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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자갈밭 걷는' 수원 미래형 학교 '사업 좌초' 불안

 

수원에 들어설 '미래형 통합학교'의 개교가 중앙투자심사 효력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늦춰지자 주민들이 '사업 좌초'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18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미래형 통합학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중장기 역점사업으로 학교 건물이나 운동장을 공유하는 방식을 넘어 학년 간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새로운 방식의 학교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1339번지에 수영장, 평생학습교육관 등 복합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미래형 학교(초·중)는 지난 2020년 2월과 6월 각각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설립이 본격화됐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용도가 완화되며 지난 9월 현대산업개발이 학교복합화시설 275억원을 기부채납하기로 결정됐다.

미래형 학교는 당초 2023년 3월 개교 예정이었으나 2024년 3월로 한 차례 개교 시점이 미뤄졌다. 그러나 아직 설계조차 끝나지 않아, 2024년 3월 개교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투자심사 효력 기간인 3년(2023년 2월)이 지나기 전 착공하지 못하면 다시 심사를 받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수원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미래형 학교의 설계는 올해 10월 중 완료되며, 내년 1월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육청은 2024년 하반기에 학교가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 안 끝나 개교 1년 미룬 상태
市 "현산 기부채납 반대 탓" 주장에
주민 "일방적 지구계획 변경" 반박
중투심 효력 만기땐 '예산 재확보'

 


사업이 지연되는 원인에 대한 수원시와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우선 시는 주민들이 현산의 기부채납을 반대하며 공사가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가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재정을 마련할까 하다 현산 측에서 제안이 들어와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했다"며 "그런데 주민들이 반대해 간담회, 설명회를 거쳐 고시가 늦어지며 계획이 당초보다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민들은 시가 동의절차 없이 계획을 변경하며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사업 시행이 어려워진 이유를 주민의 책임으로 돌린다며 비판하고 있다.

학교 설립을 요구했던 한 주민은 "주민들 모르게 판매시설용지에 오피스텔, 아파트가 들어오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 주민 동의절차도 없이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해놓고 사업이 지연된 탓을 주민에게 돌린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주민들 사이에선 "회사(현산) 존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데 275억원을 기부채납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주민 김모씨는 "현대산업개발은 계속 문제가 발생해 회사 자체의 존립도 불투명한 상황인데 제대로 기부채납 할지 의문"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수원시에서 예산을 마련했다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에 현산 측은 "최악의 경우 착공되기 전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면, 저희가 별도의 시공업체를 지정하고 관리감독해서라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