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 소극장 ‘빨간객석’이 문을 열었다. 빨간객석(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14길 62)은 지난 5월 물품을 보관하던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졌다. 좌석은 50석 규모다. 명칭은 예술인의 창작 열정과 관객을 상징하는 색과 단어를 조합해 지었다. 경남대 김종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극단 불씨촌이 2019년 활동을 재개하면서 활동 공간이 필요했다. 창원·마산·진해 거주하는 직장인들이 연극인들을 위한 공연장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의기투합했다. 이곳이 지역 청년들이 실험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 극단 불씨촌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인들도 공유하는 공간이 됐음 한다”고 개관 취지를 설명했다. 극단 불씨촌은 1977년 3월 가톨릭여성회관 내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단 젊은 노동자들로 구성된 연극 동호회 ‘불씨 극회’로 출발했다. 창단 공연 ‘철부지들’을 시작으로 올 들어서만 53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현태영 극작가, 정석수 전 경남연극협회장, 신용수 전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김경수 전 밀양연극촌 무대감독 등 연극 전문가들이 극단을 거쳐갔다. 하지만 1990년대 마산지역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극단 활동이 주춤해졌고, 2009년 운영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우스꽝스러운 줄거리가 어려운 시기, 관객들의 근심을 시원하게 씻겨줬다. 지난 16일 춘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 ‘오페레타 박쥐’는 관객석에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 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오페레타’는 오페라보다 쉽고 가벼운 희극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1873년 완성한 `박쥐’는 역사상 최고의 오페레타로 꼽히는 걸작. 주로 한 해를 마무리지으며 걱정과 고통을 털어버리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객석은 거리두기 좌석을 제외하고 1·2층 모두 매진돼 눈길을 끌었다. ‘박쥐’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거짓말을 일삼고, 서로 속고 속이기를 반복했다. 오락성이 풍부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이에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이내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와 몸짓에 푹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한국어로 오가는 대사에 유쾌한 요소가 잔뜩 묻어 있었다. 파티를 가기 위해 이모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는 하녀 ‘아델레’에게 아이젠슈타인 남작은 ‘오늘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에 있는 닭갈비집에서 뵀는데?’라며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송년회에서 아이젠슈타인의 골탕으로 만취해 길바닥에서 잠을 잤다는 ‘팔케’는 ‘다음날 강원일보 1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일대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 하고 있다. 17일 본지가 확인한 결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산방산 경관관리계획 및 보호구역 적정성 검토 용역’을 완료하고 이 일대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하고 있다. 용역에 따르면 산방산과 이 일대 용머리해안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고시돼 구역별로 건축행위 허용기준이 제각각이다. 또한 산방산 주변이 국가지정문화재(명승 제77호), 천연기념물 제526호 등으로 지정됐지만 범위가 매우 좁아서 각종 개발행위에 노출돼 있다. 이와 함께 2012년에는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역에 인접한 지역(2구역)의 개발행위는 제주도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허가 여부가 결정됐는데 2013년도에는 2구역 개발행위는 평지붕은 최고높이 8m, 경사지붕은 최고높이 11m이하로만 건축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이처럼 연도별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일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등에 관한 허용기준이 달라지면서 개발과 관련한 민원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역진은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일대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새만금 관문인 부안에 리조트호텔, 글램핑장, 대관람차 등 숙박시설과 문화·관광시설을 갖춘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전북도는 17일 새만금개발청, 농림축산식품부, 부안군, 한국농어촌공사, 사업 시행사인 계성건설·에스엠지텍과 ‘새만금 챌린지 테마파크’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새만금 챌린지 테마파크 컨소시엄은 오는 2025년까지 새만금 1호 방조제 시점부(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8만 1322㎡(2만 5000평)에 총사업비 890억 원을 투입해 숙박시설, 문화·관광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숙박시설로는 리조트호텔(30실)과 글램핑장(25실), 캠핑장(80실) 등을 조성한다. 문화·공연시설로는 공룡을 주제로 한 이색 공연장과 국내 최고 높이의 대관람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지역상품 판매관, 애견인들을 위한 애견카페·호텔 등도 조성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계성건설(전주)과 에스엠지텍(부안) 등 전북지역 업체가 사업 제안·시행사로 참여했다. 도내 업체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첫 번째 새만금 관광사업인 셈이다. 컨소시엄은 통합개발계획을 수립해 내년 하반기까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5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테마파크
공기의 온도는 낮아지고 밀도는 높아지는 계절이 오면 제때 들여다보지 못한 생각들도 가라앉아 부대낀다. 이럴 때 걷기는 최고의 처방이다. 걷다 보면 어떤 마음은 갈피가 잡히고 어떤 마음은 흘러간다. 경남 김해의 화포천습지생태공원에서 출발해 이어지는 봉하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습지로 돌아와 탐방로를 걸었다. 화포천의 생태와 봉화산의 사색, 봉하마을 산책을 더한 늦가을 걷기 여행. 140m 봉화산, 낮아도 탁 트인 높은 산 봉하마을선 작은 비석·낮은 집의 울림 화포천은 물억새 물들이는 노을이 압권 생태·사색·산책이 있는 느린 걷기여행 ■낮지만 높은 산의 숲길 화포천은 김해시 진례면 대암산에서 발원해 13개 지천과 합류해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이다. 낙동강 범람으로 만들어진 이 곳 습지에 화포천습지생태공원과 함께 화포천습지생태박물관이 조성된 건 2012년이다. 박물관에서 내려다보이는 습지생태공원은 굽이치는 화포천을 따라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강 건너편으로는 진영역-한림정역 구간의 경전선 철도가 강과 나란히 지난다. 습지생태공원 탐방로는 경관과 생태 특징을 고려한 5개 구역과 2개 목교를 기준으로 4개 코스로 나뉜다. 습지의 가을을 만나기 전에 공원에서
