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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문화전당재단 엉터리 경영진 선임…정상화 포기했나

이사장에 최영준 前광주MBC 사장, 사장에 김선옥 문예협 이사장 임명
지역 시민문화계 “전문성·경험 없는 인사는 정치적 보은 인사” 비판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ACC)의 운영 활성화를 책임지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문화전당재단) 초대 이사장과 초대 사장에 문화예술과는 거리가 먼 비전문가가 임명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문화전당재단이 아시아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반한 콘텐츠를 진흥·보급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임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라는 지역시민문화계의 비판이 거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문화전당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최영준 전 광주문화방송 사장을, 기관을 대표하고 운영을 총괄하는 초대 사장으로 김선옥 (사) 문화예술협회 이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임명은 지난해 개정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에 따라 새롭게 설립한 문화재단이 창립총회와 법인인가 등을 마무리하고 출범한 것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문제는 최 이사장과 김 사장이 문화예술 관련 비전문가라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문화전당 정상화를 촉구해왔던 지역시민문화계는 이번 인사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신임 최 이사장은 광주문화방송 사장 재임 3년간 조직 운영과 관련된 잡음 등 말썽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관련해 특별한 경력이나 성과가 없다.

지난 2004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이후 지역의 문화 발전, 특히 광주를 문화예술도시로 만드는 데 있어 주목할 만한 업적이나 역할이 없어 문화전당재단을 이끌 적임자로는 맞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아시아문화원의 문화발전소로서의 핵심 기능이 문화전당으로 일원화됨에 따라 문화전당재단은 향후 콘텐츠 활용 및 유통, 어린이 체험·교육, 문화상품 개발, 편의시설 운영 등 ACC의 활성화를 위한 문화서비스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초대 문화전당재단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갖는 상징성 측면에서 볼 때도 이번 인사는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문화전당과 밀접한 연계 속에 도시의 문화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선 경영 마인드를 비롯해 리더십,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요구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지역의 기대를 저버린 ‘뜬금없는 인사”라고 말했다.

신임 김선옥 사장 또한 문화 전문가와는 거리가 먼 인사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 사장은 지난 2006년과 2010년 광주 서구청장 출마를 했던 정치인으로, 이에 앞서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광주비엔날레 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20년 가까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거나, 광주를 문화도시로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기여한 경력이 거의 없다.

또한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예술협회’도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유명무실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의원 경력으로 전당재단 대표이사를 맡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기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지역문화교류재단 이사)은 “전문성과 경험이 없는 인사를 신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명백히 정치적 보은 인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시민사회 또한 전혀 용인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해 조만간 이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에 따르면 문화전당재단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문화, 예술, 콘텐츠, 홍보 등 전문가 15인(위촉 직 13인, 당연직 2인)으로 구성돼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