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무용수들을 주축으로 한 직업 발레단 ‘부산유니온발레단’은 부산 발레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5년 ‘김정순발레단’으로 시작해 2013년 지금의 이름으로 명칭을 바꿔 발레의 저변 확대를 위해 활동해 왔다. 부산유니온발레단은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차이콥스키 대표작인 고전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매년 무대에 올리곤 했다. 하지만 여름을 채워줄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세계적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낭만희극 대표작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 부산유니온발레단 단장이자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정순 예술총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희극발레작품으로서는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이기에, 오래전부터 부산 시민과 발레 애호가들에게 이 작품을 선사하고 싶었다. 그래서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연출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유니온발레단 정기 공연 17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낭만적인 원작, 발레로 재해석 60분간 출연 무용수 26명 달해 16세 박소정 주인공 맡아 ‘눈길’ “낭만발레의 정수…정서 순화도” 부산유니온발레단은 17일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2021 정기공연으로 ‘셰익스피어
부산 해운대구 장산이 전국 최초로 ‘구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체계적인 통합 관리가 이뤄지면 자연 훼손이 줄고 산림 복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올해 초에서 연기됐던 장산 정상 개방도 내년 1월을 목표로 추진된다. 해운대구청은 15일 장산 일대를 자연공원법에 따른 구립공원으로 지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운대 중심에 있는 장산은 높이 634m에 이르는 도심 속 허파다. 마고당과 천제단 같은 문화유산도 많아 보전할 가치가 큰 산으로 꼽힌다. 장산지구 12.58㎢ 외에도 반송지구 2.137㎢, 신곡산지구 1.625㎢ 등 총 16.342㎢가 구립공원에 포함됐다. 해운대구 전체 면적 51.47㎢ 중 31.7%, 산림 면적 29.21㎢ 중 55.9%에 이르는 규모다. 장산 일대 구립공원 지정은 전국 자치구 중 최초다. 2016년 ‘자연공원법’ 개정으로 자연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을 자치구가 지정할 수 있게 됐고, 올해 해운대구가 처음으로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 해운대구청은 국립·도립공원 등에 이어 구립공원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장산 생태복원과 보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내년 5월부터 본격적인 산림 보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연공원법
2011년 여름, 나는 카라쿰사막을 건넜다. 섭씨 54도, 버스 밖 온 사위가 간유리처럼 흐릿하게 이글거렸다. 지평선이 보이는 아득한 사막 여기저기 사금파리처럼 빛이 번쩍였다. 필시 죽어서 흰 뼈로 남은 짐승의 흔적일 터. 어느 시인은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사막의 저 모래무덤을 파면 호박(瑚珀)이나 고여있는 옛 노래 몇 소절을 발견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시인의 그 땅은 누란(樓蘭)이라는 옛 이름, 사막의 여인은 지는 노을에 검은 거울을 품으며 죽어도 지아비의 머리칼에 드러눕는다고 했던가. 검은 사막의 저녁노을이 짙노랗게 드리울 무렵 부하라에 도착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2,500년 된 고도(古都) 부하라의 밤은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웠다. 당도한 호텔에 짐을 풀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나지막한 도시가 통째로 하나의 보석상자였다. 밖으로 나와 라비하우즈로 가는 길에는 그림 속에서 나온 듯한 아름다운 여성과 소녀들이 지나다녔다. 내가 우즈베키스탄 샤마르칸트에 간다고 했을 때 남자친구, 여자친구 할 것 없이 '밭 매는 이효리, 말 모는 손예진, 시장에서 푸성귀 파는 손태영'을 볼 수 있을 거라 입을 모았었다. 사실이었다. 특히 레기스탄광장에
