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 동백꽃은 왜 그리 붉었던가 조선소 돌던 연기는 하늘 어룽 남기더니 포로병 남긴 제복은 피멍 되어 흐르구나 ☞ 거제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일등공신이다. 한동안 호황 중에 중국 등의 거센 도전으로 황금알을 낳던 조선업이 잠시 휘청거렸다. 망치 소리가 사라진 항구에는 쓸쓸한 적막만이 감돌았다. 일감이 끊긴 조선소의 일꾼들의 발걸음은 어땠을까, 어스름의 길목이 한층 더 어두웠을 것이다. 한때 우리의 자부심으로 조선소를 움직여온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의 한숨 소리도 불황의 바닷바람에 쓸리곤 했다. ‘조선소 돌던 연기는 하늘 어룽’ 남았다며 시인은 희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아련한 연기로 그려내고 있다. 포로병의 ‘피멍’과 조선소의 눈물이 해금강 ‘동백’처럼 그리도 붉었던가? 한국전쟁 당시 사로잡은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들을 수용한 포로수용소가 거제도에 있었으니 시인은 포로병의 피멍든 제복과 눈빛을 동백으로 환기시키고 있다. 수용소 내에서의 이념갈등과 폭동 등의 과거사를 통해 노동자들의 생사여탈을 단시조에 담았다. 말은 짧으나 뜻은 긴 “해금강 동백”은 옴니버스 영화처럼 거제의 지난날과 오늘의 슬프고 막막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젠 신기술 개발과 고부
고 박경리 선생이 생전에 아끼던 유품 2점이 고향 통영으로 돌아왔다. 통영시는 지난 8일 원주시 토지문화재단을 방문해 박경리 선생이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 2점을 인수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유품은 장롱 1점과 나비장(통영머릿장) 1점으로 박경리 선생의 손자 김세희 토지문화재단이사장이 관리하던 것들이다. 시는 박경리기념관의 전시개편 예정에 맞춰 장롱 1점은 기증받았고, 나비장은 장기대여를 통해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나비장은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 언급된 유품이다. 서울에 거주하던 박경리 선생이 6·25전쟁으로 고향 통영에 피난 왔을 때, 할머니 유품인 나비장석 귀목장을 아버지로부터 받았다고 기록돼 있다. 박경리 선생은 이 나비장을 평생 옆에 두고 소중히 간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영시는 이 유품들을 현재 진행되는 리모델링 작업을 마치는대로 산양읍 박경리기념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통영 품으로 돌아온 박경리 선생의 유품이 시민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접근성·매력성·지속가능성·디지털화 등 성숙도 지수 종합평가 1,000점 만점 중 602점 획득…5개 측면 성숙도는 전국 5위 강원도가 전국 스마트관광 성숙도 지수 평가에서 상위 5위에 올랐다. 풍부한 관광자원과 디지털기술의 융합이 관광 인프라 발전에 기여한 결과다. 20일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와 여행리서치데이터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전국 광역시·도와 기초지자체의 스마트관광도시 성숙도 지수(ST-CMI)를 분석한 결과 강원도는 1,000점 만점 중 602점을 획득했다. 전북과 대구와 함께 상위 5위였다. 전국 평균 지수인 590점보다는 12점 가량 높았다. 게다가 3위 전남(604점), 4위 부산(603점)과의 격차는 1~2점에 불과했다. 성숙도는 지자체 여행자와 현지인 등을 대상으로 지역의 매력성, 지속가능성, 디지털화, 협력적 파트너쉽, 접근가능성 등 5개 측면을 지수로 평가한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강원도는 ‘매력성'이 전국 상위 2위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매력성은 강원도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관광자원·컨텐츠·인프라의 풍부성을 의미한다. 다른 지역보다 관광 자원이 많고, 이를 활용한 컨텐츠가 많은 강원도의 강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
전주 맛의 명인과 미래 세대인 MZ 세대가 함께하는 ‘2021 전주비빔밥축제’에서 뜻깊은 캠페인이 진행된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리는 비빔밥축제는 4주간의 ‘위크(Week)제’ 형식으로 전환하면서 코로나19 속 내실 있는 축제로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재현 총감독을 비롯한 감독단이 2021 전주비빔밥축제가 월드비빔위크로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진정한 의미의 음식 축제로의 전환’이다. 