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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오거돈 성추행 사퇴, 부산이 부끄럽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직원 성추행 문제로 불명예 사퇴했다. 성추행 사건에 연루돼 부산시의 수장이 자리에서 내려오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부산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달 초 집무실서 공무원 강제 추행

“사죄드린다” 긴급 회견, 시민 “큰 실망”

변성완 대행 체제… 내년 4월 7일 보선

 

오 전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한다.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퇴 선언을 했다. 또 그는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이달 초 시청 집무실에서 공무원 A 씨를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이 사실을 부산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고, 부산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를 대변해 오 전 시장에게 책임을 지고 시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오 전 시장의 성추행과 전격 사퇴가 알려지자 시민들은 물론 시민단체, 정치권, 경제계 등 각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시민 김준영(52) 씨는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퇴진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부산시민으로서 정말 부끄러워 뭐라고 할 말이 없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부산공무원노조도 성명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실패한 여러 차례의 조직개편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검증되지 않은 정무직을 대거 영입하는 등 오 전 시장의 비민주적·강압적 시정 운영의 예견된 말로다”며 “시는 피해자의 2차 피해방지대책을 수립하고, 무마·회유 의혹을 철저히 진상조사해 관련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해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 전 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오 전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내년 4월 7일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1년간 수장이 비는 공백으로 시정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코로나19로 재정 위기를 겪는 시가 동남권관문공항 건설, 북항 재개발, 경부선 철도 지하화, 2030엑스포 부산 유치 등 지역 대형 현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업무추진을 당부했다. 변 권한대행은 “당황스러워하고 흔들리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 공직기강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성추행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라며 “피해자 신상 공개 및 유포, 피해자에 대한 비난 등 2차 가해행위에 대한 엄중 조치와 제도적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