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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채홍호 "'이건희 미술관' 대구와 수도권 경쟁 관건"

채 대구시 행정부시장 인터뷰…"대구가 최적지, 문화집중 우려 여론 땐 유리"
대구·평양 중심 근대미술 발전…간송미술관과 큰 시너지 기대
삼성과의 인연·균형발전 차원…비수도권에서 조건 가장 앞서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서울 등 수도권과 대구, 부산 등 비수도권 모두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구는 이건희 미술관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유한 경북도청 이전터에 건립하면 건축비 2천500억원을 전액 대구 시비와 시민 성금으로 지원하겠다고 파격적인 약속을 했다.

 

대구가 유치 희망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채홍호(58) 대구시 행정부시장(사진)은 8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건희 미술관은 결국 대구와 수도권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가 유력

 

이건희 미술관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이중섭의 '황소',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이 포함된다. 감정가는 3조원 정도지만 시가는 10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게 미술계의 추측이다.

 

문체부는 미술관 신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오는 15일쯤 구체적인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최근 '접근성'을 언급해 수도권에 건립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채 부시장은 "문체부 차관에게 확인한 결과,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는 답변을 들었다. 문체부가 이달 안에 입지 선정 기준에 따른 절차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공모 절차를 밟아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구가 최적지

 

채 부시장은 이건희 미술관의 최적지는 대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구가 미술사적으로 가장 적지라고 했다. 대구와 평양을 두 축으로 근대미술이 발전했고, 이쾌대와 이인성을 비롯해 근대 미술가들이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했다.

 

또 대구는 대구미술관이 있고, 간송미술관이 들어서는 데다 이건희 미술관까지 건립되면 미술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 이건희 회장과 대구와의 인연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채 부시장은 "특정 개인의 이름으로 건립되는 미술관은 출생지, 탄생지에 세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대구가 삼성의 모태이고, 현재도 이건희 회장의 생가와 삼성상회를 비롯해 삼성의 역사가 창조경제센터에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삼성창조경제센터 개관식을 하지 않았다. 삼성창조경제센터 역사관을 보면 삼성이 대구와 어떤 관계인지 자료로 잘 보관돼 있다"고 했다.

 

채 부시장은 "문화 분권 측면에서도 대구가 최적지"라고 했다.

 

국립 문화예술 인프라를 보면 국립공연장과 미술관 11곳 중의 6곳이 수도권에 몰려있고, 국립예술단은 9개 모두 서울에 있다. 특히 '국립'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1곳뿐이고 부속 전시관 3곳은 모두 서울(서울관, 덕수궁관)과 수도권(과천관)에 있다.

 

프랑스는 5곳의 국립미술관 중 3곳은 파리, 2곳은 지방도시인 랑스와 메츠에 있다.

 

채 부시장은 "여러 분야에서 지방분권을 논의하지만 문화 분야는 서울중심적 사고가 더욱 강하다"며 "문화 분권 차원에서 반드시 지방으로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근성에서도 대구가 뛰어나다.

 

채 부시장은 "서울에서 대구까지 KTX로 1시간 30분이 걸리고, 전국 어디에서나 대구까지 2시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며 "경북도청 이전터나 삼성창조센터에 미술관이 들어서면 KTX 동대구역에서 2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라고 강조했다.

 

 

◆대구와 수도권 싸움

 

비수도권에서는 부산과 진주, 의령 등지도 미술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채 부시장은 "비수도권에서는 대구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근대미술사에서 대구가 차지하는 위치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삼성과 인연, 균형발전 등 여러 분야에서 대구가 가장 앞서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도권과 경쟁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결국 대구냐, 수도권이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 문화 집중을 우려하는 여론이 형성되면 대구가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 논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채 부시장은 "공모를 한다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정신과 역사, 삼성의 전통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정치 논리를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시민추진단이 시민 모금운동을 시작하는 등 어느 지역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채 부시장은 "민·관이 함께 나서서 대구의 힘을 하나로 모아 유치전에 총력전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