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는 신라 원효스님이 중국 당나라 암호를 풀어 김유신 장군의 병사들 목숨을 구한 이야기가 전한다. 김유신이 고구려 출병 당군(唐軍)과 만날 일로 연락한 결과, 소정방은 종이에 송아지(독·犢)와 새끼 봉황새(란·鸞)의 그림을 보냈다. 김유신이 그림의 뜻을 몰라 원효스님께 묻자 '서둘러 철수하라'는 뜻이라며 철병(撤兵)을 권했다. 신라군은 앞다퉈 강을 건너 고구려군의 추격을 피해 큰 화를 면했다. 난독(鸞犢)의 암호 사연이 얽힌 김유신과 태종 김춘추, 원효스님은 서로 혼인의 인연을 맺은 사이로 통일과정에서 함께 돕고 보살폈다. 원효스님은 그림을 보고 화독화란(畵犢畵鸞)의 출처가 떠올라 '화독'과 '화란'을 반절음으로 해석해 보니 '혹환' 즉 '속환'(速還)의 뜻임을 깨닫고 서둘러 철수하라고 독력해 김유신 병사를 구했다. 송아지와 난새는 어미와 떨어져 사는 동물인 만큼 원효스님의 해석은 그럴 듯했다. 암호(暗號)는 전쟁터처럼 우리 독립운동사에서도 널리 쓰였다. 특히 한글 자모(子母)를 이용한 암호가 많았고, 감옥 안에서 벽(壁)을 두드려 정보를 퍼뜨리는 '벽치기전보' 등 기발한 통신법도 등장했다. 신라 설총이 이두로, 조선 세종이 한글로 백성의 새로운
광명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등산객 등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덕산에 광명시가 'Y자형 출렁다리' 설치를 계획(1월 20일자 9면 보도=광명 도덕산 근린공원에 'Y자형 출렁다리'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 10명 중 7명은 이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시에 따르면 이 사업과 관련해 시민들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7월 26~30일까지 시 SNS 모바일 설문조사단 1천609명 중 964명을 대상으로 도덕산 근린공원 내 출렁다리 설치 계획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964명 중 683명 찬성, 관광 활성화 가장 큰 이유반대 시민들 예산낭비·환경훼손 이유로 들어행정절차 계획대로 진행땐 2022년 3월께 완공 이 결과 70.9%인 683명이 찬성했고 29.1%인 281명은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 이유는 관광 활성화(66.9%), 볼거리 제공(32.2%), 기타(0.9%)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반대 이유는 예산낭비(45.9%), 환경훼손(39.1%), 기타(14.9%) 등의 순으로 많았다. 시는 도덕산 근린공원 내 인공폭포 위 16m 높이에 Y자형 출렁다리 조성을 계획하고 지난해 12월에 기본계획 및 타당성 용역을 마쳤고 현재 경
창원 성산구 상남동 행정복지센터 옆 ‘상남공원’이 ‘상남단정공원’으로 바뀌었다.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 배중세 애국지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창원시는 성산구 상남동 89-1 일원(상남동 행정복지센터 옆) ‘상남공원’을 ‘상남단정공원’으로 공원 명칭을 변경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공원명칭을 변경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 제99회 창원시의회 임시회에서 한은정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은정 의원은 발언을 통해 상남공원에는 성산구 상남동(옛 창원군 상남면 토월리) 출신의 의열단 독립운동가인 배중세(裵重世, 1895~1944) 애국지사의 순국기념비가 자리하고 있으며, 매년 추념식이 개최되는 장소로 그의 호(號)인 ‘단정(丹丁)’을 반영해 공원명칭을 단정공원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시는 ‘상남공원 명칭변경 추진 민간협의회’를 구성, 지역명(상남)을 반영해 ‘상남단정공원’으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도출한 후 주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주민들이 ‘상남단정공원’으로 하자는데 의견이 모이면서 공원 명칭 변경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원입구에는 표지석 설치도 완료했다. 김종일 공원녹지과장은
폭염주의보로 한반도가 뜨겁게 달궈진 8월 어느 날. 맹방해변과 덕산해변, 덕산마을, 마읍천의 중심부에 자리하며 바다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덕봉산에 올랐다. 사방으로 명사십리 모래밭, 울창한 소나무숲을 자랑하는 맹방해변과 평온한 덕산마을, 농심의 구슬땀이 연상되는 넓은 논들,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마읍천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 덕봉산 정상이다. 산 입구부터 정상 주변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대나무숲은 작은 바람에도 소리를 내며 인적의 방문을 반기고 있다. 바다 위의 산으로 알려진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 덕봉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곳이었다. 삼척시가 덕봉산의 산허리에 해안생태탐방로를 조성하고 정상부에 전망대와 야간경관 조명, 해안조망 공간을 마련하면서 누구든지 찾을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탈바꿈됐다. 해안코스 626m와 내륙코스 317m 등 총연장 943m에 이르는 데크로 만들어진 탐방로를 돌다 보면 청정 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대나무숲, 솔향이 묻어나는 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담아올 수 있다. 덕산마을 앞 해변에서 덕봉산을 연결하는 외나무다리를 통
