 과감하게 나서는가 하면 비대면 감상에 초점을 둔 리모델링에 착수한 것이다. 서구문화회관은 이달 초 총 12억원의 금액을 들여 외관을 크게 바꿨다. 이현공원에 둘러싸인 이곳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좀더 주목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던 올해 초 시작된 공사는 특히 위드코로나에 맞춰 야외공연장 보강에 집중됐다. 이현공원 야외무대 조성, 야외공연장 객석 교체, 야외 음향·조명장비 구입에 총 공사비의 3분의 1인 4억원 가까이가 들어갔다. 개관한 지 23년 된 서구문화회관은 키워드를 '열린 공간'으로 삼았다. 회관 로비 확장과 함께 전면에 대형 LED 스크린(4.8×2.7m)을 설치하면서 확 트인 시야를 확보했다. 전시실도 개방형으로 바꿨다. 이현공원 잔디광장에 LED 야간 경관시설을 갖춘 야외무대를 조성하고, 야외공연장의 낡은 플라스틱 객석은 목재덱으로 교체했다. 또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는 대규모 야외공연 시설도 갖췄다. 박미설 서구문화회관 관장은 "이현공원에 둘러싸여 있는 서구문화회관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수준높고
세종시는 시기념물 제4호 이성(李城)에서 백제시대 다각다층(多角多層) 건물터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한성문화재연구원과 함께한 세종 이성 발굴조사에서 7세기인 백제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다각다층(多角多層)을 확인했다. 다각다층 건물 구조는 방형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건물터 내 초석 12개가 놓여져 있다. 외곽으로는 30도마다 각을 줬다. 내진, 중진, 외진까지 3열로 초석을 놓아 12각을 완성했다. 방형의 중심부 바닥에는 열 십(十)자 형태로 홈을 팠다. 12각 다층 건물터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으며, 건물터가 온전히 발견된 국내 첫 사례다. 시는 향후 연차별 발굴조사와 복원을 통해, 시민들이 삼국시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현구 관광문화재과장은 "세종 이성은 삼국시대 산성의 특징과 역사성을 밝힐 소중한 자료로 오래전부터 주목되어 왔다"며 "앞으로 연차별 발굴조사를 통해 이성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복원·정비를 통해 시민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23일 오후 2시 세종 이성 발굴조사 현장(전동면 송성리 산26번지)에서 내부건물지와 동벽조사에 대한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풀’ 중에서) 우리 현대문학사에 빛나는 시인으로 김소월, 정지용, 백석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소월은 전통시의 율격의 아름다움을 지향했다. 정지용은 회화적인 언어 감각이 남달랐다. 비록 ‘친일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지만 신화적, 탐미적 언어를 구사했던 서정주 시인도 있다. 백석 시인은 토속적 언어에 우리의 정서를 심미적으로 노래해 많은 시인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위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인이 바로 김수영(1921~1968)이다. 김수영의 문학적 자장은 오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후세대에 의해 소환된다. 작품이 지닌 의미와 시대성이 당대를 넘어 여전히 현재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김수영은 가장 시적인 삶을 살았던 문인이었다. 시와 함께 살았고 시와 함께 투쟁했으며 결국엔 시처럼 생을 마감했다. 그는 불의한 시대와 타협할 줄 몰랐다. 아니 타협하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목소리를 작품으
신안에서 겨울꽃의 향연이 펼쳐진다.신안 ‘섬겨울꽃축제’가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압해도 천사섬 분재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에서는 애기 동백꽃 3000만 송이를 찾아볼 수 있다.신안군에서는 이를 기념하고 홍보하고자 섬겨울꽃축제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방역 관계로 온라인 위주로 진행됐으나,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다.개막식은 오는 12월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휴원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내년 1월31일까지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3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달고나 체험, 나에게 쓰는 엽서행사, 신년 소원 적기. 다양한 포토존(오징어 게임의 영희인형, 감성캠프, 눈 내리는 날 겨울꽃 포토존) 등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별도의 사전 접수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여가 가능하며 개막식의 경우 현장에서 인원 통제를 할 수 있다.입장료는 어른은 5000원, 청소년·군인은 3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단체 할인도 가능하며 신분증을 소지한 국가유공자, 장애인, 미취학 어린이는 무료다. 만 65세 이상의 관람객에게는 1004섬 신안 상품권 5000원을 지급하며 공원 입장료 외 별도의 참가비용은 없다.축제 관련 자세한 내
가을이 물들었다. 광양 백운산을 찾기에 좋은 시간이다. 광양시가 가을 백운산에 가야 하는 5가지 이유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해발 1222m의 백운산은 봉황, 돼지, 여우의 세 가지 신령한 기운을 간직한 산으로, 900여 종이 넘는 식물이 자생해 서울대학교가 시험림을 조성하기도 했다. 자연의 보고이자 호남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마무리하는 명산이다. ◇8개 등반코스로 산세 즐기기 우리나라 26개 백운산 중 경관이 뛰어난 6대 명산의 하나로 꼽히는 광양 백운산에는 8개의 공식 등산코스가 있다. 8개 등산 코스는 ▲제1코스 논실~한재~신선대~정상까지 4.9km(약 2시간 10분) ▲제2코스 진틀~병암~진틀삼거리~정상까지 3.3km(약 2시간) ▲제3코스 용소~백운사~상백운암~정상까지 5.3km(2시간 50분) ▲제4코스 동동마을~노랭이봉~억불봉삼거리~정상까지 7.9km(약 4시간 정도)이다. ▲제5코스 성불교~형제봉~도솔봉~한재~신선대~정상까지 11.9km(약 6시간 10분) ▲제6코스 어치(내회)~매봉삼거리~정상까지 3.9km(약 2시간 10분) ▲제7코스 구황~노랭이재~억불봉삼거리~정상까지 10km(약 5시간 30분)▲제8코스 청매실농원~쫓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