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한 번쯤 부산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보면 기분 좋은 전시, 청소년이나 어린아이들에게는 호기심으로 다가오고, 어른들에게는 “그땐 그랬지”라고 고객 끄덕이며 옛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전시가 박물관에서 시민의 발길을 반긴다. 부산박물관은 9월 17일부터 12월 5일까지 80일간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21년 특별기획전 ‘부산, 관문 그리고 사람’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의 ‘2021 부산 민속문화의 해’ 사업 업무협약을 통해 마련된 것으로, 부산박물관 전시에 앞서 올해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부산, 바다와 뭍의 나들목’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바 있다. 부산박물관의 이번 전시는 이를 바탕으로 하되, 개항기부터 현대까지 부산이 어떠한 관문을 거쳐 변천해 왔는지 살펴보고 그 속에서 부산이라는 도시의 역사적 정체성과 현재의 위치를 함께 들여다보는 기회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한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는데, 1876년 개항부터 1970년대 부산까지를 아우른다. 박물관에서 입수해 처음으로 공개하는 <약장합편>,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28호 ‘변관식 필 영도교’ 등 유물과
■독일 시골마을에 찾아온 마차 아주 화창한 날씨였다. 기온도 적당하게 따뜻했고 잔잔한 미풍이 불고 있어 적당히 시원하기도 했다. 들판에서는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다. “웬 마차가 저렇게 많이 나타난 거지?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1761년 7월 독일 사람들도 어딘지 잘 모르는 시골마을 미로프에 갑자기 소동이 일었다. 오가는 사람조차 드물어 늘 조용하던 이곳에 갑자기 화려한 마차 여러 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마차 10여 대가 줄을 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시골길을 한참이나 달린 마차 행렬은 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대도시에 비하면 소박하기 그지없는 집이지만, 주변에서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저택이었다. 이곳은 엘리자베스 알베르틴 부인 가족이 사는 집이었다. 그녀의 남편 카를레스 루이스 페레데릭 공작은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처지였다. 부인은 혼자 여러 자식들을 힘들게 키우며 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마차들을 보고 알베르틴 부인과 큰아들 아돌프 프레데릭 공작이 밖으로 나왔다. 마차에서 내린 한 신사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열기와 감동. 2021 부일영화상 시상식 현장은 이렇게 요약된다.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1958년 한국 최초 영화상으로 출범한 부일영화상은 TV시대를 맞으면서 1973년 중단됐지만, 2008년 부활해 ‘공정한 영화상’으로 그 가치를 지켜오고 있다. 어느덧 올해로 30회가 됐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열린 식전 행사 ‘올해의 스타와의 토크’와 ‘핸드프린팅·레드카펫’ 행사는 무관객으로 진행됐지만, 그 열기는 전혀 식지 않았다. 주성철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오후 4시 진행된 ‘올해의 스타와의 토크’는 사실상 부일영화상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의 스타로 토크에 초대된 배우 이솜은 “역사 깊은 부일영화상에 초대받아 기분 좋다. 올해의 스타상이 처음 기획됐고, 팬 여러분이 투표해 주신 상을 받아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솜은 “부산에 오면 대구탕을 꼭 먹지만, 이번에는 대구탕 말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갈까 한다”고 말해 웃음을 주었다. 식전 행사로 열린 ‘핸드프린팅’ 이병헌·정유미·이희준 등 참여 신인연기상 하준 “영광” 울먹 허준호, 48년 만에 대 이어 수상 유아인 “감동 드리는 배우 되겠다” 핸드프린팅에는 지난해