북강원도 고성 금강산 세존봉서 자라 바위틈 속 자리잡아 평지 나무와 달라 본보 기자 등 구성 탐사단 두차례 탐방 남측 철원 대성산 등 일부지역만 자생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부흥이고, 다른 하나는 산림녹화다. 산림은 자연재해를 줄이고 빈약한 국토에 영양분을 주는 비료와도 같다. 우리 산하는 1950년 전쟁으로 전국의 국토가 초토화돼 헐벗은 민둥산이 대부분이었다. 현은사시나무, 아까시나무, 미류나무, 리기다소나무, 낙엽송은 당시 민둥산에 즐겨 심었던 수종들이다. 당시 산은 화전민들의 터전이었다. 사람들은 불을 내서 잡목을 없앤 땅에 곡식을 심어 생계를 이어 왔다. 화전민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산에서 하산해 농촌에서 일품을 팔거나 도시 노동자로 이직해야 했다. 산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그들의 생계터전이었던 화전엔 일본 이깔(잎깔, 입갈)나무와 잣나무가 채워졌다. 1970년대 화전민 정리 작업(?)을 실시한 정부는 화전민들이 밭으로 사용한 산기슭에 일본 이깔나무와 잣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다. 전국 어디를 가도 잣나무와 낙엽송 군락지를 본다면 십중팔구 화전민 흔적이 있던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
JTBC 16부작 드라마 '런 온' 벽화길·망상해변 청량감 가득 런 온.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JTBC에서 방영된 16부작 드라마. 같은 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다. 또 사랑을 속삭인다. 드라마는 사는 세계가 달랐던 주인공들이 만나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자신을 가뒀던 틀을 깨고, 영향을 주며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은 임시완(기선겸)과 신세경(오미주), 수영(서단아) 등이다.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선겸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남자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패배하는 세계에서 늘 전진만이 살 길이다. 외화 번역가인 미주는 관성적으로 뒤를 돌아봐야 한다. 같은 장면을 수없이 되감기를 반복해야 하는 번역의 세계가 그렇다. 앞만 보고 달리는 남자와 늘 뒤를 돌아봐야 하는 여자는 같은 말을 쓰지만, 소통에 애를 먹는다. 이 둘은 사랑하는 사이다. 이들의 사랑은 통역이 필요한 게 아닐까? 잔잔한 사랑의 가치를 전해주는 드라마 속에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감초 역할을 한다. 넓디넓은 바다를 옆에 두고 알록달록 벽화가 발길을 머물게 하는 동해
제주도 서쪽 끝 해안변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513호 ‘제주 수월봉 화산쇄설층’을 무인 방재드론을 활용해 보전·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제주도는 최근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화산쇄설층 방재드론 스테이션 구축 및 운용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수월봉 화산쇄설층 방재드론 스테이션 구축 사업은 천연기념물인 화산쇄설층 사면 붕괴, 태풍 등의 재해 피해현황을 무인 드론이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문화재를 보전·관리방안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문화재청과 함께 문화재 보전·관리를 위해 무인 드론을 활용하는 사업을 처음 시도하고 있다. 수월봉 화산쇄설층은 미고결된 응회암층이 장관을 이루는 지역이지만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사면 붕괴와 낙석이 발생하는 등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무인 드론을 운영해 해안절벽 붕괴현황과 변화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향후 안전대책과 보전·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는 1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제주도는 드론 스테이션을 수월봉 인근인 고산리유적안내센터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수월봉 화산쇄설층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드론 및 스테이션 운용 프로그램
