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봉오동 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 유해가 연해주 이주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서거한 지 78년 만에 이뤄진 유해 봉환이었다. 특별기를 통해 서울 공항에 도착한 홍 장군 유해는 16~17일 일반인 참배를 거쳐 18일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기념해 광산구 월곡 고려인문화관에서 홍범도 특별전(31일까지)이 열리고 있어 화제다. 고려인문화관을 찾은 15일, 특별전 소식을 듣고 찾아온 고려인 동포와 지역 주민들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떤 이들은 홍범도를 ‘장군’으로, 어떤 이들은 ‘독립군 대장’ 또는 ‘의병장’으로 불렀다. 직함을 떠나 그들의 말에는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홍범도에 대한 경외가 담겨 있었다. 전시장에는 홍 장군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이 비치돼 있었다. 재소 고려인 한글신문 ‘고려일보’에 실린 홍범도 관련 기사를 비롯해 홍범도가 새 아내 이인복과 그녀의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본처와 자식들은 모두 일경과 일본군에게 죽음을 당했다), 홍범도에 대한 고려극장 인민배우 리함덕의 육필 회상기 등 의미있는 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유일한 손녀 홍 예까쩨리나(1925년생)가 홍범도 재단과 크즐오르다 중앙묘역
우리에게 마한은 어쩌면 익숙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존재다. 소국들의 연맹체 형태로 기원전 3세기~2세기 이래 형성되기 시작해 고대국가인 백제가 통합하기 전까지 약 700년의 역사를 이어온 곳이다. 경기도박물관에서 10월 31일까지 전시하는 '경기, 마한·백제'전에서는 경기지역 곳곳에서 발견된 마한의 유적·유물을 통해 마한 사회를 재조명해 본다. 토기·철기·금동관·유리구슬 등 경기지역 마한 사회의 역사적 실체를 밝혀줄 50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이번 전시는 모두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선사시대의 문화를 통해 마한이 성립되는 시기를 보여주며 2부는 마한이 등장해 융성한 시기의 주요 유적과 유물을 소개한다. 3부는 마한의 소국 중 하나였던 백제국이 고대국가인 백제로 성장하면서 기존 지역 세력인 마한의 소국을 어떻게 통합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경기도박물관 김영미 학예사가 꼽은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만한 유물 5개를 소개한다. 경기도박물관, 경기지역 마한 실체 밝혀줄 특별전 500여 점 유물 중 마한시대 화려한 장신구 눈길 경기지역 첫 발견 금동관·금동신발은 통치 매개체 ■ 양평 양수리, '경질무문토기·삼
‘여성 광부, 선탄부-검은장미' 다음 달 24일까지 강릉서 열려 막장서 실어 올려 보낸 흙더미 석탄·잡석 가려내는 업무 맡아 순직한 광부 부인들 주로 일해 검은 탄광의 현장에는 여성 광부도 있었다. 그들도 흙더미를 치우고 탄진을 마시며 석탄을 캤다.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여성 광부의 삶을 사진으로 재조명하는 전시가 강릉에서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여성수련원이 수련원 갤러리 ‘솔'에 마련한 다큐멘터리 사진전 ‘여성 광부, 선탄부-검은장미'다. 전시회는 다음 달 24일까지 볼 수 있다. 광부의 삶을 기록해오고 있는 태백 출신 박병문 다큐멘터리 작가가 참여했다. 여성 광부는 선탄부로 불렸다. 남성 광부들이 막장에서 실어 올려 보낸 흙더미, 자욱한 탄진 속에서 석탄과 잡석을 가려내는 일을 했다. 막장 사고로 순직한 남성 광부의 부인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주로 이 일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박 작가는 광부였던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탄광, 그리고 광부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그 여정에서 네 번째 주제로 선탄부를 주목, 다뤘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제주 전역을 ‘금빛 선율’로 물들인 ‘제26회 제주국제관악제’ 여름시즌이 지난 15일 경축음악회를 끝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올해 제주국제관악제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해외 유명 관악단와 음악인들의 참여가 무산되고 일부 공연이 취소되는 등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가는 우리나라의 젊은 관악인들이 무대를 빛냈다. 