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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의맛·지역의멋]양양바다에 반한 사람들 카페·서핑숍 차려

숨·명·찾 가이드 - (1) 양양 양리단길

 

 

양양바다에 반한 사람들 카페·서핑숍 차려
서핑 성지·맛집 입소문 관광객 발길 이어져
국내서 가장 트렌디한 해변 거리로 급부상

 

벚꽃도 겨울잠에서 깨지 못한 이른 3월, 겨우내 선잠을 자던 양양 인구해변이 기지개를 켜는 시간이다. 아직 여름철 성수기 붐비는 관광객들은 없지만 부지런한 서핑족들은 부쩍 따뜻해진 햇살 아래 벌써부터 파도를 탄다. 낡은 고기잡이 배가 정박해 있는 항구에서는 젊은 낚시꾼들이 연신 낚싯줄을 끌어올린다. 쪽빛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봄의 동해바다는 아름답고, 따사로운 햇살은 지친 마음을 품어준다.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한 양리단길은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한 해변으로 손꼽히는 양양의 인구해변과 죽도해변 일대를 일컫는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 지친 이들에게는 별세계 같은 곳이다. 얼룩무늬 동네 고양이는 낡은 신문배달 오토바이 옆에서 햇살을 받으며 느긋한 잠을 자고, 음식점과 카페도 느지막이 문을 연다. 비수기에는 오후 1시에 문을 연다고 해 시간을 맞춰 가본 카페에서는 음악은 나오는데 사람은 없다. 한참 지나니 인근에서 일하고 있던 점원이 천천히 걸어와 주문을 받는다.

마니아가 아니라면 알기 어렵지만 서핑이 좋아서 양양에 온 사람들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양양의 파도는 찬 바람이 불 무렵에도 색다른 재미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서핑의 매력에 푹 빠져 그만 양양에 발목이 잡혀버린 사람들은 음식점, 카페, 서핑숍을 차렸고, 이들이 만든 새로운 문화를 보러 온 사람들이 또 다른 관광객들을 양양으로 이끈다. 파도의 맛에 푹 빠진 서퍼들은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바다로 뛰어든다더니, 꽃샘추위도 서퍼들 앞에서는 색다른 재미가 돼 버리는 모양이다. 양양의 재미가 서핑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곳의 가게들은 밤에는 ‘핫'한 클럽이 되고, 겨울 바다를 보러 온 관광객들에게는 손 녹일 쉼터가 되며, 초보 서핑꾼들에게는 강습소가 된다. 파도, 수온, 바람이 계속 바뀌어 절대 지루하지 않고 매 순간이 다른 서핑의 매력처럼 양양도 사계절 매력적인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서핑에 푹 빠진 어떤 이가 서핑은 ‘기다림'이라고 정의했던가. 서핑은 파도를 기다리고 생각하고 느끼는 거라고. 기다릴 줄 모르고, 느낄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양양은 말한다. 인생도 서핑처럼 기다리고, 생각하고, 느껴야 하는 거라고. 서두르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함부로 판단해 버리지 말라고. 올봄, 그 서핑의 중심지 양리단길을 찾아보면 어떨까. 바삐 흘러가고 있는 한국사회의 시계가 잠시 느리게 가는 것처럼, 마음의 알람을 끄고 동해바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박서화·이현정·김현아기자 / 편집=이화준기자

숨·명·찾이란?

마음속으로 열렬히 좋아하지만 남들과 쉽게 나누지 못하는 취향. 젊은이들은 이런 ‘은밀한 취미'를 두고 ‘숨어서'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강원도에도 그런 장소가 있다. 관광객들의 집중적인 애정을 받았고, 지역 주민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는 않은, ‘숨은 명소'들이다. 강원일보 ‘미토'팀은 그런 ‘숨은 명소'들을 찾아내 2022년 젊은 세대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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