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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정보라 ‘저주 토끼’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유머와 호러가 인상적인 판타지 소설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가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재단이 지난 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정보라의 ‘저주 토끼’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편에 선정됐다. 함께 1차 후보에 올랐던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안타깝게 최종 후보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이 부문 최종 후보에 포함된 것은 세 번째다. 지난 2016년 한강 소설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역시 한강의 다른 소설 ‘흰’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19년에는 황석영 소설가의 ‘해질 무렵’이 1차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최종 후보에 오른 ‘저주 토끼’의 번역은 스웨덴에서 태어난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본명 허정범)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안톤 허는 2018년부터 신경숙의 ‘리진’과 ‘바이올렛’, 황석영의 ‘수인’ 등을 번역했다.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는 세상의 몹쓸 것들을 응징하는 어여쁜 저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SF 판타지를 대표하는 정 작가의 다섯 번째 책으로 모두 10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 사건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저자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복수라는 소재를 환상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책에 대해 “세상은 대체로 사납고 낯설고 가끔 매혹적이거나 아름다울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근본적으로 야만적인 곳”이라며 “등장인물(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들은 사랑하거나 기뻐하기보다는 주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분노하고 욕망하고 분투하고 배신하고 배신당하거나 살해하거나 살해당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교류한다”고 말한다.

정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인디애나대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에 출강하며 소설을 쓰며 러시아를 비롯한 슬라브어권의 SF·판타지 문학을 번역한다.

한편 올해 최종 후보에는 201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야곱의 책들’, 노르웨이 욘 포세의 ‘새로운 이름’, 일본 가와카미 미에코의 ‘천국’, 아르헨티나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의 ‘엘레나는 안다’, 인도 지탄잘리 슈리 ‘모래의 무덤’이 선정됐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