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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2021 경남 문화예술 결산] 코로나 파고 높았지만 도내 예술인 ‘창작열정’ 못 꺾었다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 프레 비엔날레’ 등 성료
경남예총, 청년·장애예술인 목소리 듣는 장 마련

‘시민·기업 후원’ 마산 시민극장, 26년 만에 부활

시조·연극·무용 분야 예술인들 수상 잇따라

운영 주체 바뀐 동서미술상, 상금 규모 놓고 삐걱

‘5년 파행 마무리’ 거창국제연극제, 코로나로 취소

씨네아트 리좀 ‘휴관’…경남독립영화제 명칭 갈등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사실상 무산

 

올해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문화예술기관이 임시휴관하며 공연과 전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관객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거나 연기,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정부가 코로나 방역수칙을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움츠렸던 도내 문화예술계도 기지개를 폈다. 문화예술인들도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거나 사전예약제로 인원을 제한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 경남 문화예술계를 되돌아본다.

 

 

◇운영 주체 바뀐 ‘동서미술상’ 첫해부터 삐걱= 마산 동서화랑을 운영하던 고 송인식 관장이 지난 1990년 사재로 1억원을 출연해 제정한 도내 첫 민간미술상인 동서미술상이 후배예술인의 의지와 기업 후원으로 명맥을 잇다 재정 조달의 어려움으로 존폐 위기를 맞았다. 지난 6월 문화예술계 인사 180명이 서명한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창원시의회가 조례안을 제정, 회생 기회를 얻었다. 동서미술상 운영위원회는 창원시에 올해 시상금 예산을 1700만원 신청했고 시는 추경에 1700만원을 반영했다. 하지만 시의회에서 1000만원이 삭감돼 700만원으로 조정되자 동서미술상 운영위원회는 지난 10월 올해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상식을 취소하기로 했고 수상자도 선정하지 않았다. 창원시 동서미술상 조례안을 발의한 김경희 의원과 도내 예술인들은 동서미술상 가치를 고려해 예산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내 예술계 ‘기지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예술인들이 역설적으로 ‘코로나’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뵈며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팬데믹에 시달리는 도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과 무용, 전시, 출판 등이 잇따랐다. 내년에 열릴 창원조각비엔날레를 미리 볼 수 있는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 프레 비엔날레’와 ‘2021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도 관객을 맞았다. 일부 행사는 사전예약제로 진행되긴 했지만 두 비엔날레 모두 코로나 시대 예술의 본질을 물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남도립미술관 등 공립미술관과 창원문화재단 산하 공연·전시시설, 김해문화재단 산하 기관 등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 전환에 따라 안전수칙 준수 하에 사전 접수 형태로 제한된 인원을 수용하는 등 각종 전시·공연·강좌를 이어갔다.

 

 

◇‘코로나19’ 벽에 부딛힌 경남연극제·거창국제연극제= 제39회 경상남도연극제가 지난 3월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관객들은 거제가 아닌 온라인으로 공연을 관람해야 했다. 연극제 집행부가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거제지역 유흥주점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로 행사를 하루 앞둔 오후 비대면으로 전환을 결정했다. 도내 12개 극단의 작품을 매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7월 구인모 거창군수는 5년 만에 개최하려던 제31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취소했다. 거창문화재단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같이 근무하는 대부분 직원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연극제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참여 극단들은 48개 작품 60여 회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또 지난 2월 상표권을 이전해 지난 5년간의 파행과 갈등을 마무리하고 재도약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차여서 더욱 상실감이 컸다.

 

 

◇현장 목소리 귀 기울인 경남예총= 경남지역의 청년 예술인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들어보는 장이 열렸다. 경남예총은 지난 3월 ‘내말이 그말’을 열었다. 경남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경상남도 청년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와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5명의 청년 예술가들이 무대에 올라 이 시대 청년예술가로 살아가는 현실과 미래에 대한 생각, 그리고 도내 청년 예술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안했다. 객석에는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경남도 문화예술과장,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도의원, 경남메세나협회 전무, 금융권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4월엔 ‘장애예술인의 예술활동에 대한 이야기’ 행사를 열고 장애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장을 열었다. 5명의 장애 예술인들이 발언자로 나서 장애예술인들의 현실과 그에 맞는 정책을 제안했다.

 

 

◇마산 시민극장, 26년 만에 부활= 추억 속의 마산 시민극장이 지난 4월 소극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995년 상영을 마지막으로 옷가게, 롤러스케이트장 등으로 운영되다 지난해 마산예총이 창동예술소극장을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시민극장은 창원시의 지원금과 지역 기업체와 시민 200여 명의 후원금을 받아 만들어졌다. 또 인건비 절약을 위해 마산 예술인 30여 명이 자원봉사로 직접 공사에 참여해 극장을 완성했다. 시민극장 1층에는 100석 규모 소극장·강의실이 마련됐으며, 2층에는 연수실·분장실·갤러리를 갖췄다. 문을 연 시민극장을 올해 공연과 행사 등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우울한 도내 영화계= 지난 2015년 문을 연 도내 유일 예술영화전용관 리좀이 지난 8월 경영난을 이유로 휴관했다. 리좀 측은 코로나19로 관람료가 줄어 이미 2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매달 10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해 감당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폐관 땐 도민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문화예술과는 독립예술영화공간에 대한 필요성이라는 큰 틀에는 공감하지만 형평성을 고려한 지원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앞으로 관련 토론회나 시민 의견청취 등을 개최해 예술영화 공간 활용과 지원 방안, 나아가 영상산업 전반에 대한 내용에 대해 꼼꼼히 살피겠다고 답했다. 지난 11월 14회 경남독립영화제가 개최됐다. 그러나 경남독립영화제 명칭을 놓고 경남영화협회와 경남독립영화제 집행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어려운 여건에서 지금 영화제 모태를 만든 집행위와 주관 행사로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협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수상 ‘경사’ 줄지어=중앙시조대상에 손영희 시조시인이 뽑혔다. 임성구 시조시인이 가람시조문학상을, 제민숙 시조시인이 성파시조문학상을 각각 수상하며 시조문단의 저력을 보여줬다. 경남도립극단 박장렬 예술감독이 ‘2021 문화예술발전유공자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연극·무용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고 사천 극단 장자번덕이 대한민국연극제 ‘은상’을 수상했다. 경남대표로 출전한 권미애무용단이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30회 전국무용제 2관왕을 차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한마음 한뜻’= 창원시와 지역미술계는 마산해양신도시 부지에 수도권과 지방간 문화양극화를 해소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높이는 목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을 추진했다. 기획재정부가 예산 부족과 국유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나 지역문화예술인들과 도민들은 문화체육관광부에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염원을 담은 25만여 명의 서명부와 청원서를 전달하며 중추적인 문화시설 경남 유치를 갈망하는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해양신도시 미술관 부지를 둘러보고 지역에 이건희 컬렉션 순회 전시를 위한 ‘이건희 네트워크 뮤지엄’ 건립을 제안해 이에 준하는 국립 미술관련 시설이 들어설 여지를 남겼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