1945년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독립한 지 76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조선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전북의 수많은 독립군과 의병이 여전히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제의 침략에 저항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는 재판기록이 있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전북지역 자치단체와 민간단체, 역사 연구자가 서훈대상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훈 독립유공자 1077명…전북 독립운동 규모 비해 적어 12일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의 독립유공자 출신지역별 현황에 따르면, 전북에서 올해까지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1077명이다. 지역별로 서울·수도권과 전국 8도, 북한의 평안도·황해도·함경도까지 살펴봤을 때, 경상북도(2292명), 충청남도(1480명), 경기도(1401명), 경상남도(1352명), 전라남도(1295명) 다음 순이다. 그러나 전북에서 벌어진 독립운동 규모와 전개양상에 비해 서훈자수가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1919년 국제연맹에 보고하기 위해 조사 편찬한 자료인 ‘한일관계사료집’의 통계수치를 보면, 전북 등 호남지역의 독립운동 참여인원은 대략 27만에 달한다. 경기도, 평안도에 이어 3번째 규모다. 국가보훈처 연
남원시는 광한루원에서 ‘하늘나라 전설 광한루 달빛야행’프로그램을 다음달 21일까지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광한루 달빛야행’은 매주 목~토 오후 8시부터 진행되며 아름다운 남원의 야경을 널리 홍보하고 문화콘텐츠 다양화목적으로 판소리체험과 야간 해설탐방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방문객들은 완왈정 누각 위에서 판소리 한 대목을 배우며 어둠이 짙어지면 청사초롱을 든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사랑의 다리 오작교를 지나 광한루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광한루 누각 아래에서는 남원의 역사, 문화, 조경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 이야기를 문화관광해설사가 재밌게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은은한 불빛아래 전통미가 아름다운 한옥호텔과 돌담길의 고즈넉함이 운치를 더하는 남원예촌도 함께 둘러보는 것도 눈길을 산다. 남원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부터 안심하고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적정 인원수를 제한하고, 남원에서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한루 달빛야행’ 은 관광객, 시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선착순 30명 이내로 참가비는 무료이다. 신기철 singch@jjan.kr
3세기 무렵 스페인 사라고사 인근 후에스카에 비센테라는 청년이 살았다. 아주 성실하고 선량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젊은이였다. 우연히 접한 기독교에 심취한 그는 사라고사의 발레리우스 주교에게서 서품을 받고 성직자가 됐다. 그는 신앙이 깊은 발레리우스를 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다. 비센테는 성경 공부를 열심히 한데다 말을 설득력 있게 잘 했다. 그래서 언어 장애에 시달린 발레리우스 대신 곳곳을 다니며 설교를 하거나 주교의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우쭐대거나 거만하게 구는 일은 없었다. 286년 로마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즉위했다. 기독교를 싫어했던 그는 로마는 물론 유럽의 여러 식민지에서 기독교 박해를 시작했다. 비센테는 발레리우스와 함께 발렌시아의 총독인 푸블리우스 다키아누스에게 끌려갔다. 총독은 둘을 감옥에 가두고 살려주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만약 공개적으로 성경을 불태운다면 자네는 물론 스승인 발레리우스의 목숨도 살려주도록 하지.” 비센테는 고민하지도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를 살려주시려는 마음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성경을 불태움으로써 하느님을 불신할 수는 없습니다. 저와 발레리우스 주교님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