단순히 축제 장소에서 이벤트처럼 진행되고 끝나는 축제가 아니라,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음식축제답게, 음식을 다루는 모든 요식업계가 함께 참여자가 되는 축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31일 ‘폐맛식(폐막식)’을 앞두고 전북일보와 전주비빔밥축제가 함께하는 공동 캠페인 ‘부모님과 식사를’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시 전역 음식점, 또는 각자의 지역에서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부모님과 자녀들이 참여하는 캠페인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외식을 지양하게 되면서 전국의 모든 음식점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월드비빔위크를 만들어가는 지역청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
부산 커피 산업 확대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대중화와 관련 있다. 믹스 커피 대중화와 스타벅스 한국 진출(1999년)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커피에 대한 호기심은 높아져 갔다. 마침 미국에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폭발하면서 한국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졌고, 부산에도 전국적으로 내로라할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미국 영향 2010년께 본격 성장 모모스·블랙업 등 전문점 등장 비싸도 맛있는 커피 찾는 고객과 소통하는 개방적 커피문화 파급 서울서 ‘부산 커피 위크’도 열려 ■부산 스페셜티 커피 역사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성장은 2010년대 전후에 이뤄졌다. 부산 커피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부산에서도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가게가 하나둘 씩 생겼고, 2010년대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부산 스페셜티 1세대로는 서구 서대신동 ‘휴고 커피하우스’, 서구 암남동 ‘빈스톡’ 정도가 거론된다. 2001년 문을 연 ‘휴고 커피하우스’ 김호영 대표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부산 시내에 커피 로스팅 기계가 몇 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이야 미국, 이탈리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네 번째 메인오페라 베르디의 '아이다'가 22일(금)과 23일(토)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라다메스 장군과 포로인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화려한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대규모 출연진의 합창, 현란한 군무, 거대한 무대장치로 '종합예술' 오페라의 매력을 한껏 뽐내는 대작이다. 특히 2막의 이집트군 개선 장면은 역대 오페라 중 가장 웅장한 파노라마를 자랑한다. 곡 가운데 '청아한 아이다'(1막, 라다메스), '이기고 돌아오라'(1막, 아이다), '개선행진곡'(2막)은 사랑받는 곡이다. 이번 '아이다'는 2017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공연될 당시 전석매진을 기록했을 만큼 사랑받았던 작품을 재연출해 선보이게 된다. 6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연출상과 창작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회수가 2017년에 이어 다시 연출을 맡았고, 탁월한 오페라 해석력을 자랑하는 지휘자 김덕기가 지휘봉을 잡는다. 소프라노 조선형과 이은주가 주인공 '아이다' 역을, 테너 이정원과 하석배가 아이다의 연인 '라다메스' 장군 역을 맡아 열연한다. 또 아이다의
(사)대구경북서예가협회(이사장 정태수)가 주최한 제41회 대한민국영남서예대전가 지난 14일 작품 심사를 마치고 입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서예대전에는 한글·한문·문인화·캘리그라피·사경 등 전국에서 서예 각 분야에 걸쳐 모두 626점이 출품되어 362점이 입상했다. 한문부문 대상(경상북도지사 상)에는 김상년 씨의 '삼산재 선생시'가, 한글부문 대상(대구시장상)에는 오경숙 씨의 '낙지가'가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한문부문 변양원 씨의 '화담 선생시'와 문인화부문 김춘희 씨의 '가을국화향기'가 뽑혔고, 후원사매입상은 박석조 씨의 '율곡 선생시'와 조명희 씨의 '방산 선생시'가 선정됐다. 특별상은 곽석주, 서향희, 이명희, 최완우, 허광영, 황달호 씨가 영광을 안았고 삼체상은 추호언, 한국향, 황미향 씨가 차지했다. 장년부 장원은 한문부문 문성환 씨의 '목은 선생시'가, 차상은 손달춘, 홍정호 씨, 차하는 서강식, 손인달, 임춘학, 조희국 씨가 당선됐다. 