2021 부일영화상 최다 수상작은 영화 ‘모가디슈’ 였다. 코로나19 상황에도 35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모가디슈’는 5관왕으로 올해 부일영화상에서 가장 빛난 영화가 됐다. ‘모가디슈’는 내년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도 선정됐다.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2021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부일영화상은 ‘모가디슈’를 최우수작품상으로 선택, 지난 1년간(2020년 8월 11일~2021년 8월 10일)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다. ‘모가디슈’는 남우조연상(허준호), 음악상(방준석), 촬영상(최영환), 각본상(이기철, 류승완)까지 5관왕을 차지했다. ‘모가디슈’의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관객들이 사랑을 주신 것도 감사한데 큰 상을 받아 영광이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자산어보’를 만든 이준익 감독은 최우수감독상을 받았고, ‘소리도 없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유아인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우주연상은 넷플릭스 영화 ‘콜’의 여주인공 전종서가 받았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모가디슈’의 허준호 배우는 아버지 허장강 배우에 이어 부
1910년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비밀단체인 '(대한)광복회'를 조명하는 기록들이 단행본으로 발간됐다. '광복회, 독립전쟁을 이끌다'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은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광복회를 알리는 대중서 성격의 안내서다. 광복회는 국사 교과서에도 소개될 만큼 인지도는 높다. '1910년대 항일 결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단체는 대한광복회였다. 이 단체는 군대식 조직으로 박상진이 총사령, 김좌진이 부사령이었으며, 각 도를 비롯해 만주에도 지부를 설치하였다. (중략) 각지의 친일파를 색출해 처단하기도 하였으나 밀고자에 의해 조직이 일제에 발각되고 총사령 박상진을 비롯한 많은 단원이 체포당함으로써 활동이 중단되었다.'(1996년판 고등학교 '국사(하)') '광복회, 독립전쟁을 이끌다'는 모두 4편, 12개 장으로 구성됐다. 총론 성격의 1편 '지금 우리에게 광복회는 어떤 의미인가'를 시작으로 2편 '비밀단체의 시대, 광복회를 조직하다'에 이어 해방 이후 재건된 광복회 활동과 재건광복회의 해체 등을 다룬 3편 '끝나지 않은 항일 투쟁', 마지막인 4편 '광복회의 유적, 그리고 기억'으로 끝맺는다. '광복회, 독립전쟁을 이끌다'에는 크게 언급되지 않았던
대전 서구의 한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 이모(28·여) 씨는 얼마 전 놀이활동을 하던 중 깜짝 놀랐다. 만 3세의 원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버러지 새X'라는 욕설을 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해당 단어를 듣고 원생을 불러 세워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느냐 꾸중하자 욕설을 내뱉은 원생은 순수한 얼굴로 유튜브에서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배웠다고 답변했다. 대덕구 한 학부모 윤모(46) 씨는 이른바 '급식체(10대들의 은어)'를 쓰는 자녀의 전화 내용을 듣고 적잖게 당황했다. 대화에서는 '잼민이(온라인에서 초등학생을 이르는 말)', '문찐(대중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 등 정체 모를 단어를 포함해 어미에 '~빠'를 붙이거나, '틀딱', '맘충' 등 혐오 표현까지 난무했기 때문이다. 오는 9일은 제575돌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한글날은 90년대 공휴일이 지나치게 많아 경제 발전에 지장을 준다는 등 사유로 공휴일에서 삭제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한글 창제의 중요성을 재차 인정받으면서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한글날에 앞서 요즘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신안군이 8일부터 31일까지 퍼플섬으로 유명한 반월·박지도에서 ‘퍼플 향기속으로’라는 주제로 퍼플섬 아스타꽃 랜선 축제를 연다.처음 개최하는 퍼플섬 아스타꽃 축제는 퍼플섬의 도로변과 아스타정원 등에 50만 주의 꽃을 심어 섬을 일주하면서 보라색 꽃들 속에서 퍼플섬의 향기와 가을의 운치를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했다.퍼플섬은 안좌면 반월·박지도가 2015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진행됐다. 