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끝이 없구나/ 강에 닿을 때는/ 다리가 있고 나룻배가 있다./ 그리고 항구의 바닷가에 이르면/ 여객선이 있어서 바다 위를 가게 한다.// 길은 막힌 데가 없구나./ 가로막는 벽도 없고/ 하늘만이 푸르고 벗이고/ 하늘만이 길을 인도한다./ 그러니/ 길은 영원하다.”
천상병 시인의 `길'이라는 시(詩)입니다.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이라고 불리는 그의 시는 언제나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길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그게 길이라는 단어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숙명입니다. 시가 얘기합니다. 막힌 데가 있거나 벽으로 가로막혀 있으면 그건 길이 아니라고. 우리의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의 앞에는 `다른 길'로 우리를 이끄는 새로운 어떤 것들이 항상 나타났습니다. 길이라는 단어 속에는 `멈춤'의 뜻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멈춘 일상이 조금씩 흐르고 있습니다. 그 흐름이 이어지는 곳을 `희망의 길'이라고 불러볼까요. 그래도 아직 `막다른 길' 앞에 서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세요. 저기 높고 푸른 하늘을 벗 삼아 그 하늘만이 인도하는 그 길을 함께 달려 보심은 어떨까요. 이번 주말에는 추억의 국도 7호선을 한번 달려 볼까 합니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의 풍광을 파노라마처럼 옆에 두고 달릴 수 있는 길을 또 어디서 만나볼 수 있을까요. 고즈넉함은 덤으로 드리겠습니다. 답답함을 훌훌 털어내고 `멈춤'을 `흐름'으로 바꾸는 길 위에 함께 올라 보시겠습니까. 글=오석기기자, 사진=권태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