사공홍주 심사위원장은 "탄탄한 기본기와 창작성이 빼어난 한문작품과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한글작품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으로 선정했고, 특히 이번 공모전에서는 전통에 걸맞게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 중 19세 소녀가 군경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소녀는 미얀마 태권도 챔피언이었다. 매운 음식과 붉은 립스틱을 사랑했던 소녀의 이름은 치알 신. 소녀는 “모든 게 잘 될 거야”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소녀는 쿠데타 발생 이래 가장 많은 38명의 희생자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용신) 미디어월에서 지난 15일부터 볼 수 있는 미얀마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작품 ‘저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팀 히치콕 A) 내용이다. 여기에는 미얀마 외에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주먹밥과 분수대, 아버지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어린 아이, 제주 4·3 사건을 상징하는 붉은 동백 등 민주화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다양한 장면이 등장한다. ACC는 내년 5월 15일까지(매일 오후 7시부터~밤 10시)미디어월을 통해 ‘미디어월 콘텐츠 4×4WALLS’에 뽑힌 8개 작품을 선보인다. 아시아문화광장과 빛의 숲을 산책하며 관람할 수 있어 가을밤 정취도 느낄 수 있다.특히 서울 코엑스 아티움 K-POP 스퀘어 미디어(11월 12일까지, 오후 6시30분·7시30분·8시
최근 극한 경쟁에 몰린 현대인들의 상황을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와 결부시켜 게임을 하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치열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자화상 같아 드라마를 본 뒷맛이 참 쓰다. 곤궁한 살림살이의 고된 인생을 살아가느라 각자도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 지역 예술계에서 ‘공존’을 외치는 공간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유난히 길었던 여름이 가고 찰나와 같은 가을의 어느 날, 공존의 예술을 꿈꾸는 김해의 하우스 콘서트 전문공연장 ‘마르떼 마네홀’을 찾았다. ‘마르떼’라는 간판이 있는 4층짜리 건물 입구에 서자 커다란 나무에 깎아서 입체 형상을 만든 문이 벌써 예술공간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마네홀을 마주할 수 있다. 마네홀의 뿌리인 문화예술기업 ‘마르떼’를 운영하고 있는 김세훈(41) 대표가 이 공간을 처음 구상한 건 2016년이다. 음악교사로 10년간 재직한 김 대표는 “거창한 뜻을 품고 나온 건 아니고요.(웃음) 음악을 하는 제자들은 늘어나는데, 무대에 설 기회가 좀처럼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무대를 만들고 공연을 기획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듬해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경남문화예술교
올해로 21회를 맞이하는 마산국화축제가 오는 27일부터 11월 7일까지 마산해양신도시와 돝섬, 원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마산국화축제는 26일 오후 4시 국화시배지인 회원2동 표지석 앞에서 코로나19극복과 마산국화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례식으로 시작한다. 27일 오전 10시 축제의 장을 여는 개장식을 시작으로 5일간의 차량이동식관람 방식과 7일간의 도보관람 방식을 병행하는 국내 최초의 투트랙 방식의 축제가 펼쳐질 계획이다. 올해 마산국화축제는 그동안 함께 울고 웃었던 20여년의 지난 시간들을 추억하고 코로나시대를 극복하고 있는 현재 우리의 모습과 창원특례시의 출범을 앞둔 창원시민의 희망찬 미래를 상상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마산국화!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정했다. ◇올해 마산국화축제 무엇이 다른가=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열렸다면 올해는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해 대면으로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축제장 관람방식을 투트랙으로 진행한다.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은 자동차이동식으로 11월 1일부터 11월 7까지 7일간은 도보관람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년과 달리 올해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하다. 단, 도보관람 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