올해 처음으로 ‘여름시즌’과 ‘겨울시즌’을 도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한 제주국제관악제는 지난 8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제주아트센터, 제주문에회관, 천지연폭포, 서귀포예술의전당, 예술곶 산양, 사려니숲길 등 제주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현장 관람이 여의치 않은 도민을 위해 유튜브와 NAVER TV 등을 통해 공연 실황이 안방까지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도민들에게 위안을 안겼다. 올해 제주국제관악제 기간 ‘제16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도 열려 의미를 더했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트럼펫, 호른, 테너트롬본, 금관5중주 등 4개 부문에 걸쳐 17개국에서 255명(개인부문 210명, 단체부문 45명)이 참여했다. 15일 오후 제주아트센터에서 마
제주도 성산읍 성산일출봉 인근 해저에서 성산일출봉보다 더 과거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화산 분화구 흔적이 발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의 형성 과정을 새롭게 규명하기 위해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성산일출봉 해저지질 조사 및 가치 발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이 다중빔 음향측심기를 이용해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반경 3㎞의 해저 지형을 정밀 측량한 결과, 성산일출봉 동남쪽 약 500m 떨어진 해저면(수심 약 10m)에서 지름 600m에 달하는 원형의 분화구 흔적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손영관 경상대 교수는 “지난 2012년 국제학술지(GSAB)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일출봉의 구조와 형태 등을 고려했을 때 해저에 또 다른 분화구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는데 실제로 분화구 흔적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흔적 상태로 발견된 분화구는 약 5000년 전 지금의 성산일출봉이 형성되기 이전에 일출봉과 유사한 형태의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바다 속에 원형의 분화구 흔적만 남아있으며, 분화구 주변으로 띠 모양의 지형구조도 관찰됐는데 이는 분화구의 외륜(원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이향미)이 오는 7일까지 기획초대전‘심성희 선중유화 화중유선’을 개최한다. 전시 주제인 ‘선중유화 화중유선(扇中有畵 畵中有扇)’은 부채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부채가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당나라 화가인 왕유의 그림을 보고 남귄 글귀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에서 착안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화가 심성희가 단선 부채를 이용한 창작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단선부채 조각 일부를 모아 모자이크 평면회화로 구현한 ‘매창-화중유선’이 눈길을 끈다. 심성희는 이 작품으로 ‘2020년 전국벽골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단 잉어’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비단을 사용한 선면의 조각들을 모아 나무로 조각한 머리와 꼬리 부분을 제외한 몸통 부분을 표현했다. 철재 구조물에 부채를 배치해, 앞뒤에서 관람할 수 있는 설치 작품도 관심을 끈다. 민화에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까치호랑이와 연꽃을 형상화한 작품도 관람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심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는 평면작업 뿐 아니라 대형 천을 설치하고 무대 뒤에서 그림을 그
사단법인 웅치전적지보존회가 웅치전 발발 429주년인 음력 7월 7일(지난 8월 7일)을 즈음인 지난 13일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에 위치한 창렬사에서 ‘2021년도 임진왜란 웅치전 순국선열 추모제’를 봉행했다. 외부 초청 인사들과 주민들이 대거 참석하던 예년과는 달리 이날 추모제는 조촐하게 진행됐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감염병 예방 및 차단을 위해 보존회 임원과 회원 다수, 진안지역 각급 기관 및 사회단체장 등 20명가량의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웅치전은 조선 선조 25년(1592년) 음력 7월 7일 진안군 부귀면과 전주부(지금의 완주군 소양면)의 경계를 이루는 일명 ‘곰티재(웅치熊峙)’에서 벌어진 임진왜란 초기 전투의 하나다. 비록 패전했지만 대첩(크게 승리한 전투) 못지않게 나라를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전투로 평가돼야 한다는 게 사학자 다수의 견해다. 당시 곡창지대이자 일등 군량미 보급기지였던 호남평야 탈취를 노리던 일본군에 맞서 조선의 관군과 의병, 즉 민관 연합군은 결사적으로 항전하며 웅치 사수에 나섰다. 결과는 중과부적에 의한 패배였다. 김제군수 정담 등 장군 4명, 군졸 3000명 등 엄청난 전사자가 나왔다. 하지만 일본군도 엄청난 타격을 입
