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상반기 착공이 예정된 전주역사 전면개선 사업이 당초 기대한 것보다 초라한 규모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예산증액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호남선 KTX 개통으로 대폭 증가한 전주역 이용객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고, ‘천년전북’, ‘천년전주’의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하기 위해서라도 신(新)역사는 제대로 조성해야 한다는 게 지역 내 중론이다.
25일 국토교통부와 전북도, 전주시 등에 따르면 전국 KTX 주요 역 중 가장 비좁고 낙후한 전주역 신축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다만 전주의 위상에 맞는 ‘백년역사(百年驛舍)’가 만들어 지려면 추가 예산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예전부터 호남의 관문인 전주역은 1981년 이후 별다른 증개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시의 규모와는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2016년 신축에 첫 물꼬를 텄다. 특히 2019년 정동영 전 의원이 사업예산 450억을 확보함으로써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전주역사 전면개선’ 사업 기간은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로 다음 달 중 교통영향평가와 2022년 공사착공, 2024년 개통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업비는 총450억 원으로 국비 300억, 한국철도공사100억, 전주시가 50억을 부담한다. 새로 들어설 역사 규모는 지상3층/지하 1층 3448㎡로 주차장 425대와 편의시설 827㎡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규모로는 광주와 함께 호남을 대표하는 도시인 전주의 신축 역사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크다는게 중론. 전국적으로 고속열차가 지나가는 주요역사 중 면적과 건물이 협소한 편으로 관광객과 시민편의를 위해 설계가 확대돼야한다는 것이다.
현행 사업비로는 우선 지하주차장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고, 역사 내 시민정원, 휴게시설, 대합실 등을 조성할 때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곧 막이 오를 9월 국회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선의원을 지낸 전북정치권의 한 원로인사는 “(9월 국회가)전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은 물론 송하진 전북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이 힘을 모아 전주에 백년역사를 조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전주의 위상을 바로 세우려면 역사부터 제대로 신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 A씨도 “9월 국회는 예산과 입법 전쟁터”라면서 “엄청난 국가예산 배정이 이때 결정되기 때문에 신축할 전주역사의 규모를 키우려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주역사 시설개선 사업 예산이 500억을 넘어가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변경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전주역사 신축사업 예산 증액의 당위성이 높은 배경으로는 전국 고속역사 중 가장 비좁고 오래 된 역사라는 점, 전국 역사 중 손에 꼽힐만큼 이용객이 대폭 늘어나는 역사라는 점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주역은 전주시민만이 아닌 매년 1000만 관광객과 180만 전북도민, 광주·전남도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역사로써 제 기능을 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김윤정 kking152@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