무역전시관 개조 후 핵심시설로 넷플릭스 ‘D.P.’ ‘낙원의 밤’ 촬영 초대형 드라마 ‘무빙’ 내년 완료 OTT 늘어 대여 기간 장기화 추세 노후시설 개선·스튜디오 추가 과제 ‘영화도시 부산’의 브랜드 향상에 일조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가 20주년을 맞았다. 본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대를 맞아, 내년 6월까지 촬영 스케줄이 잡혀있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다. ■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역사 담겨 17일 20주년을 맞은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이하 부산스튜디오)를 거쳐간 작품은 총 187편이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시리즈 ‘D.P.’(한준희 감독)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2019·박훈정 감독)과 ‘승리호’(2020·조성희 감독)도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최근에는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이자 황정민, 하정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수리남’과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가 촬영을 마쳤다.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은 내년까지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 예정이다. ‘무빙’은 한국 드라마 역대 최대 제작비 500억 원이 투입된다는 소식과 류승범, 조인성 등 초호화 출연진으로 눈길을 끄는 드라마 시리즈다
부산시가 내년 개관 예정인 ‘부산근현대역사관’(부산 중구 대청동) 운영 조직을 종전 계획과 달리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났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부산근대역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를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조성, 내년 9월께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당초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과 별도의 시 사업소(4급 상당·30여 명)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 아트 센터 등 신규 사업소 조직 구성으로 인한 부담 증가로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 산하 분관 규모(5급 팀장·10여 명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사업소서 조직 축소 움직임 오페라 하우스, 부산국제아트센터 등 신규 사업소 조직 인한 부담 증가 이유 부산시의회 “운영조례 있는데…” 황당 실제 이런 정황은 부산시가 최근 정은우 동아대 명예교수를 부산시립박물관 신임 관장 대상자로 최종 선정, 발표하면서도 드러났다. 부산시가 언론에 제공한 보도자료에 “정은우 신임 시립박물관장은 부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및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립박물관 본관, 복천박물관, 정관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
지리산 청정골 산청군 시천면, 삼장면 일대 농가에서 곶감계 명품 ‘지리산 산청곶감’ 말리기 작업이 한창이다. 산청군에 따르면 원료감인 산청 고종시 올해 작황은 예년보다 고품질에다 풍작을 보여 이 감으로 만드는 ‘산청곶감’ 또한 최고 품질이 기대된다. 지리산 자락 청정기후에서 재배, 생산되는 떪은 감 산청 고종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과일에 선정됐다. 또 이를 사용해 만드는 지리산 산청곶감은 지난 2010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전달돼 감사편지를 받기도 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20년 전 나는 대구세계문학제를 기획했다. 알렉산드로 솔제니친과 움베르토 에코,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해리 포터를 쓴 조앤 롤링을 초청해 문학축제를 대구에서 펼치려고 했다. 고(故) 기형도 시인이 산문에서 밝힌 것처럼 대통령을 몇 명 배출하고 문학계 거물들이 포진해 무섭다는 대구를 '세계문학의 성지'로 만들고 싶었다. 결론을 미리 밝히자면 '세계문학제를 위한 한국문학인대회'를 단발 개최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그동안 솔제니친과 에코는 유명을 달리했고, 쿤데라는 고령이며, 하루키는 은둔하다시피 하며 롤링은 왕족을 만나는 것만큼 어려워졌다. 하지만 언젠가 나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작가들을 대구로 불러와 문학축제를 열고 싶다. 흥부와 놀부, 홍길동, 도깨비만큼이나 우리에게 친숙해진 해리 포터와 헤르미온느, 도비를 연오랑과 세오녀, 비형랑과 함께 대구, 경북의 큰 거리를 행진하며 까르륵 즐겁게 웃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다. 세계 곳곳의 해리 포터 스튜디오는 나름 그런 심정을 품고 찾아다녔다. ◆런던 해리 포터 스튜디오 '진정한 용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리 포터의 문장이다. 마법학교 호그와트의
스웨덴 아비스코에서 세상에 가장 북쪽에 위치한 기차역인 노르웨이 북부의 부동항 나르비크(Narvik)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나르비크로 향하는 철길 오포트바넨(Ofotbanen/ Ofoten Line)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을 이루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산맥을 통과한다. 어느새 기차는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눈 덮인 천연의 숲 사이 계곡이 보이는 산속을 지난다. 계곡 아래는 아찔할 만큼 가파르다. 피오르(Fjord)로 떨어지는 얼어붙은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이어지는 긴 피오르를 따라가는 듯하다. 그림에서만 보던 피오르와 포토샵 효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물결반사를 직접 보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여행길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눈 덮인 나르비크행 피오르 기차여행 '압권' 노르웨이에 온 걸 환영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1시간30여분이 소요되는 구간이 3시간이나 걸렸다. 많이 내린 눈이 장애가 되어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으나 모두가 지나가는 아름다운 풍광에 취한 듯 불평 없이 창밖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유럽의 여느 국경과 마찬가지로 국경을 나타내는 철조망이나 표시는 어느 곳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