이제 허리끈을 동동 쟁여묶고 영양의 속살을 파헤치러 가볼 참이다. 사실, 두바퀴 자전거로 영양의 산과 계곡을 뒤지는것은 말처럼 그리 간단치가 않다. 진땀 꽤나 각오한다. 영양의 자전거 루트는 도합 넷이다. 갈래길로 선을 그으면 수십길이 나오지만 도드라진 테마 위주로 길을 짜집기 해본다. ◆ 길 하나, 가슴 쿵쾅뛰는 문학의 길 80Km 선바위-외씨버선길 5길(오일도 시인길)-영양 전통시장-외씨버선길 6길(조지훈 문학길)-본신계곡-검마산 휴양림-죽파리 자작나무숲 문학의 길은 선바위에서 시작한다. '선바위'를 검색하면 여럿이다. 울산 태화강 자락에도 선바위, 성주땅 무흘구곡 초입에도 선바위가 있다. 이곳, 영양땅의 선바위는 반변천을 따라서 외씨버선길 5길의 출발지이다. 수려한 바위병풍에 둘러싸인 숲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일제시대 항일 시인이었던 오일도 시인의 고향인 감천마을에 당도한다. 약50호의 자그마한 앙증맞은 옛스런 곳이다. 길은 영양전통시장으로 이어진다. 시가지는 작다. 이곳을 벗어나면 흔한 가게도 구경하기 어렵다. 그만큼 깡촌이다. 자전거는 외씨버선의 주인을 찾으러 주실마을로 간다. 조지훈의 고향이다. 이 아늑한 마을에서는 누구라도 시인이 되고 문학의 늪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전 세계는 재난 지역에 사람을 대신해 들어갈 로봇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감정이나 생명이 없다는 이유로 치러지는 로봇의 '희생'에 인간은 어떤 죄의식도 느낄 필요가 없는 것일까? 내달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리는 대전예당과 지역 대학(충남대·한밭대·목원대) 창작 오페라 '레테'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 로봇의 시대를 상상하며 '우리의 삶은 누구의 죽음 위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공연은 대전예술의전당과 지역 대학들이 연계하여 대전의 이슈를 다룬 한국오페라를 창작·공연함으로써, 지역 공연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향후 대전브랜드 오페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두고 제작됐다.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미래, 자신의 할 일을 다 하고 폐기를 앞둔 재난로봇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재난로봇에 붙여지는 이름 '레테'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망각의 여신으로부터 따 왔다. 이전의 재난을 모두 잊고, 새로운 출발을 가능케 하는 재난로봇이라는 의미로 붙여졌다. 아무나 건널 수 없는 망각의 강 같은 곳을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뜻도 담고 있다. 이 작품에는 재난로봇
전통 ‘심청가’를 현대적 영상과 음악으로 재해석한 판소리 미디어극 ‘두 개의 눈’이 앙코르 공연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최원일)과 아시아문화원(ACI·원장 이기표)은 판소리 미디어극 ‘두 개의 눈’을 2021 아시아문화주간 대표공연으로 선정, 오는 10월 9·10일 예술극장1에서 올린다.이번 공연은 판소리에 양악기와 전자음악,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심학규의 삶을 토대로 심청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점도 눈에 띈다. 심청전 중심을 ‘효’가 아닌 심학규의 ‘삶’에 초점을 맞춰 눈은 멀었지만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사내의 이야기로 구성한 것. 영상·조명 등 무대기술은 단순히 배경이 아닌 소리꾼, 연주자와 더불어 중요한 출연자 역할을 수행한다. 사방으로 움직이며 이동하는 움직이는 발광 다이오드(키네틱 LED)와 레이저 조명은 최대 볼거리다.한편 ‘두 개의 눈’은 한국음악과 동시대 예술의 조화를 담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 개막작품으로 선정됐다.올해 국립극장 첫 투어공연을 시작으로 영상과 공연 콘텐츠 유통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입장권 전석 2만원. ACC 누리집과 콜센터에서 예
“함께해주신 모든 분의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영화 ‘기적'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스크린에 떠오른 말이다. 단순한 말이지만 영화의 진한 여운에 괜히 뭉클했다. 그제서야 영화가 ‘꿈'에 대한 이야기임을 곱씹었다. 영화 개봉 하루 전인 지난 14일 강원영상위원회가 춘천 롯데시네마에서 마련한 시사회에 참석했다. 오갈 수 있는 길이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이 배경. 영화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것이 인생 목표인 준경이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면서 시작한다.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꿈이지만 한 발씩 가까워진다. 준경은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준 친구 라희와 동네 사람들과 작지만 큰 기적을 이뤄간다. 준경에게 간이역은 편리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열악한 교통상황에서 소중한 사람을 더 이상 잃지 않겠다는 바람이자 소중한 사람에게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담긴 꿈이다. 단순한 줄거리 속 숨겨진 이야기가 많다. 객석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일더니 이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1980년대 시골과 학교의 따뜻한 풍경에는 재미와 감동, 로맨스, 여기에 반전도 있다. 문방구 앞 오락기, 지도책, 카세트테이프 등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도 반갑다. 박정민, 이성민