섬 주민들이 이용하던 보행교를 정비하고 매혹적인 보라색으로 색칠해 퍼플교로 재탄생시켰다. 건물의 지붕과 창틀, 주민들이 사용하는 식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바꿨다.섬 곳곳에 라벤더, 라일락, 접시꽃, 버들마편초, 아스타 등 보라색 꽃이 피는 수목을 심어 봄부터 가을까지 온통 보라색 꽃이 피는 이색적이며 아름다운 풍경으로 탈바꿈했다.박우량 신안군수는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문 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미술관 투어’로 유명한 방탄소년단(BTS)의 RM(본명 김남준)이 최근 전남도립미술관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RM은 지난 5일 BTS 공식 트위터에 전남도립미술관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평소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그는 전국 방방곡곡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는 ‘전시장 투어’를 하며 김환기, 유영국 화백의 작품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전남도립미술관 방문 또한 9월 1일부터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고귀한 시간, 위대한 선물’전을 관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RM이 전남도립미술관에 다녀갔구나”, “남준이 언제 왔다 갔어” 등 예상치 못한 소식에 놀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한편 전남도립미술관이 고(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소장품 21점을 기증받아 구성한 특별전에는 김환기·천경자·오지호 등 전남 출신 거장들의 작품과 유영국·박대성·김은호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총 19점이 전시 중이다. 전국적인 ‘이건희 컬렉션’ 열풍 속에 전시 개막 첫 주말에만 2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전시는 11월 7일까지 열리며,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김미은 기자 mekim@kwan
'NHK 드라마 '군청영역'에 출연 5인조 밴드 멤버 '김준휘'역 맡아 과거 좌절·상처 딛고 회복과정 그려 … 2003년 MBC 드라마 '대장금' 데뷔 이후 아역으로 브라운관 곳곳 꿰차 영화 '써니' '수상한 그녀' 흥행가도 2019년부터 日 영화 도전 향후 기대 강릉 출신 배우 심은경이 일본 드라마의 주연으로 나선다. 최근 일본의 한 매체에 따르면 심은경은 NHK 드라마 ‘군청영역(群靑領域)'에 출연한다. ‘군청영역'은 인기 절정의 밴드 멤버인 여주인공이 과거의 좌절과 상처, 어려움을 딛고 다시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심은경은 극 중 5인조 밴드 ‘인디고 에이리어(Indigo AREA)'의 멤버 ‘김준휘' 역을 맡는다. 모국인 한국에서 상처받은 뒤 일본으로 향하는 캐릭터다. 그는 일련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내버린 가운데 바닷가 마을에서 좁은 가치관의 세계를 탈출하고 사랑하는 음악을 찾아가는 모습을 풀어낼 예정이다. 심은경은 2003년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생각시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단팥빵' ‘황진이' ‘태왕사신기' 등에 아역으로 출연하는 등
화이자 벼슬 버리고 37년간 산속 은거 김시습도 세상 시름 품은 채 이곳 찾아 고려시대 원나라 왕실 안녕 기원한 사찰 곳곳에 문화유산…춘천 문화 대표 상징 고성을 출발해 인천 방향으로 국도 46호선을 따라 진부령을 넘어 인제 원통을 거쳐 광치령을 넘어 양구 그리고 화천에 이르렀다. 배후령을 넘으면 춘천이다. 38선이 가로지르고 있는 배후령은 분단사와 월남전 파병, 5·18 진압 공수부대원 등 근대사를 간직하고 있다. 배후령을 넘기전 원형교차로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다보면 소양호반에 있는 청평사를 만난다. 천년사찰 청평사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을 품어왔다. 고려 대학자 김부철이 쓴 문수원기에 따르면 춘주의 청평산은 옛날의 경운산이며 문수원은 옛날의 보현원이다. 당초에 선사 승현이 당나라로부터 신라로 와서 광종24년(973) 처음 경운산으로 와서 절을 짓고 백암선원이라 했다. 문종 23년(1069) 무신년에 좌산기상시 지추밀원사(左散騎常侍知樞密院事) 이의가 춘주도 감창사가 되었을 때 경운산의 빼어난 경치를 사랑하여 백암선원의 옛터에 절을 짓고 보현원이라고 했다. 그 뒤에 화이자가 벼슬을 버리고 여기에 은거하니 도적이 그치고 호랑이와 이리가 자취를 감추었다.이에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