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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인류 직면한 기후·환경문제…함께 고민할 오대산포럼 제안”

[2020 오대산문화포럼 좌담회]'녹색 미래, 오대산에서 길을 묻다'

 

 

최문순 “에너지 바꾸고 숲 늘려 … 환경이 주는 경고에 대응 위해 강원도가 먼저 실천”
최 열 “10년 뒤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너 … 강대국 군사비용 줄여 환경 투자해야”
정재승 “다음 세대 행복할 수 있는 기술문명 어떻게 물려줄지가 과학자로서의 화두”
한왕기 “평창군 오대산·월정사 중심으로 한 자연친화적 개발에 더 많은 관심 가질 것”
조정래 “조금 불편·가난하게 살자는 식의 국제계약 없다면 자연 파괴 해결 불투명”
정 념 “오대산부터 생태·친환경적 환경 조성 … 생명성 넘쳐나는 곳으로 만들어야”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강원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한 '2020 오대산문화포럼 좌담회'가 지난 6일 평창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비대면으로 봉행됐다. '녹색 미래, 오대산에서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토론 내용을 발표 순으로 요약 정리했다. 좌담회 실황 중계는 월정사TV와 강원일보TV를 통해 볼 수 있다.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좌장)=“지구촌에는 기상 이변 현상이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라고는 하지만 성장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이뤄진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인해 지구가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이다. 또 현대사회에서는 탈종교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치문명은 과학문명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고 생명은 경시되고 공동체 의식은 약해지면서 현대인은 참다운 자신으로부터 점점 소외되고 있다. 이번 좌담회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지구적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녹색 미래'를 향한 인류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탄허 큰스님이 쓴 단종비각의 문장 중에 한민족의 미래를 예언한 문장이 있다. 탄허스님은 천지가 뒤집히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시기를 살고 있다는 말씀을 주셨다.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며 (탄허 스님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재난은 인간을 치료하고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일종의 치료·치유의 과정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정화 과정을 거치는 것을 단순히 예언이나 운명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가면서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이와 관련한 국제적·정치적 선언이 많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처럼 환경이 주는 경고와 재난,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강원도가 먼저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원도는 에너지(액화수소)를 바꾸고 숲을 늘리고 산을 보호하는 정책을 통해 탄허 스님이 말씀하신 새로운 세상의 시작, 개벽세상을 예언이 아니라 앞장서서 열어 가고자 한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오염된 환경에서 강한 경제가 나올 수 없다. 쾌적한 환경에서 강한 경제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모래로 콘크리트도 만들고 유리병도 만들수 있지만 반도체도 만들 수 있다. 똑같은 물질이라도 자연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고 2030년으로 간다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고 확신한다. 해결 방안은 결국 재정적인 문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강대국의 군사비용 10분의 1을 기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개발 등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우리 인류가 환경 안에서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후·환경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환경과 녹색 미래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오대산 포럼을 제안한다. 서양 중심의 다보스 포럼과 같이 오대산 포럼을 만들어 환경의 관점에서 경제(다보스 포럼)와 두바퀴로 발전시켜 나가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욕망을 충족하는 도파민의 뇌가 행복이 아니라 안전하고 편안함을 주는 세로토닌의 뇌를 행복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느린 삶이 필요하고 주변 환경이 우리 몸과 뇌와 잘 맞아야 한다.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온 인류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제4차 산업혁명이 지향하는 것은 테크놀로지(과학기술)를 이용해 인간이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얻은 교훈이 온라인으로 삶을 옮겨 가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결론짓지 않았으면 한다. 지나치게 온라인, 오프라인, 기술문명에 의존하지 않고 그렇다고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하지 않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새로운 재앙, 재난이 와도 다음 세대가 행복할 수 있는 기술문명을 어떻게 하면 물려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과학 하는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화두다.”

한왕기 평창군수=“평창군은 앞으로 오대산과 월정사를 중심으로 한 자연친화적 개발, 정신문화적 힘의 배양, 휴양과 치유의 지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 오대산이 부처님의 평화를 실천해 온 한국불교의 성지인 만큼 평창군과 오대산 월정사가 함께 올림픽 유산사업을 추진한다면 많은 사람에게 평화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강원도와 평창군을 비롯한 월정사, 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단체가 더 자주 만나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이러한 계획과 생각들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오대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오대산의 유네스코(UNESCO) 복합유산 등재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인류의 미래뿐 아니라 개인의 평화를 위해서도 오대산이 더 발전하기를 바라며 평창군도 더욱더 오대산의 발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어떠한 것이 자연친화적으로 개발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겠다.”

조정래 작가=“올해로 작가 생활 5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세월 나는 두 가지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하나는 작품을 쓸 것인가 하는 인간에 대한 탐구를 했고, 두 번째는 환경문제였다. 환경이 나빠졌는데 많은 사람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본질적 이기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병폐일 것이다. 사회과학자, 문화사가들은 20세기를 끝내면서 20세기를 전쟁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어떤 이는 과학의 시대라고 한다. 나는 자연파괴의 시대를 더 첨가해야 한다고 본다. 환경을 연구한 분들이 말하기를 20세기 100년 동안 인간이 소모한 화석연료들이 그 전 1,000년 동안 소모한 것과 같다고 했다. 지구가 급속도로 파괴된 것이다. 최근 인권의 문제 등은 많은 부분 해결되고 있지만 공해의 문제, 자연파괴의 문제는 앞으로 갈수록 해결이 난망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인류가 조금은 불편하게 살고 가난하게 살자는 식의 국제계약을 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해질 것이다.”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 스님=“'녹색 미래'는 지구촌을 보존하고 또 인류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하는 공동체가 갖고 있는 공통된 관심사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지구촌의 위기는 곧 생태의 위기이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연결되지 못한 분리적 생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 위기를 치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결국 생태문명이라는 관점을 많은 분이 함께 컨센서스(Consensus·합의점)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모든 자연과 인간, 온 우주도 연결됐다는 관점에서 결국 자연과 인간, 모든 생명체가 유기적으로 관계 지어진 속에서 우리의 존재, 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열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문명이 낳은 피해는 결국 환경의 문제, 생명 다양성의 감소와 더불어 모든 생명이 절멸의 문제로까지 가고 있다. 오대산부터 개발보다는 생태적·친환경적 환경을 만들어 생명성이 넘쳐나는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오대산이 인간과 자연이 한데 연결돼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오석기기자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