광복 76주년을 맞아 <부산일보>는 부산 도심 곳곳에 방치된 '일제 동굴'을 재조명한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은 한국인을 강제 동원해 부산에 해안 포진지, 방공호, 광산 등 동굴 수십 곳을 뚫었다. 태종대 지하벙커, 망미동 구리광산 등 지금도 새로운 동굴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굴곡진 부산 근현대사를 간직한 이 동굴들은 쓰레기 더미로 뒤덮이고, 입구가 콘크리트로 막히는 등 방치되고 있다. 강제노역 등 동굴 속 ‘아픈 이야기’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취재팀은 부산 동굴 안에 매몰된 지역의 역사를 땅 위로 드러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후대가 몸소 경험하고 깨우칠 수 있는 다크투어리즘(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여행)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산 원도심 일대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의 ‘지하 요새’였다. 아시아태평양 전쟁에 대비해 부산에 근무하는 일본인 관료, 학생, 병사 등을 위한 ‘피난용 방공호’가 도심 곳곳에 뚫렸다. 전투기 굉음이 울리고 포탄이 오가는 전쟁통 속에서 주민들은 오로지 ‘그들’을 위한 피난처를 부산땅 아래에 지었다.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지하 요새는 한국전쟁 시기에 갈 곳 없는 피
최근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조직위 홈페이지 일본 지도에 독도를 자신의 땅인 것처럼 표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단번에 그것이 얼마나 황당하고,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바로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이다. 독도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의 정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때,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부산 동래구 온천동)이 기획전시실 1관 2층에서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 ‘독도가 살아있다’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열린다. 해양자연사박물관 내년 2월 6일까지 기획전 ‘독도가 살아있다’ 전시 개최 고문서·지도 등 150여 점 선봬 꼼수 표기 도쿄올림픽 조직위 등 틈만 나면 영유권 주장 일본에 일침 독도는 우리의 역사와 자존심이 서려 있는 역사의 땅이다. 해상왕국 우산국의 영토였던 독도는 512년 신라의 역사로 편입된 이래 지금까지 우리 민족의 생활 터전으로 굳건히 서 있다. 이번 전시는 늘 우리와 함께였던 독도의 역사와 해양 생태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오늘날 독도에 대한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일본에 대응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증명해주는 수많은 사료를 소개
코로나19의 유행이 벌써 1년 반이 되어가는 현재, 모든 분야가 그 영향을 받았지만 특히 극장의 충격은 컸다. 지난해 극장 관객 수는 전년 대비 무려 85%가 줄었다. 그래서일까. 영화 '모가디슈'가 관객 몰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 영화계에 작은 희망처럼 보인다. ◆'모가디슈'는 손익분기점을 넘을까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가 170만 관객을 넘겼다(8월 8일 기준). 만일 평상시라면 이런 기록은 '흥행실패'로 평가될 수 있을 게다.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에 들어온 영화가 아닌가. 1천만 관객은 아니라도 그에 상응하는 관객 수가 되어야 성공으로 얘기됐었고, 그래서 그만한 제작비가 투여되는 영화들이 이 시즌에 포진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텅텅 비어버린 극장은 블록버스터 시즌이라고 해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모가디슈'가 거둔 이 성적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곧 200만 관객도 넘길 것이고 어쩌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예상들도 나온다. 총 제작비 255억원이 들어간 '모가디슈'의 손익분기점은 600만 관객이 돼야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잇따른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