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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 동백전 연계 ‘동백택시’, 카카오T 독주 멈춰 세울까

‘플랫폼 기업’ 규제 본격화

 

전국 최초로 지역 화폐 시스템과 연계한 독자적인 택시 플랫폼이 부산에 등장한다. 지역화폐인 동백전 앱과 콜택시 서비스를 결합한 택시 플랫폼 동백택시가 이르면 다음 달 출범하는 것이다. 전국 택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서 부산의 택시기사와 승객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백전 앱-콜택시 결합 플랫폼

부산시, 택시조합과 출범 준비

내달 시범 운영, 내년 정식 출범

수수료 낮추고 승객은 ‘페이백’

부산 기사 86.2% 카카오T 가입

높은 수수료 등 독점 부작용 커

 

 

■카카오에 난장판 된 콜택시 시장

 

부산시는 개인과 법인 양대 택시조합과 함께 동백택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동백택시는 동백전 앱을 통해 가맹된 택시를 호출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이다. 지역 화폐인 동백전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내년에 정식 운행을 시작하며 이르면 10월 이후부터 시범 운영된다. 동백택시는 동백전 시스템 운영 대행사 ‘코나아이’ 측에서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다.

 

동백택시는 동백전 앱과 연계가 가능해 페이백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를 통해 지역 택시기사와 승객은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부산시는 카카오모빌리티로 대표되는 대기업 택시 플랫폼과 비교해 동백택시의 수수료를 3분의 1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다.

 

동백택시 논의는 개인택시조합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카카오T 등 서울에 기반을 둔 대기업 콜택시 플랫폼이 부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역 운수업 종사자의 부담이 커진 탓이다. 배경에는 차등 수수료 시스템이 있다. 카카오는 3월 월 9만 9000원의 정액제 상품인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가맹 택시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원하는 방향의 고객 호출을 먼저 받고 싶으면 고액 상품에 어쩔 수 없이 가입해야 한다. 승객도 빨리 배차받기를 원한다면 더 많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카카오는 비난 여론에 일부 서비스 수수료 인하·폐지 등 대책을 내놨으나, 차등 수수료 시스템은 여전히 유효하다. 부산택시조합 관계자는 “거대 기업의 수수료 압박에 생계에 직면한 택시기사들의 불만과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며 “동백택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수수료 부담까지 덜 수 있는 대기업에 대항할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콜택시 공룡’에 대항마 될까

 

현재 부산에는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택시 2만 4149대가 운행 중이다. 택시기사는 2만 1822명에 달하는데 이 중 1만 8807명이 카카오T에 가입한 상태다. 부산의 택시기사 86.2%가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에 소속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전국적이다.

 

이날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전국의 카카오T 가입 기사는 22만 6154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택시기사 24만 3709명 중 92.8%에 달한다.

 

가입 택시기사뿐 아니라 콜택시를 호출하는 이용자 수에서도 카카오는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밝힌 지난달 택시 호출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카카오T 1016만 명, SK텔레콤과 우버가 손잡은 우티(UT) 86만 명, 타다 9만 명, 마카롱 3만 명이었다. 김 의원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카카오)가 등장했음에도, 국토부는 택시 플랫폼 사업과 관련된 변변한 통계지표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백택시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단 지역 내 콜택시 시장에서 자생력은 갖출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백전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부산시는 택시기사와 승객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수료 책정, 투입 예산 규모 등 구체적인 운영 구조는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부산시 이윤자 택시운수과장은 “동백택시로 부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별도의 운영비 외에 크게 없겠지만, 기사와 승객 부담 완화,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효과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지현 신라대 복지상담학부 교수는 “동백택시 도입으로 지역화폐 소비가 실생활과 조금 더 밀접해지며, 잠재적인 이용자를 더욱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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