정부와 기업 등 민관이 힘을 합쳐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활동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이런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월드엑스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부처에 적극적인 협조를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영상회의)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추진 동향 및 향후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무회에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김영주 위원장이 참석해 유치 추진 상황, 경쟁국 동향, 향후 추진 전략, 관계부처 협조 요청사항 등을 보고했다. 특히 이번 보고에서는 △범국민적 지지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 △교통·숙박·전시회장 등 인프라 구축 △부산시 및 기업과의 유기적 협력 △올해 11월 말~12월 초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경쟁 PT(프리젠테이션) 준비 △개도국과 선진국 등 대륙별·국가별 맞춤형 유치전략 전개 △재외공관을 통한 적극적인 유치교섭 활동, 민관합동 사절단 파견 등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지지 확보를 위한 노력 등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위한 국내 준비 상황과 대외교섭·홍보활동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
코로나19로 멈췄던 부산의 축제가 기지개를 켠다. 오랜만에 재개되는 축제에 시민들의 기대가 큰데, 방역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부산시는 다음 달 2일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하 록페)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록페에는 총 13팀이 참가하며, 현장에서는 해외 뮤지션을 포함해 총 7팀이 공연할 계획이다. 공연은 유튜브로 생중계되며, 일부 뮤지션 공연은 부산의 명소에서 미리 녹화된 영상으로 대체된다. ‘부산록페’ 내달 2일 현장 공연 ‘차이나특구 축제’는 비대면 계획 BIFF도 오프라인 행사 병행 인파 몰릴 경우 방역 우려도 이번 록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현장 관람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부산시는 현장 공연과 온라인 송출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사에 참석하려면 이달 중순 시작하는 온라인 응모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자 중 소수를 추첨해 선정한다. 현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이후 음식을 먹거나 소리를 지를 수 없고 박수만 가능하다. 16개 구·군의 자존심 대결이던 지자체 축제도 부활을 준비 중이다. 먼저 동구 ‘부산 차이나특구문화 축제’가 다음 달 열린다. 매년 40만 명의 관광객이 모이던 차이나타운의 명물
김민근 감독 연출·김예솔 제작 16일 ‘영화의 거리’ 전국 개봉 지역에서 꿈 이루는 청춘 이야기 촬영·배급까지 전부 부산서 마쳐 “떠나지 않고 부산서 영화 만들 것” 부산에서 교육을 받아도 변변한 직업을 구하기 어려워 많은 청년이 부산을 떠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고 자란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영화 교육을 받고, 영화 제작에 성공하며 꿈을 이룬 MZ 세대 청년들이 있다. 16일 전국 개봉 예정인 ‘영화의 거리’를 연출한 김민근(28) 감독과 제작사 ‘눈(Noon)’의 김예솔(31) 대표다. 부산 MZ세대인 이들은 촬영, 후반작업, 배급까지 부산에서 마무리한 순도 100% 첫 부산영화로 전국 극장가에 당찬 도전장을 던졌다. 김예솔 대표는 “서울에 가지 않더라도 부산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부산에 사는 우리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영화의 거리’로 장편 데뷔한 김민근 감독 역시 “나를 포함한 부산 지역 청년이라면 고향에 남아있을 것인가 다른 곳에 가서 생활을 영위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라며 “이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의 90% 이상이 부산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