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스승의 날을 맞았다. 등교개학을 하지 못한 채 스승의 날을 맞은 도내 학생들과 선생님은 어떤 심정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진주 가좌초등학교 2학년 A양= 스승의 날이 언제예요? 몰라요. 선생님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어요. 집에서 매일 해야 하는 숙제가 많아 학교를 가고 싶긴 해요. 그런데 학교를 가게 되면 공부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 돼 계속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해요. 친구들은 본 적이 없고 선생님은 딱 한 번 화상통화를 했는데 머리 모양과 얼굴과 목소리는 기억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선생님께 스승의 날에 연락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고는 싶은데 부끄러워서 못하겠어요.
◇창원 용마고등학교 2학년 B군= 스승의 날 안타까움요? 사실은 학교를 못 가서 친구들을 못 보는 게 더 안타까워요.(하하) 친구들 몇 명하고 자주 통화는 하는데 아직 단체로 스승의 날 감사 인사를 전하자는 이야기는 없네요. 그래도 저희 담임선생님은 과학담당이라 1학년 때부터 모든 반에 수업을 했기 때문에 선생님을 모르는 애들은 없어요. 저는 1학년 때 옆 반 선생님이어서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원격수업은 전체 학생들과 선생님이 나오는 화상수업이 아니고 그냥 정해진 영상으로 질문 없는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2학년이 되고 나서 담임선생님을 영상으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빨리 실제로 보고 싶긴 합니다. 고민이긴 한데 내일 스승의 날에 개인적으로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동 모 중학교 C선생님= 서울 이태원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시작되면서 등교개학이 연기된다는 뉴스를 듣고 학교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지친다”라고 말을 다 하더군요. 우리 학교는 스승의 날 행사는 예전부터 아예 없었고 꽃 달아주는 것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지금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받으려는 것은 자체가 사치스러운 일이고 잘못된 생각이라고 교사들은 다들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에 학생들이 문자메시지 등 감사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서운해 할 선생님은 아무도 없으니까 학생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승의 날과 관계없이 우리 학교는 전국에서 아이들이 오는데, 힘든 아이들도 많아요. 그래서 많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교사들은 교과 진도 책임감도 있는데 등교개학이 연기되니까 힘든 게 사실입니다. 6월부터 진도를 나가서 교과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등교개학이 연기돼서 교육과정 모든 게 마비된 것 같아 걱정입니다.
김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